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돈 되는 시설로…지원금에 투자수익 더해 '계통소득' 받는다
기후부, '계통소득 도입' 제도 설계 착수
한전의 송전망 이용요금 재원으로 활용
사업 발목 잡던 '주민 반대' 돌파구 되나
송전망 '기피시설→수익시설'…인식 전환
햇빛·바람·계통소득 국민 1000만명 혜택

안산 시화호에 설치돼 345kV 신시흥 영흥 송전선로 철탑.(안산시 제공)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이재명 정부가 '계통소득' 도입을 추진한다. 전력망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이 사업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받는 제도다.
지금도 송전망 주변 지역에는 지원금이 지급되는데 여기에 송전망 사업 수익까지 얹어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송전망 건설 지연을 줄이고, 지역 소멸 문제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2일 전력 당국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계통소득' 시행을 위한 제도 설계에 착수했다.
법령·제도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면서, 현행 제도 안에서 운영할 수 있는 방안도 동시에 살펴보고 있다.
계통소득은 송전망 주변 주민이 건설 사업에 투자자로 나서 수익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재원은 한국전력공사가 걷는 송전망 이용요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사업 시행 주체도 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2일 충남 당진시 서해대교 인근 해상철탑에서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준공식'이 열렸다. 사진은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4.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02/NISI20250402_0020757168_web.jpg?rnd=20250402152908)
[서울=뉴시스] 2일 충남 당진시 서해대교 인근 해상철탑에서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준공식'이 열렸다. 사진은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4.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신규 송전망이 들어서는 지역은 기존 지원금에 더해 투자 수익까지 받는 이중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송전망 경과지 주민들은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과 지원금을 받고 있다.
전기요금 일부 보조, 마을 복지 사업, 주민 생산물의 판매 시설 지원, 장학기금 적립·기숙사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런 지원금에 송전망 투자 수익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계통소득'을 설계 중이다
전력 당국은 계통소득 도입으로 지지부진하던 송전선로 건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전의 11차 장기 송·변전설비 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송전선로는 6만1183C-㎞(서킷킬로미터), 변전소는 1297개가 추가로 필요하다.
원전·태양광 등 발전소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같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으나, 정작 이를 잇는 송전망 건설은 주민 반대에 가로막힌 상황이다.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사업이 대표적이다. 당초 정부는 2015년 해당 계획을 세웠지만, 경과지 합의는 지난해에야 비로소 마무리됐다. 사업의 종착지인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은 여전히 갈등이 풀리지 않아 완공 시점도 2029년 이후로 밀렸다.
지난해 겨우 준공된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사업 역시 주민 반대로 13년이나 늦어져 국내 최장기 지연 사례로 기록됐다.
![[나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일 오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앞에서 '송변전선로 반대 광주·전남 대책위'를 비롯한 전국 각지 주민들이 궐기대회를 열고 송전선로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한전을 향해 "지역민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송변전 노선 선정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26.04.02. pboxer@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2/NISI20260402_0021232019_web.jpg?rnd=20260402133735)
[나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일 오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앞에서 '송변전선로 반대 광주·전남 대책위'를 비롯한 전국 각지 주민들이 궐기대회를 열고 송전선로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한전을 향해 "지역민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송변전 노선 선정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26.04.02. [email protected]
지역 주민 입장에서도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발전소나 산업단지는 다른 지역에 들어서기에, 정작 자신들의 지역엔 돌아오는 이익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전력 당국도 주민 동의를 끌어낼 뚜렷한 수단이나 명분이 부족했다.
정부는 이런 만성적인 주민 수용성 문제를 계통소득으로 풀겠다는 입장이다. 송전망을 '기피 시설'이 아닌 투자로 소득을 얻는 '수익 시설'로 인식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기후부는 계통소득을 통해 약 180만명의 국민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바람소득마을에 이어 계통소득마을까지 완료될 경우, 혜택을 받는 국민이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이재명 정부는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이에 따른 수익을 나누는 '햇빛소득마을' 모델을 풍력 발전과 송전망 건설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 사업을 통해 에너지 대전환과 지역 소멸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고압송전망 건설에 있어 주변의 주민들의 저항이 심한데 그분들이 피해자가 아니라 투자자로 참여해서, 오히려 그것을 통해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3.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03/NISI20260203_0021149078_web.jpg?rnd=20260203154722)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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