23년 전 '저수지 추락 아내 살해' 무기수 사후재심 무죄
차량 압수 위법 수집 증거…졸음운전 가능성 배제 못해
![[서산=뉴시스]지난 2003년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재 송정저수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사진=충남 서산경찰서 B경감 제공)](https://img1.newsis.com/2020/07/14/NISI20200714_0000563182_web.jpg?rnd=20200714154901)
[서산=뉴시스]지난 2003년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재 송정저수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사진=충남 서산경찰서 B경감 제공)
[해남=뉴시스]변재훈 기자 = 차량 저수지 추락 사고를 일부러 내 함께 탄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하다 숨진 무기수가 사후 재심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김성흠 지원장)는 11일 오후 살인 혐의로 기소돼 확정된 무기징역형을 복역하다 숨진 고(故) 장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고 장씨는 2003년 7월9일 밤 8시39분께 전남 진도군 의신면 한 교차로에서 화물차를 몰다가 당시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고의 추락하는 사고를 내 조수석 동승자 아내(당시 45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직후 수사 경찰은 숨진 아내의 보험 가입 내역 등을 토대로 장씨의 계획 살인 정황을 의심하기는 했으나 객관적 증거를 찾지 못하고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만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장씨가 아내 명의로 가입한 다수의 보험상품 등을 근거로, 아내를 숨지게 해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고의 사고를 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장씨는 일관되게 "단순 사고였다"고 주장했으나 1·2심에 이어 2005년 대법원도 유죄로 판단,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이날 열린 재심에서는 판단이 완전히 뒤집혔다.
재심 재판부는 "저수지에서 인양한 차량 압수는 영장이 없고 영장 예외주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압수에 따른 감정 결과 역시 위법 증거로서 증거 능력이 없어 배척한다"며 일부 수사 과정에 위법성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졸음운전일 가능성을 배제하고 장씨가 아내를 고의로 살해했다고 볼만한 간접 증거, 정황 증거가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장씨는 줄곧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를 거듭 주장했다. 공소사실처럼 교차로에서 운전대를 왼쪽으로 조향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도 충분히 저수지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간적인 무의식, 반 무의식 상황에서도 차량을 어느 정도 왼쪽으로 조향할 수 있고 졸음운전으로도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 교차로 부근에서 고의로 왼쪽으로 운전대를 움직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검찰이 주장한 범행 동기인 보험금 가입 사실이나 어려운 경제적 형편은 인정되나, 그러한 동기가 있다고 해서 고의 사고로 살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형 확정 이후 무기수로 복역 중이던 장씨는 2009년과 2010년, 2013년 재심을 청구했으나 번번이 기각됐다.
그러나 한 현직 경찰관이 자체 재조사 결과 '엉터리 수사'였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이를 토대로 장씨는 2021년 네 번째 재심을 청구했다.
이듬해 9월 법원이 수사 위법성을 인정하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으나, 1년 넘게 검찰의 항고와 재항고가 이어졌다. 2024년 1월에야 대법원에서 재심이 확정됐다.
장씨는 그토록 고대하던 재심 첫 재판을 보름여 앞둔 같은 해 4월 백혈병 항암 치료 도중 숨졌다. 사망 당일은 형 집행정지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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