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신사업 진출" 공시 믿었다가 날벼락…주식시장 교란세력 세무조사 착수

등록 2026.05.06 12:00:00수정 2026.05.06 13:22: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세청,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 착수

주가조작, 자산 빼돌리기, 불법 리딩방 혐의 31곳 대상

허위공시로 주가 띄우고 개미들에 물량 넘겨 시세차익

기업 자금 유출해 사주 일가 배불리기…소액주주만 피해

"신사업 진출" 공시 믿었다가 날벼락…주식시장 교란세력 세무조사 착수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주가조작 세력은 상장법인인 A사를 인수한 뒤 허위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에 진출할 것처럼 허위공시를 유포해 주가를 띄웠다. 이들은 가짜 세금계산서로 사업을 위장하고, 사업 여부가 불분명한 현지 법인에 투자금 수백억원을 송금하면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이후 주가가 오르자 투기세력들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렸지만, 이들이 내놓은 막대한 물량으로 주가가 폭락해 소액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렇게 소위 '개미'들에게 피해 입히고도 A사가 고가 주택 분양권을 대표이사에게 무상 이전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비용 처리해 자금을 유용한 사실도 파악됐다.

'코스피 7000 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런 악질적인 주식시장 교란세력의 활동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는 사례는 여전히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 7월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27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이어 2차 조사에 나선다.

국세청은 국내주식 장기투자 촉진,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등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이라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운영기조에 발맞춰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에 대한 2차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주가조작 ▲터널링(자산·이익 빼돌리기) ▲불법 리딩방 행위를 저지른 31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허위정보와 외형 부풀리기 등으로 주가를 띄우고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서 소액주주들에게 떠넘긴 주가조작 업체 11곳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A사와 같이 '신사업 진출', '상장 임박' 등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일반 투자자를 유인한 뒤, 페이퍼컴퍼니나 차명계좌를 통해 미리 매집해 놓은 주식을 매도해 양도차익을 올리고 세금을 탈루했다.

주가조작 세력이 양호한 경영실적을 올리고 있던 업체를 인수한 뒤 회계감사 시 자료를 고의로 제출하지 않아 상장폐지가 된 경우도 있었다.

조사대상 업체 중 상장법인의 경우 절반 이상이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주가는 최대 10분의1 수준으로 폭락했다.
"신사업 진출" 공시 믿었다가 날벼락…주식시장 교란세력 세무조사 착수



기업의 거래구조 사이에 자금유출 통로를 만들어 사주 일가에게 이익이나 자산을 빼돌린 업체 15곳도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B사는 투자경력이 없는 사주 지인이 운용하는 펀드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뒤, 펀드를 통해 사주가 지배하는 부실기업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게 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부당유출했다.

C사는 사주 배우자가 차린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뒤 배우자가 지인을 내세워 세운 차명법인과의 가공거래로 자금을 빼돌렸다.

상장법인의 사업기회나 '알짜 자산' 등 미래 성장동력을 사주일가 지배회사로 넘겨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이렇게 상장된 기업을 마치 개인이 소유한 회사처럼 운영하면서 빼돌린 이익은 주가에 반영됐다.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가 188%, 코스닥 지수가 85% 상승하는 동안 조사 대상 업체들의 주가 상승률은 65%에 그쳤다.
"신사업 진출" 공시 믿었다가 날벼락…주식시장 교란세력 세무조사 착수



고액의 멤버십 가입을 유도해 큰 수익을 올리고도 허위 비용계상,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으로 세금을 탈루한 불법 리딩방 업체 5곳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뒤 투자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노년층 등 금융취약계층에게 접근해 '추천주 300% 급등', '3일 내 100% 수익보장' 같은 자극적인 문구로 종목을 홍보했다.

추천 주식을 알리기 전에는 주식 물량을 매집하고 주가를 끌어올린 뒤 전량 매도하는 수법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리고 회원들에게는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유료 멤버십과 시세차익으로 큰 이익을 얻고, 업체 운영진 명의로 설립한 법인에 수익을 빼돌려 납세 의무를 회피한 법인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조사 대상 업체의 시장 교란행위 뿐만 아니라 거래 과정에 얽힌 모든 관련인과 거래행위 전반을 검증해 철저히 과세함으로써, 주식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통해 단 한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재산은닉 등 조세범처벌법 상 범칙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주식시장에 만연한 '기업이 번 돈이 주주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의 뿌리를 제거하고, '규칙을 지키면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신뢰가 쌓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진출" 공시 믿었다가 날벼락…주식시장 교란세력 세무조사 착수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