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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판도 '자본시장법' 시대…무엇이 달라질까[코인, 법 안으로②]

등록 2026.06.11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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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성자·해외거래소 규율 담고 투자자 자산보호 강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5.11.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5.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핵심은 단순 투자자 보호를 넘어 시장구조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는 데 있다.

기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투자자 예치금 보호와 불공정거래 처벌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향후 논의될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시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누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규정하는 '시장구조법' 성격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구조 마련 먼저…시장조성자·사업자 인가 체계 정비

시장 구조적으로는 시장조성자(MM) 제도화, 사업자 인가체계 정비, 수탁업(커스터디) 라이선스 도입, 상장·상장폐지 기준 체계화, 해외 거래소 및 해외 코인 규율을 2단계 입법의 핵심 과제로 꼽을 수 있다.

먼저 시장조성자 제도화가 기대된다. 이미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운용 중인 시장조성자 제도를 가상자산 시장에 그대로 이식해 제도권 안착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성자란 특정 자산에 대해 "이 가격에 사겠다, 이 가격에 팔겠다"는 호가를 쉬지 않고 시장에 내놓는 전문 플레이어를 말한다. 주식시장에서는 증권사와 전문 투자기관이 이 역할을 맡아 거래를 활성화하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해왔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시장조성자가 제도권 안으로 편입될 경우, 호가창이 보다 촘촘하게 형성돼 거래 체결이 원활해지고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 간 차이인 '슬리피지(Slippage)'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지금까지 소형 코인을 팔려면 살 사람을 기다려야 했다면, 앞으로는 시장조성자가 항상 상대방이 돼주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사업자 인가·등록 체계 정비 역시 핵심 과제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체계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자금세탁방지 중심 규제라는 점에서, 거래소 운영의 적격성이나 재무 건전성, 내부통제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수탁업(커스터디) 라이선스 신설도 중요한 화두다. 주식시장에서는 거래를 담당하는 증권사와 자산을 보관하는 수탁기관이 엄격히 분리돼 있으나,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상당수 거래소가 코인 매매와 보관을 동시에 맡고 있다. 쉽게 말해 물건을 파는 사람이 금고도 관리하는 구조다. 이 경우 투자자 자산을 둘러싼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해킹이나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해외는 이미 이 기능을 분리했다. 미국에서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와 비트고 같은 전문 수탁기관이 기관투자자의 자산을 별도로 보관하고 있으며 유럽도 수탁 서비스를 독립된 사업 영역으로 법제화했다.

이와 함께 상장·상장폐지 기준 체계화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꼽힌다. 지난 2022년 테라·루나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 요구가 높아지면서, 거래소가 알아서 결정하던 상장·상폐 권한을 법적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논의 중인 안은 기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자율규제 대신 대통령령으로 거래지원심사기준을 정하고 외부 평가위원회가 이를 감독하는 구조를 담는 방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거래소와 해외 코인에 대한 규율 마련도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다. 국내 투자자의 상당수가 글로벌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국내 법률 적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역외 사업자라는 이유로 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옮긴 자금은 연간 약 16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용자보호는 어떻게…자산보호와 준비금 검증부터

시장구조 정비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이용자 보호 체계 구축일 수 있다.

기존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불공정거래 규제와 예치금 보호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면,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보다 촘촘한 이용자 보호와 시장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투자자자산 보호 및 준비금 검증, 시장감시·불공정거래 규제, 투자자 보호 및 제재 체계 구축은 해외 주요국 입법 사례에서도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영역이다.

우선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분야는 투자자 자산 보호와 준비금 검증 체계다.

가상자산 산업 역사상 가장 큰 사건으로 꼽히는 FTX 파산은 투자자 자산 보호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 사건 이후 글로벌 규제당국은 투자자 자산과 회사 자산의 철저한 분리를 시장의 기본 원칙으로 삼기 시작했다. 단순히 자산을 분리 보관하는 것을 넘어, 거래소가 실제 투자자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체계 마련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투자자 자산 분리 보관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도 투자자자산을 신탁 방식으로 관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거래소들은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을 통해 투자자자산 보유 현황을 공개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시장감시와 불공정거래 규제 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다. 주식시장과 비교할 때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시세조종과 내부자거래 위험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래가 24시간 이뤄지고 국경을 초월해 진행되는 특성상 감독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워시트레이딩(가장매매), 펌프앤덤프(Pump & Dump), 내부자거래, 허위정보 유포 등 다양한 불공정거래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프로젝트 관계자나 거래소 임직원이 상장 정보를 미리 활용해 거래하는 사례 역시 꾸준히 문제가 돼 왔다.

이에 따라 거래소별 감시 체계를 넘어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감시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통 금융시장 수준의 시장감시 체계가 구축돼야 투자자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 보호와 제재 체계 구축 역시 필요 요소로 꼽힌다. 주식시장에서는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통해 투자자의 경험과 위험 감수 능력을 고려한 상품 판매가 이뤄지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아직 이런 보호 장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싱가포르는 소액 투자자의 가상자산 접근을 제한하고 마케팅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투자자 보호 조치를 시행 중이며, 일본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별도 규율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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