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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JUNNY), 완벽한 '0'서 길어 올린 찬란한 찰나

등록 2026.06.11 05: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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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 싱글 '헤븐 캔 웨이트' 발매 기념 인터뷰

"마이클 잭슨·프린스의 세련된 고급스러움에 영감 받아"

[서울=뉴시스] 가수 주니. (사진 = 모브컴퍼니 제공) 2026.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주니. (사진 = 모브컴퍼니 제공) 2026.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슬픔의 밑바닥을 온전히 마주한 자만이 가장 투명한 환희를 발음할 수 있다.

한국계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주니(30·JUNNY·김형준)의 음악적 궤적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 '널(null)'에서 상실과 비움이라는 내면의 취약함을 남김없이 고백했던 그는, 모든 것을 덜어낸 그 '0'의 자리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여유롭고 찬란한 찰나를 포착한 새 싱글 '헤븐 캔 웨이트(Heaven Can Wait)'를 피워냈다.

주니는 지난 6년 간 가장 부지런히, 그리고 정교하게 삶의 이면을 소리로 번역해 온 창작자다. 아이유, 엑소, NCT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곡을 프로듀싱하며 타인의 세계를 세밀하게 직조해 온 그는, 본인의 이름으로 유럽과 북미, 아시아 23개 도시를 순회하며 글로벌 리스너들의 마음을 두드려왔다.

그가 빚어내는 미니멀한 사운드의 이면에는 인공지능이나 효율의 논리로는 결코 모방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미세함', 즉 인간 고유의 온기가 배어 있다.

서른이라는 새로운 챕터의 입구에서, 영원(Heaven)조차 미뤄두고 싶을 만큼 완벽한 유한의 현재를 긍정하기로 한 이 젊은 뮤지션과 마주 앉았다. 다음은 결여를 통과해 마침내 다정한 여유에 도달한 주니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올해로 메이저 데뷔한 지 6주년, 특히 서른 살이 되셨습니다. 치열했던 20대를 지나 새로운 시기를 맞이한 소감과 이번 신곡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20대를 정말 치열하게 보내고 30대가 된 올해는, 한국에서 '주니'라는 제 이름을 더 확고히 알리고 싶은 마음이 무척 큽니다.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제가 널리 알려져야 저와 함께 음악을 하는 동료들도 더 편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의 플레이리스트에 제 노래가 들어있어도 정작 저와 연결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꽤 계셔서, 그 연결 고리를 확실히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신곡 '헤븐 캔 웨이트(Heaven Can Wait)'는 과거 큰 사랑을 받았던 제 곡 '무비(MOVIE)'처럼 대중에게 기분 좋고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친형이 미술을 전공해서 어릴 때부터 시각적인 표현에 관심이 많았는데, 제 음악 역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각적이고 공감각적으로 그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전작 '널(null)'은 꽤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헤븐 캔 웨이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서사가 흥미롭습니다.

"작년에 낸 정규 2집 '널'은 20대의 마지막을 돌아보며 제 내면의 취약함과 무거운 이야기들을 바닥까지 긁어내어 솔직하게 담은 앨범이었습니다. 꽤 다크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였지만, 그 앨범으로 과거의 감정들에 매듭을 짓고 0부터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어두운 감정들을 다 쏟아내고 나니 오히려 속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무척 행복해지더라고요. 리프레시 된 기분으로 다음 작업을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밝고 긍정적인 노래들이 나왔습니다. '헤븐 캔 웨이트'라는 제목도 직역하면 '천국은 잠깐 기다려 봐'라는 뜻이잖아요.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너무 만족스럽고, 마치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듯한 제 행복한 상태를 온전히 담아낸 곡이라 자연스럽게 서사가 이어진 것 같습니다."
[서울=뉴시스] 가수 주니. (사진 = 모브컴퍼니 제공) 2026.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주니. (사진 = 모브컴퍼니 제공) 2026.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특별히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나 새롭게 시도한 작업 방식이 있다면요?

"지난 앨범 작업 때 짧은 번아웃을 겪은 후, 창작 방식을 완전히 바꿔보았습니다. 억지로 곡을 짜내려 하기보다 고급 레스토랑을 가보거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며 그 분위기 자체에 먼저 빠져보는 식이었죠. 이런 접근은 해외 유명 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의 책을 읽으며, 훌륭한 음악은 결국 아티스트의 건강한 내면과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깊이 배웠습니다. 또한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처럼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도 긍정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사람들을 평소에 무척 동경해왔습니다. 제 음악에도 그런 밝은 에너지와 인간적인 여유를 듬뿍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이번 신곡을 함께한 프로듀서 팩 오드(pac odd)와의 협업 과정은 어땠나요?

"이번 곡은 프로듀서 팩 오드와 아주 깊은 대화를 나누며 만들었습니다. 타인과 협업하며 제 색깔을 잃고 헤맬 때도 있었지만, 이 친구와는 달랐습니다. 애쉬 아일랜드(ASH ISLAND)나 K팝 아이돌 곡을 다수 작업해 온 실력 있는 친구인데, 단순히 음악적 취향을 넘어 함께 밥을 먹고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레 하나가 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누군가에게 기대며 곡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정말 든든했습니다. 시너지가 맞는 사람과 함께하니 오히려 제 고유의 음악에 더 강한 자신감이 생겼고, 제가 원하는 방향성을 한층 확고하게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신곡의 사운드 디자인과 존경하는 뮤지션들에 대한 오마주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프린스(Prince)가 보여줬던 은은하고 세련된 고급스러움에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80, 90년대 클래식 팝의 전자 사운드와 리얼 악기의 정교한 디테일을 섞어내기 위해, 곡의 버스(VERSE·벌스)와 브리지에 각기 다른 세 명의 기타리스트를 기용할 정도로 공을 들였습니다. 재미있는 포인트도 있는데요. 곡의 도입부에 나오는 베이스 라인은 제가 직접 입으로 흉내 낸 소리를 녹음해 리얼 베이스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연출했습니다. 가이드용 다이내믹 마이크로 녹음한 걸 그대로 살려 재미를 더했죠. 또한 곡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신기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님과 첫 미팅을 할 때, 저희가 설명하기도 전에 감독님이 이 곡을 듣고 '구두를 신은 발이 스텝을 밟는 장면'을 떠올리셨다며 저희가 상상했던 그대로를 묘사해 주시더라고요. 창작자의 의도가 대중에게 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AI가 음악을 쉽게 만들어내는 시대에, 대중이 눈치채기 힘든 리얼 사운드와 미세한 디테일을 집요하게 고집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청자분들이 이론적으로는 그 미세한 차이를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DNA 안에는 진짜 사운드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느끼는 본능적인 감각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카페 어딜 가나 AI 음악이 흘러나오는 시대지만, 저는 오히려 AI 음악이 흔해질수록 대중은 인간이 땀 흘려 치열하게 만든 작품을 더 특별하게 여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즐겨 듣는 디존(Dijon)이라는 아티스트가 굉장히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같은 대스타와 앨범 전체를 작업하는 것을 보며 확신을 얻었습니다. 기술과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타협하지 않는 디테일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독창적인 음악들이 더 큰 빛을 발할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서울=뉴시스] 가수 주니. (사진 = 모브컴퍼니 제공) 2026.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주니. (사진 = 모브컴퍼니 제공) 2026.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을 프로듀싱할 때와 본인 개인 곡을 작업할 때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다른가요?

"다른 아티스트 분들의 곡을 쓸 때는 철저히 무대 뒤 조력자로서 그분들의 세계관과 메시지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저에겐 일종의 미션과도 같아서 그 길을 해치지 않고 매력적으로 구현해 내려고 노력하죠. 반면 제 개인 곡은 오롯이 제 자아와 생각으로만 채우기 때문에 훨씬 자유롭고 즐겁습니다. 타인의 곡을 작업하는 과정도 저에겐 큰 배움입니다. 제가 만든 곡을 그분들이 어떤 비주얼과 퍼포먼스로 훌륭하게 소화하시는지 지켜보며 영감을 얻고, 이를 다시 제 개인 음악에 반영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즐거운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데뷔 후 첫 국내 단독 콘서트(13일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를 앞두고 계신데, 해외 투어 경험과 비교해 어떤 무대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중학생 때부터 롤모델이었던 DJ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님 큐레이티드로 무대를 꾸미게 돼 무척 영광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국내 팬분들을 위해 밴드 세트를 정성껏 준비했고, 제 곡에 참여했던 세션 친구들도 함께 무대에 오릅니다. 그동안 북미, 유럽, 아시아 투어를 돌며 각기 다른 에너지를 경험했습니다. 가사를 다 외워 부르는 유럽 팬들의 열정, 북미 팬들의 폭발적인 흥, 아시아 팬들의 따뜻한 애정 등 수많은 무대에서 단련한 저의 진면목을 이번 국내 공연에서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주니 씨가 10년 뒤의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단 한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헤븐 캔 웨이트'를 작업하며 얻은 긍정적인 마인드셋을 그대로 이어받아 현재 작업 중인 새 EP 앨범의 미발매 타이틀곡입니다. 아직 제목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 머릿속에 전구가 탁 켜지는 듯한 강렬한 영감을 준 곡입니다. 10년 뒤의 제가 들었을 때 '30살의 네가 이 치열한 고민 끝에 이 곡을 만들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구나'라고 대견해할 만큼, 개인적으로 너무나 사랑하는 곡입니다. 물론 이 곡은 '헤븐 캔 웨이트'라는 브리지 역할의 곡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테니, 두 곡 모두 저에겐 우열을 가릴 수 없이 소중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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