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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닛산서 완성한 日 20년 서사…모녀가 함께 관람하네

등록 2026.04.27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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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위크엔드①]

25~26일 日 데뷔 20주년 기념 라이브 '레드 오션' 리뷰

日 초대형 공연장 해외 아티스트 첫 세 번째 입성

양일간 13만명 운집…대물림되는 팬덤 비기스트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요코하마=뉴시스]이재훈 기자 = 시간은 단지 무심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소와 사람의 몸에 고스란히 쌓여 고유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K-팝 한류 개척' 듀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Nissan Stadium)에서 펼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은 누군가를 오래도록 지지하고 사랑하는 일이 어떻게 하나의 거대하고 미학적인 풍경이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닛산 스타디움은 최대 7만5000명 수용 가능한 일본 초대형 공연장이다. 특히 동방신기는 2013년 해외 아티스트 최초로 닛산 스타디움에 입성한 데 이어, 2018년 일본 공연 역사상 처음으로 3일 공연 펼쳤다. 이번에 세 번째 닛산 스타디움에 입성했는데 해외 아티스트로는 첫 기록이다. 동방신기는 작년 일본 데뷔 20주년 기념 전국 라이브 투어로 해외 아티스트 사상 '도쿄돔 및 전국 돔 최다 공연' 기록도 자체 경신했다. 이번 닛산 스타디움 관객 13만명을 포함해 지난 2006년부터 동방신기가 일본 단독 투어 총 265회 공연을 통해 기록한 누적 관객 수는 631만1000명에 달한다.

그간 닛산 스타디움에서 공연한 일본 팀은 톱가수들이다. 비즈(B'z), 우버월드, 킹누, 후지이 가제(후지이 카제), 원오크록 등이다. 동방신기 외에 트와이스, 세븐틴 같은 K-팝 그룹들이 한 번씩 입성했다. 특히 동방신기의 이번 입성은 29일 쇼와의 날을 포함한 '골든 위크'를 앞둔, 대관 경쟁률이 높은 주말에 해당 공연장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유노윤호(40)와 최강창민(38) 두 멤버는 본격적으로 40대에 접어드는 나이임에도 이 광활한 스타디움에서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31곡을 쏟아내며 무대 위를 전력질주했다. 넓은 무대 끝에서 끝까지 내달린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며 90도로 깊숙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K-팝 아이돌이 지녀야 할 무거운 책임감의 발현이자 시간의 풍화를 견뎌낸 육체적 조형미의 기록이었다.

해 질 녘인 오후 6시30분 무렵, 노래 '로드(Road)'가 울려 퍼지며 붉은빛으로 물든 객석 위로 컨페티가 흩뿌려졌다. 거대한 붉은 바다 위로 파란빛 윤슬이 일렁이는 듯한 정경은 숭고하기까지 했다. 화려한 시각적 연출 속에 청각적 쾌감도 놓치지 않았다. 트롬본, 트럼펫, 색소폰 등 아이돌 공연에서는 드문 브라스 세션을 포함한 8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는 '아이덴티티(IDENTITY)', '라이징 선(Rising Sun)' 등의 무대에서 곡의 서사를 더욱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볼거리뿐만 아니라 들을 거리까지 꽉 채워낸, 장르를 넘나드는 스테이지였다.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드넓은 스타디움 전역은 무빙 스테이지, 즉 슬라이딩 데크(Sliding Deck)로 촘촘히 연결됐다. 이는 그저 거대한 공간을 채우기 위한 물리적 장치가 아니라, 가장 멀리 있는 타자에게까지 기어이 가닿겠다는 치열한 의지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무대 덕분에 관객들은 공연장 구석구석을 누비는 두 멤버와 지루할 틈 없이 친밀한 교류를 나눴다. 유노윤호는 8년 전 와이어를 타고 날았던 순간을 회상하며 "시대가 변해 이제는 위에서 날지 않아도 무대 전체를 오가며 관객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다"고 미소 지었다. 동방신기가 10기·11기 오프닝 테마곡을 부르기도 한 애니메이션 '원피스(ONE PIECE)' 속 배 모양으로 제작된 토롯코(이동차)가 관객들이 응원봉으로 만든 붉은 바다를 항해할 때, 물리적 거리는 소거되고 오직 따뜻한 환대만이 남았다. 단 두 명의 몸으로 대형 스타디움의 공백을 지워낼 수 있었던 것은, 특히 '섬바디 투 러브'를 부를 때 지치지 않고 육체를 내던진 그들의 전력질주 덕분이었다.

이날 객석에는 오랜 시간 동방신기를 지켜온 중장년층 팬들부터, 그들의 곁에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10~2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했다. 팀을 책임감 있게 지켜온 두 명의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는 아츠코(66) 씨와 지요코(67) 씨 같은 오랜 팬들은 물론, 히로미(60) 씨와 마시로(25) 씨 모녀, 어머니의 영향으로 팬이 됐고 이날 친구와 공연을 보러 온 모코(23) 씨의 모습은 단순한 취향의 공유를 넘어선다. 모녀가 나란히 붉은 응원봉을 흔들며 팬덤 비기스트(Bigeast)가 대물림되는 진풍경은, 세대를 가로질러 사랑이라는 감정이 유전되는 아름다운 생태계를 보여준다.

김동우 SM엔터테인먼트 재팬 대표는 "일본 시장의 본질은 한 번 팬이 되면 끝까지 지지해 주는 쉽게 식지 않는 문화에 있다"며 "엄마가 욘사마(배용준) 때문에 한국 방송을 보다가 딸이 K-팝을 좋아하게 된 패턴이 지금도 이어지며 세대 간의 유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동방신기에 대해서도 "무대가 워낙 광활해 체력 소모가 엄청남에도, 예전처럼 뛰는 모습을 기대하실 팬들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것이 그들의 저력"이라고 설명했다.

동방신기의 위력은 요코하마 전역에 확산됐다. 대관람차∙랜드마크 점등 등을 비롯 지난 8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동방신기 닛산 스타디움 공연을 기념해 '레드 오션' 캠페인이 열리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동방신기가 어떻게 오랜 시간 한류 개척자로서의 독보적 위치를 증명해 왔는지에 주목했다.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X요코하마 '레드 오션(RED OCEAN)' 캠페인 관람차.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X요코하마 '레드 오션(RED OCEAN)' 캠페인 관람차.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대중음악 평론가)는 "2005년 지하 공연장부터 출발해 일본어 회화를 원어민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자기 기록을 자기가 갱신하는 구조를 20년째 유지 중"이라며 "일본 팬덤 비기스트와 함께 나이 들고 성장하면서 문화적 유산을 남기고 있다"고 평했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초창기 밑바닥부터 다진 인기가 고난 극복의 성장 서사와 맞물려 강고한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현지 정서에 밀착한 성실한 태도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는 "유창한 일본어를 바탕으로 소극장에서 스타디움까지 지속적으로 공연의 외연을 확장하고 완성도를 높인 끈끈한 유대"를 비결로 꼽았다. '들어볼래? J-팝(J-POP)!' 저자인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국적의 경계를 넘어 친숙한 아티스트로 자리 잡으며,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변모해 온 궤적이 오랜 세월을 함께 걸어온 동반자의 시간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한류 전문가'인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교수(전(前)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는 "단순한 지지를 넘어 함께 만들어온 성장 서사를 공유하는 강한 결속력"을 장수 인기의 원동력으로 진단했다.

"바라면 이뤄진다. 여기 계신 여러분과 함께 이뤄낸 것이다." 닛산 스타디움에 다시 서게 된 유노윤호의 벅찬 고백이다. 타인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오랜 세월 변치 않고 서로의 곁을 내어주는 일. 이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승리를 넘어, 인간과 인간이 맺을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윤리적인 관계의 증명일 테다.                             

다음은 음악 전문가들이 진단한 동방신기 일본 내 장수 비결이다.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데뷔 초기부터 일본 음악시장의 시스템에 맞춰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성장해왔고 현지 팬들과 끈끈한 유대와 신뢰를 구축했다. 특히 유창한 일본어로 방송, 예능에서 친근하게 소통했고 탄탄한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소극장-홀에서부터 아레나-돔-스타디움까지 지속적으로 공연의 외연을 확장하고 완성도를 높였다. 그런만큼 팬덤의 충성도도 강하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 겸 글로벌 K-센터장(한대음 선정위원)

동방신기는 2000년대 중반, 일본 내에서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인기를 다져 온 그룹이다. 이는 일본 팬들이 좋아하는 성장 서사(유명하지 않았던 그룹을 초창기에 발견해 내가 키운다)에 동방신기가 잘 들어 맞는 케이스라는 의미다. 더불어 이들이 초창기 5인에서 2인조로 재편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고난을 극복하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일본 동방신기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요소이기도 했다.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대중음악 평론가)

2005년 지하 공연장부터 출발한 역사. 일본어 회화를 원어민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매년 투어를 돌면서 K-팝을 J-팝 산업 내부로 밀어붙였다. 2009년 한국 그룹 최초 도쿄돔, 2013년 해외 가수 최초 닛산 입성, 2018년 닛산 3일 공연. 자기 기록을 자기가 갱신하는 구조를 20년째 유지 중이란 점이 동방신기를 아이콘으로 만든다. 특히 일본 팬덤 비기스트와 함께 나이 들고 성장하면서 문화적 유산을 남기고 있다.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요코하마=뉴시스] 동방신기가 지난 25~26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인 닛산 스타디움 ~레드 오션~'(東⽅神起 20th Anniversary LIVE IN NISSAN STADIUM ~RED OCEAN~)'을 열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

그룹 본연의 꾸준함과 성실함, 그리고 일본 대중 특유의 충성심이 맞물린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동방신기의 경우, 일본 진출에 있어 로컬라이징이 반드시 필요했던 시기에 현지 정서에 밀착한 콘텐츠로 활동을 시작했던 만큼, 국적의 경계를 넘어 '친숙한 아티스트'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시간이 흐르며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그 성격이 변모해온 것도 사실이지만, 그 변화 역시 일본 팬들에게는 오랜 세월을 함께 걸어온 동반자의 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전(前)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

동방신기는 일본에서 '라이브에 강한 K-팝 아티스트'로 자리 잡은 대표 사례다. 데뷔 이후 군 복무, 팀 체제 변화 등 여러 변화를 거치면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팬들과 함께 성장해왔다. 팬덤 역시 단순한 지지를 넘어 '함께 만들어온 성장 서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한 결속력을 보인다. 최근 유노윤호의 연기 활동과 한일 합작 영화 '도쿄 버스트 - 범죄도시-(TOKYO BURST-犯罪都市-)' 출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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