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해양안전]"AI가 판단하고 드론이 채증할 시대 머지 않아"
제주 신규 취항 어업지도선 해누리호, 33년차 김명호 선장
"GPS·레이더·전자해도 등 최첨단…항해 데이터 실시간 확보"
"몸 써가며 일하던 시대 끝…인명 구조·불법 조업 '신속·정확'"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 김명호(오른쪽 세 번째) 선장과 선원들이 지난 10일 제주항 2부두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6.24. oyj434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02168136_web.jpg?rnd=20260623163535)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 김명호(오른쪽 세 번째) 선장과 선원들이 지난 10일 제주항 2부두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지난 10일 제주항 2부두에서 만난 김명호 제주해누리호(285t·최대 승선원 30명) 선장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해누리호는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어업지도선이다. 올해 2월 신규 취항해 수산자원 관리, 어업 질서 유지를 비롯해 국내외 불법 조업 단속, 해난사고 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32년 전 막내 선원이 '선장'으로…"싸우고 물에 빠지던 옛 시절"
김 선장은 어업지도선만 30년 넘게 탄 베테랑이다. 1994년 건조된 어업지도선 삼다호(250t)에 막내 선원으로 뱃일을 시작했다. 삼다호는 노후화돼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김 선장도 내년이면 정년퇴직에 들어간다.
그는 "제주 최초의 어업지도선은 60t급 탐라호다. 이후 삼다호가 건조됐고 그 다음 세대가 지금의 해누리호"라며 "막내 때에는 말 그대로 몸으로 때우던 시절이었다. 홋줄도 손으로 당기고 묶고, 종이로 된 해도를 보며 항해했다"고 회상했다.
또 "30년 전에는 불법 조업 어선이 지금에 비해 굉장히 많기도 했고 저항도 심했다"며 "출동하는 사이 불법 조업 어선들도 눈치를 챈다. 그물을 잘라 바다에 수장시키거나 어선 전등을 모두 끄고 도주하는 등 증거 인멸 행위도 빈번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검문검색 차 밧줄을 잡고 어선에 승선하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럼 수영해서 다시 올라와야 한다"며 "가스총 하나 들고 단속을 나간 시절이었다. 나중에는 중국어선들이 난폭해져 해경 특수기동대가 투입됐다"고 부연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지난 10일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 조타실에서 촬영한 종이해도와 전자해도. 2026.06.24. oyj434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02168137_web.jpg?rnd=20260623163655)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지난 10일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 조타실에서 촬영한 종이해도와 전자해도. 2026.06.24. [email protected]
154억원을 들여 만든 제주해누리호는 최신식 장비로 무장했다. 선박 주변 물체를 식별하는 레이더, 지구 어디에서든 정확히 확인해 주는 위성항법장치GPS), 충돌·좌초 위험 구역을 알려주고 최적 항로를 선정해 주는 바다내비게이션(E-Nav), 해안선·수심, 항로표지 등이 담긴 전자해도 등이다.
김 선장은 "제가 본 초기 레이더는 선박 주변에 물체를 식별해 '점'으로 표출해주는 것에 불과했다"며 "지금은 레이더에 표시된 점을 클릭만 하면 선박의 위치 뿐만 아니라 종류, 항적, 승선원, 목적지 등 각종 정보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선의 항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불법 조업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시대"라며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움직이는 유령어선이라던가 기상악화를 노린 불법 조업 정황 등도 즉각 인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선장은 "불법 조업 어선 적발 시 속도가 빠른 작업정을 내려 특별사법경찰을 급파하는 게 정석"이라며 "현장에서 검문검색을 진행하고 선장과 선원을 추궁을 해가며 불법 조업 여부를 다투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드론부터 띄운다. 4K급 고화질 영상으로 공중에서 불법 조업 정황을 실시간 채증한다"며 "높은 곳에서 찍으면 단속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발뻄을 하다가도 영상을 보여주면 순순히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 김명호(오른쪽 세 번째) 선장이 지난 10일 조타실에서 레이더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2026.06.24. oyj434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02168138_web.jpg?rnd=20260623163741)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 김명호(오른쪽 세 번째) 선장이 지난 10일 조타실에서 레이더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4면이 바다인 제주에서 어업지도선 해누리호는 통합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 2월 취항 이후 5월까지 3개월 간 운항거리는 약 2849해리로, 약 5260㎞를 누볐다.
해누리호 선원들은 주민센터처럼 연근해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의 고충이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사항을 찾곤 한다. 어민과 자주 갈등을 빚는 해루질 민원도 처리한다. 어민 안전 관리와 무허가·규격 외 어구 사용 등 어업 단속 업무는 기본이다.
조업 중 기관고장으로 인해 바다에 표류하는 어선이 있으면 예인 장비를 통해 가까운 항·포구 옮겨주는 '렉카' 역할도 맡는다. 불이 나면 70m에 달하는 소화포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 역할도 수행한다.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괭생이모자반부터 위협요소로 자리 잡은 해파리를 수거하기도 한다.
주요 실적은 ▲육상단속 12건 ▲괭생이모자반 및 해파리 예찰 30건 ▲실종 선원 및 해상 추락자 수색 지원 ▲구조·예인 5건 ▲해양수산관리법 위반 검거 등이다.
◇"다음 세대는 'AI'…선원 안전 강화, 예산·인력 효율 극대화될 것"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에서 어선 검문검색 등에 활용하는 고속 작업정. 2026.06.24. oyj434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02168140_web.jpg?rnd=20260623163834)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어업지도선 제주해누리호에서 어선 검문검색 등에 활용하는 고속 작업정. 2026.06.24. [email protected]
그는 "선박 내 각종 항해와 통신 장비가 고도화 되고 있다. 기관에서 관할하는 해상교통관제센터까지 연계한 AI자동화 시스템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며 "해류의 흐름과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날씨를 고려해 'AI 항해 비서'가 선장을 뒷받침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선장은 "그렇다면 선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부딪히던 위험한 업무는 줄어들 것"이라며 "선원들도 AI 분석 결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검문검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피로도도 줄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선장은 "각각의 선박에 대한 실시간 정보와 유관기관 협력체계가 구축된 지금,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 항해하는 근무 환경이 조성됐다"며 "이제는 이러한 데이터를 근거로 예측 가능한 해상 위험 날씨, 안전 취약 요소 분석, 불법 조업 집중 구역, 유령어선 등을 AI가 선제적으로 계산할 것 같다. 나아가 국가를 초월한 해양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고 사료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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