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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자주 거르는 사람…"우울증 위험 1.5배 높아"

등록 2026.05.26 08:58:32수정 2026.05.26 09: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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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한국 성인 2만1천명 대규모 분석

비약물적 '생활습관 정신의학' 새로운 전략 마련

[서울=뉴시스] 식사가 불규칙할수록 우울 증상은 꾸준히 높아진다. 가로축은 식사 불규칙 정도(0점=가장 규칙적 → 3점=가장 불규칙), 세로축은 우울 증상 점수(PHQ-9)의 변화량을 나타낸다. 식사가 불규칙 할수록 우울 증상이 꾸준히 심해지는 것을 확인했고, 나이, 소득, 흡연, 운동 등 다른 영향 요인을 보정후에도 같은 경향을 확인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식사가 불규칙할수록 우울 증상은 꾸준히 높아진다. 가로축은 식사 불규칙 정도(0점=가장 규칙적 → 3점=가장 불규칙), 세로축은 우울 증상 점수(PHQ-9)의 변화량을 나타낸다. 식사가 불규칙 할수록 우울 증상이 꾸준히 심해지는 것을 확인했고, 나이, 소득, 흡연, 운동 등 다른 영향 요인을 보정후에도 같은 경향을 확인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아침을 자주 거르거나 늦은 시간에 끼니를 때우는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 신체 건강 뿐 아니라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태혜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 (교신저자 채정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최근 2만 명이 넘는 한국 성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엇을 먹느냐'와 '어떻게 먹느냐', 즉 식사 패턴의 규칙성과 다양성이 정신건강의 핵심 열쇠임을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우울증은 전 세계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그 예방과 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8%, 약 2억80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인한 연간 생산성 손실은 약 1조 달러(약 1500조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4년부터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성인 2만1568명을 분석했다. 우울 증상을 환자건강설문지(PHQ-9)로 평가하고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 통계적 기법을 적용해 불규칙한 식사 빈도와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주요 식사가 불규칙한 성인은 규칙적인 성인에 비해 우울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약 1.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연관성은 소득, 교육, 흡연, 음주, 운동, 기저질환 등 다양한 교란 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전체 참여자 중 5.2%(1,131명)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우울 증상을 보였으며, 이들 집단에서 불규칙 식사 빈도와 아침 결식 비율이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서울=뉴시스] 다양하게 먹으면 불규칙 식사의 '우울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그림 2의 분석을 식사 다양성이 낮은 집단, 보통인 집단, 높은 집단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식사 다양성이 낮은 집단(노란색)은 식사가 조금만 불규칙해져도 우울 점수가 가파르게 오른 반면, 다양성이 높은 집단(붉은색)은 불규칙 식사에도 우울 점수 상승이 훨씬 완만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다양하게 먹으면 불규칙 식사의 '우울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그림 2의 분석을 식사 다양성이 낮은 집단, 보통인 집단, 높은 집단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식사 다양성이 낮은 집단(노란색)은 식사가 조금만 불규칙해져도 우울 점수가 가파르게 오른 반면, 다양성이 높은 집단(붉은색)은 불규칙 식사에도 우울 점수 상승이 훨씬 완만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불규칙 식사 자체뿐 아니라, 이를 '완화'하거나 '악화'하는 요인들 역시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식사 다양성을 곡류·채소·과일·육류·두류 및 견과류·유제품 등 6개 식품군의 섭취 여부로 계산했는데, 다양한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할수록 불규칙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식사 다양성이 낮은 집단에서는 불규칙 식사의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아침 식사는 '정신건강의 완충막'으로서의 역할이 확인됐다. 아침을 자주 거르는 사람에서는 불규칙 식사와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이 더욱 강화됐으며,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경우에도 불규칙 식사의 위험은 유의하게 존재했지만 그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이 배경으로 아침 식사가 하루의 대사 리듬과 행복호르몬 세로토닌과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를 안정화해 정서 조절 능력을 지지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또 성별·흡연 여부·야식 습관에 따른 하위 집단 분석에서는 남성, 흡연자, 야식 습관이 있는 성인에서 불규칙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특정 생활습관 집단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식생활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태혜진 평생건강증진센터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태혜진 평생건강증진센터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나아가 불규칙한 식사가 장내 미생물 구성과 일주기 리듬을 교란하고, 장-뇌축 만성 활성화와 신경염증을 유발해 우울증 발생에 기여한다는 기존의 생물학적 기전과 연결해 설명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무엇을 먹는가'뿐만 아니라 '언제 먹는가'가 건강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시간영양학 기반 정신건강 중재 연구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태혜진 교수는 "우울증 예방에 있어 무엇을 먹느냐는 물론, 얼마나 규칙적으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대표성 있는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며 "규칙적인 식사, 아침 결식 예방, 다양한 식품군 섭취라는 세 가지 원칙은 약물 치료 없이도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우울증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채정호 교수는 "우울 증상은 감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수면, 활동, 식사처럼 일상의 리듬 전반과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식사 습관 교정이라는 작은 요소가 정신건강 관리의 보조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정동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6월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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