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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선율 탄 발레 '대나무 숲에서'…강효형 "비움은 곧 성장의 시작"

등록 2026.04.29 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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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 신작 'In the Bamboo Forest'

강효형 안무·박다울 음악…내달 15~17일 공연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대나무 질감과 색으로 채워진 레오타드를 입은 여성 무용수 5명이 거문고와 타악 소리에 맞춰 몸을 튕긴다. 이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처럼 팔을 휘두르다가도 어느새 치밀하게 계산된 군무로 돌아온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강효형 안무의 신작 'In the Bamboo Forest(대나무 숲에서)' 6장 중 2장이 공개됐다.

작품은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에서 영감을 받았다. 강인함과 유연함, 비움과 생명력이라는 이미지를 무용수의 몸과 거문고 연주자 겸 작곡가 박다울의 음악으로 풀어낸다. 정교한 발레 테크닉 위에 한국적 선과 호흡을 얹은 움직임이 국악 선율과 맞물리며 대나무 숲의 풍경을 빚어낸다.

막이 바뀌자 분위기는 가라앉는다. 느린 장단 속에서 무용수들은 절제된 동작으로 호흡을 가다듬는다. 한국무용과 요가, 쿵푸를 연상시키는 동작이 이어지며 무대는 점차 고요에 가까워진다.

대나무의 생명력을 전면에 내세운 4장에서는 남성 무용수들이 군무로 에너지를 분출한다. 힘을 응축했다가 터뜨리는 동작이 반복되며 역동성이 극대화된다.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안무를 맡은 강효형은 "비움은 또 다른 시작으로 귀결된다"며 "무로 돌아가자는게 아니라 더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나무가 높이 자라는 것은 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라며 "비워낸 자리에서 뿌리가 내리고 숲이 확장되는 장면을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강 안무가는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2015년 '요동치다'로 안무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번 작품은 '허난설헌-수월경화', '호이 랑'에 이은 세 번째 전막 발레다. 동시에 국립발레단을 떠나 다른 단체와 호흡을 맞추는 첫 전막 작업이기도 하다.

한국적인 정서를 발레에 녹여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국악을 택했다. 거문고 연주자 겸 작곡가 박다울과 협업해 60분 분량의 전막 음악 7곡을 새롭게 창작했으며, 거문고 특유의 타악기적 긴장감 위에 컨템퍼러리 발레의 역동성을 얹었다.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강 안무가는 "안무에서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다울은 "처음에는 국악 기반 음악이 어울릴까 걱정했지만, 작업을 거치며 호흡이 자연스럽게 맞아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나무 소리를 들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듯한 감각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호흡'이다. 위로 끌어올리는 서양 발레의 전형적 호흡 대신, 아래로 내쉬며 몸을 비우는 방식을 적용했다.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창작진이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무용수 엄진솔, 이유범, 안무가 강효형, 음악디자이너 배경술, 무용수 최목린.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창작 발레 '인 더 뱀부 포레스트' 창작진이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무용수 엄진솔, 이유범, 안무가 강효형, 음악디자이너 배경술, 무용수 최목린.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무용수들이 토슈즈를 내려놓는 장면은 '비움을 통한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시각화한다.

시연에 참여한 무용수들도 변화된 신체 감각을 언급했다.

최목린은 "하체는 발레의 베이스를 유지하면서도 상체는 호흡을 흘려보내는 새로운 질감을 경험했다"고 했고, 엄진솔은 "힘을 덜어냈다가 다시 폭발시키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 'In the Bamboo Forest'는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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