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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진단, 불필요한 검사 할 수 있어"…오진 책임은 누가?

등록 2026.04.15 15:04:42수정 2026.04.15 15: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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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발견에서 '맞춤형 건강관리' 시대로"

AI역할은 '진단'아닌 추가 확인 필요한 '신호'

전문가들, 데이터 편향·임상 검증 미흡 지적

[서울=뉴시스] '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 AI 건강검진의 현재와 미래. (사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 AI 건강검진의 현재와 미래. (사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건강검진 패러다임 변화를 빠르게 이끌고 있다. 기존의 질병 발견 중심에서 위험도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관리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AI가 건강검진의 객관성과 개인화, 접근성을 높여 차세대 검진 체계를 구현할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다만 AI 진단에 대한 일부 성과는 제한된 환경에서 도출된 결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군, 장비, 의료 환경 등 조건에 따라 AI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KMI한국의학연구소는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 AI 건강검진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을 열고, AI가 검진 현장에 가져온 변화와 현주소를 짚으며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강대희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미래 의료의 핵심을 '4P 의료'(▲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ve ▲맞춤·Personalized ▲참여·Participatory)로 꼽으며, 이를 실현할 AI 건강검진의 활용 방안을 검진 전·중·후 단계별로 제시했다.

검진 전 단계에서는 대상자 선정과 위험군 발굴을 통해 검사 항목 최적화에 활용하고, 검진 중에는 표준화된 영상·병리 판독과 함께 검사자 간 판독 편차를 줄이며, 검진 후에는 구체적인 행동지침 제공과 맞춤형 사후관리에 AI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AI는 이미 의료 전반에 폭넓게 도입돼 있다"며 "미래의 AI 기반 건강검진은 기존의 단발성 검진에서 지속적인 구독형 건강관리 체계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형 건강검진이 국제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AI 검진제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K-메디슨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지현 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AI 도입 건강검진센터, 어떻게 달라졌나'를 주제로 AI 기술이 실제 검진 현장에 가져온 변화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발표했다.

안지현 수석상임연구위원은 "대장내시경 AI 보조시스템으로 병변 누락을 줄이는 한편, 안저 사진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등 기존 검사에 AI를 접목해 새로운 의학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특히 안저 촬영을 통한 심혈관질환 예측은 추가적인 방사선 노출 없이 '기회 검진(Opportunistic Screening)'의 효용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이러한 AI와 의료진의 협업은 의료진의 번아웃을 예방하고, 수검자에게는 보다 정밀하고 인간 중심적인 의료를 제공하는 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지는 발표에서는 정명훈 가던트헬스 한국 대표가 '피 한 방울로 암을 찾는다?…AI 액체생검의 현실과 가능성'을 주제로 액체생검과 후성유전체 분석을 통한 암 조기 검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액체생검은 혈액이나 침, 소변 등의 체액에서 종양의 정보를 분석해 암을 진단하는 기법이다.

정명훈 대표는 "초기 액체생검이 진행성 고형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 분석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축적된 데이터로 일반인 대상 암 조기 검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초기 단계 암에서 혈액 내 극미량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 정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후성유전체(Epigenomics) 정보를 활용, 암 발생 위치와 특성을 초기 단계부터 정밀하게 파악하는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기술적 도약은 단 한 번의 채혈로 여러 암종을 동시에 식별하고 발생 부위까지 예측하는 다중암 검출(MCD) 시대를 열었다"면서 "고도화된 액체생검 기술이 기존 검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암 정복을 향한 미래 검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형진 삼성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 교수는 'AI 건강검진, 믿어도 될까? 오해와 함정'을 주제로, AI 기반 건강검진에 대한 대중적 기대와 실제 임상 현실 사이의 간극을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김형진 교수는 "AI가 제시하는 결과는 진단이 아닌 추가 확인이 필요한 신호에 가깝기 때문에 이를 진단으로 오해할 경우 불필요한 검사와 침습적 시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AI는 학습 데이터의 편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대규모 데이터라고 해서 공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미국 FDA(식품의약국) 및 식약처 허가 역시 최소 안전 기준일뿐 임상적 유효성을 충분히 검증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AI 건강검진을 불신할 필요는 없지만, 그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질문을 던져야 안전한 의료로 이어진다"며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더 나은 기술이 아닌, 더 나은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한국경제신문 기자)은 '미디어에서 본 AI 건강검진, 기대와 불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지현 부회장은 "AI 건강검진 관련 언론 보도에 윤리적 논쟁이나 정책 지원을 다룬 보도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기술에 대한 정보는 민감도, 특이도 등 검증 가능한 수치를 적극 활용하고, 기술 도입에 따른 사회적 파급력도 함께 검증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에서 조민우 울산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AI는 위험요인 발견, 결과 분석, 개인 건강 관리 등 건강검진 전반에 걸쳐 적용되며 좋은 성과가 기대되지만, 아직은 근거가 부족한 만큼 활용보다는 근거 입증에 주력해야 한다"며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뿐 아니라 주의할 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근거를 마련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더 나은 AI 건강검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명희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 대표(동국대 명예교수)는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AI 건강검진은 똑똑한 주치의를 곁에 두는 것과 같지만, 동시에 데이터의 안전성 문제와 AI가 예측한 미래 질병 발생률 수치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 심리적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명희 대표는 "유전체 정보, 질병 이력 등 민감 정보 유출과 수집된 건강 데이터가 보험 가입 거절이나 보험료 인상에 오용될 가능성, AI 오진 시 책임 주체의 불확실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며 "현시점에서는 AI 검진을 의사의 판단 보조 역할로 활용하면서, 철저한 보안 체계를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빈 뉴스1 기자는 "AI 건강검진이 일부 의료기관과 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준은 미흡하다"며 "특히 오진 발생 시 책임 주체, 개인정보 활용 범위, 진료 연계 구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현 테서 대표는 "의료인이 매일 수많은 검사 결과를 정밀하게 판독하고 소견을 작성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종합검진 현장에서, 스마트 검진 AX(인공지능 전환) 솔루션은 AI 기술을 활용해 질환의 조기 발견과 인력 부족으로 인한 사후 관리의 한계를 해결하고, 대규모 검진에서 수행되기 어려운 섬세한 판독과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 인프라, AI 정밀도 극대화, 병원 워크플로우에 최적화된 기능 모듈을 기반으로 실무진이 자연스럽게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건강검진 분야에서 AI 기술이 충분한 임상 검증과 근거를 갖춘다면, 질병의 조기 발견과 개인 맞춤형 관리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언론은 책임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국민의 올바른 이해와 판단을 돕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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