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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독점되면 답 없는 플랫폼 시장…"'구조적 조치' 검토해야"

등록 2026.04.27 06:00:00수정 2026.04.27 06: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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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기업에 비해 진입장벽 형성 속도 빨라

필요시 과감히 규율해야 독과점 해소 가능

경성담합 등에 효율성 증대 효과 검토 필요

점유율 대신 실제 지배력 입증 방향 돼야

공정위 "정책 준비 과정서 학계 제안 검토"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 구조적 조치나 임시중지명령 등 강력한 수단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간접적 망외부성 등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존의 규율로는 플랫폼의 독과점 등 반경쟁 행위를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응용경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공정위가 시장 구조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구조적 조치가 거론됐다.

'구조적 조치'는 시장경쟁 제한을 막기 위해 자산이나 소유구조를 변경시키는 시정조치를 말한다. 자산매각 조치나 지식재산권 조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로 기업결합 심사에 적용되는 구조적 조치를 확대해 플랫폼 기업을 규율하는 과정에서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심의를 거치기 전 부당 행위를 임시로 멈추도록 하는 임시중지명령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임시중지명령을 통한 빠른 시장 개입을 통해 시장 구조와 거래 질서를 보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같은 제안이 제기된 것은 플랫폼의 특성 때문이다.

플랫폼 산업은 간접적 망외부성이 큰 분야다. '망외부성'은 해당 서비스 이용자 증가 자체 만으로 효용이 증가하는 성질을 뜻한다.

플랫폼은 입점업체와 소비자를 모두 상대하는 양면시장의 특성을 갖고 있는데, 소비자가 늘어나면 소비자의 효용이 늘어나는 망외부성뿐 아니라 반대쪽 이용자인 입점업체의 효용도 함께 증가하는 간접적 망외부성이 존재하게 된다.

또 디지털 서비스의 특성상 모듈을 붙여나가는 방식으로 생태계 확장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용자 한 명 추가 시 발생하는 한계비용이 극히 작아 규모의 경제가 크고 빠르게 달성된다는 특성과 이용자가 특정 플랫폼 내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며 플랫폼 생태계에 고착화되는 '락인 효과'가 결합되면, 신규 플랫폼의 진입장벽이 급속도로 높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플랫폼은 일단 독점이 굳어지면 경쟁자가 진입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예컨대 지배적인 검색 플랫폼이 자사 쇼핑 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해 경쟁 사업자를 고사시키는 경우, 전통적인 사후 제재는 이미 경쟁사가 시장에서 퇴출 당한 뒤라 실효성이 없다.

이때 임시중지명령을 통해 불공정 알고리즘 적용을 즉시 중단시키고, 필요 시 검색과 쇼핑 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구조적 조치를 단행하면 시장 구조가 독점화돼 복구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는 것을 선제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법 집행 환경에서 구조적 조치는 계열 분리 등 다른 이슈와 결합해 논란이 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에는 효율성 증진 효과가 없다고 합의된 경성 담합이나 거래상지위 남용행위를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효율성 증진 효과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현재 공정거래법 집행 체계에서는 효율성 증진 효과에 대한 검토가 소극적이고, 문제 행위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영역에서 발생한 효율성 증진 효과를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전통 기업과 달리 플랫폼 사업에서는 문제 행위로 인해 인접 영역에서 효율성 증진 효과가 직접적·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달앱들이 수수료 인하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가격 담합을 했더라도, 이로 인해 확보된 재원이 소비자 배달비 지원이나 대규모 할인 이벤트로 투입돼 전체 주문량이 폭증했다면 반대쪽 면인 입점업체들에게도 결과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플랫폼의 사업 전략은 양쪽 시장을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한쪽의 해악이 다른 쪽의 효율성 증대로 이어지는 관계를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시장지배적지위 입증 방식을 점유율 중심에서 실제 거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인 시장지배력 입증 중심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플랫폼이 확보한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고 대체재가 없는 경우, 단순한 시장 점유율 수치보다 훨씬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가령 특정 명품 거래 앱의 점유율이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5%에 불과하더라도, 해당 카테고리를 이용하는 핵심 소비층을 독점하고 있다면 입점업체에게 플랫폼은 절대적인 규칙 제정 능력을 갖게 된다.

숫자로 된 점유율에 매몰되기보다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수수료나 거래 조건을 바꿀 수 있는 실제적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와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광범위한 불특정 다수일 수 있는 플랫폼 특성을 고려해, 기존의 피해자 특정 부담을 상당폭 완화하고 시장 거래 질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플랫폼의 규칙 제정 능력은 특정 업체에 한정되지 않고 입점 업체 전체에 동시 적용되는 절대적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만약 대형 앱마켓이 결제 수수료 방침을 변경해 개발사 10만곳에 영향을 줬을 때, 개별 개발사 하나하나가 입은 피해액을 증명하기보다 플랫폼이 설정한 일반 규칙이 시장 전체의 공정 거래 질서를 얼마나 저해했는지를 따지는 것이 플랫폼 규제의 본질에 부합한다.

학계에서 기존의 플랫폼 규율 체계에 대한 전향적 접근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공정위도 향후 정책 준비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학계에서 구조적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만큼 정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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