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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먹었고, 피자 먹었다!"…베네수엘라 WBC 우승 '씁쓸한 뒷맛'

등록 2026.03.18 17: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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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AP/뉴시스] 베네수엘라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7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2026.03.18.

[마이애미=AP/뉴시스] 베네수엘라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7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2026.03.18.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베네수엘라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상 첫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으나, 승리 후 상대국을 겨냥해 부른 응원가가 인종차별 및 비하 논란으로 번지며 오점을 남겼다.

미국 좀보이미디어를 포함한 주요 외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열린 WBC 준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가 이탈리아를 4-2로 제압한 직후, 베네수엘라 관중들이 "우리가 피자를 먹었다"는 가사의 노래를 단체로 합창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팬들이 상대국의 상징적인 음식을 조롱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이 같은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15일에 치러진 일본과의 8강전에서도 승리 직후 간판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우리가 스시를 먹었다"고 외치는 장면이 포착돼 구설에 올랐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를 가벼운 농담으로 치부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명백한 인종차별이자 상대국에 대한 예우가 부족한 비하 발언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일본전 이후 일각에서는 다음 상대인 이탈리아를 꺾을 경우 피자나 스파게티, 에스프레소 등이 조롱 섞인 응원 문구로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예상이 실제 팬들의 합창을 통해 현실화되면서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졌다.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응원 문구를 두고 설전이 한창이다. 일부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 문화일 뿐"이라며 옹호하고 있지만, 대다수 이용자는 "도가 지나친 차별적 발언"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 이용자는 "만약 미국 팀이 이와 유사한 가사로 승리 노래를 불렀다면 전 세계적인 공분을 샀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측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베네수엘라가 남미 내에서도 이탈리아계 이민자 비중이 상당히 높은 국가라는 사실이다. 통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인구의 약 6%에서 16%가 이탈리아 혈통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며, 일상 식문화에서도 피자와 파스타가 대중화되어 있다. 자신들의 뿌리 중 하나인 문화를 조롱의 도구로 사용한 셈이다.

한편 이러한 장외 논란 속에서도 베네수엘라는 17일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3-2로 승리하며 정상에 등극했다. 베네수엘라는 9회초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신시내티 레즈)의 극적인 결승타에 힘입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나, 부적절한 승리 축하 방식이 남긴 뒷맛은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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