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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다시 '호르무즈·레바논' 협상으로…핵·제재는 또 연기

등록 2026.06.29 11:42:44수정 2026.06.29 12: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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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실무협상 미루고 '안전장치' 재논의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 사수 의지 확고

레바논 종전도 미해결…60일 협상 공전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스위스에서 계획됐던 핵 문제 관련 실무 협상을 미루고 30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열기로 했다. 핵-제재 해제 문제를 다루는 본협상을 재차 연기한 뒤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전선 문제를 다시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2026.06.2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스위스에서 계획됐던 핵 문제 관련 실무 협상을 미루고 30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열기로 했다. 핵-제재 해제 문제를 다루는 본협상을 재차 연기한 뒤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전선 문제를 다시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2026.06.29.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스위스에서 계획됐던 핵 문제 관련 실무 협상을 미루고 30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열기로 했다.

양국은 21~22일 스위스에서 열린 첫 대면 협상에서 핵-제재 해제 문제를 건드리지 못하고 레바논 전선 확전을 통제할 '충돌 방지 매커니즘', 호르무즈 해협 차단을 방지하는 '핫라인' 설치에만 합의했다.

첫 협상에서 종전 체제를 유지할 안전장치 구축에 집중하는 대신 핵 문제, 제재 해제, 경제 재건, 이행 감독의 4개 분야 실무그룹을 띄웠다. 이르면 29일부터 구체적인 사안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전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레바논 '기본 협정' 체결 뒤로도 지상전을 이어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재개됐다.

이에 양국은 핵-제재 해제 문제를 다루는 본협상을 재차 연기한 뒤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전선 문제를 다시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특히 자국의 핵심 협상 지렛대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사수하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양해각서(MOU) 제5항은 "이란은 서명 즉시 '60일에 한해 비용 없이(with no charge for 60 days only)' 페르시아만에서 오만만으로,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돼 있다. 이란은 이 조항을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주체가 자국뿐이라는 의미로 이해한다.

그러나 미국과 국제사회 입장은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이란에 해협 통제권까지 부여되지는 않으며, 국제수로 항행은 방해받으면 안 된다고 본다"고 짚었다. 또 오만과 국제해사기구(IMO)는 MOU 체결 후 오만 연안의 남쪽 수로를 통해 해협을 통과하는 별도 항로를 발표했다.

실제로 이를 근거로 이란과 무관한 남쪽 수로를 지나는 선박이 늘어나자, 이란이 전쟁 재개 위험까지 불사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간을 벌기 위해 임시 합의에 서명했다가 전쟁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데, 그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다시 혼란을 일으킬 능력이 필요해진다"고 짚었다.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의 최대 무기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력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협상 과정에서 자국의 해협 통제권을 확실하게 다져놔야 유사시 정당한 권리 행사 차원에서 호르무즈를 다시 차단할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미국도 이란이 주장하는 호르무즈 해협 배타적 통제권을 인정해줄 수는 없는 만큼, 30일 열릴 도하 회담에서도 MOU 5항 해석 등을 둘러싼 격론이 예상된다.
[바그다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스위스에서 계획됐던 핵 문제 관련 실무 협상을 미루고 30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열기로 했다. 핵-제재 해제 문제를 다루는 본협상을 재차 연기한 뒤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전선 문제를 다시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2026.06.29.

[바그다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스위스에서 계획됐던 핵 문제 관련 실무 협상을 미루고 30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열기로 했다. 핵-제재 해제 문제를 다루는 본협상을 재차 연기한 뒤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전선 문제를 다시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2026.06.29.


워싱턴포스트(WP)는 "양국은 MOU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 대상 선박과 시점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고 짚었다. 마이크 왈츠 주(駐)유엔 미국대사도 "이란이 국제 수로를 계속 공격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비극적 오판"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란은 MOU 제1항에 포함된 레바논 전선 종전 문제도 다시 꺼내들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6일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 중재 하에 휴전 '기본협정(framework agreement)' 체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이스라엘 정권과 헤즈볼라는 모두 즉각 종전에 반대하고 있다. 레바논 국회도 비준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이란은 원칙적 외교정책과 국제법에 따라 레바논 주권과 영토 보전, 국민 존엄성 보호를 강조해왔다"며 "MOU 1항의 완전한 이행, 즉 이스라엘 정권의 레바논 내 작전 종식 및 모든 점령군 철수 보장이 최종 합의 달성의 필수적 전제"라고 강조했다.

MOU 1항은 "미국과 이란 및 양측 동맹국들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하며, 서로를 상대로 어떠한 전쟁이나 어떠한 군사 작전도 개시하지 않을 것과, 서로에 대한 무력의 위협 또는 사용을 자제하고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로 시작한다.

바가이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이란은 워싱턴이 이스라엘 정권의 레바논 전역 군사행동 중단을 강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스라엘군이 점령지에서 조건 없이 철수하기 위한 일정표를 신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30일 도하 회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와 레바논 종전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국이 핵-제재 해제 본협상을 좀처럼 시작하지 못하고 MOU 조항 해석을 둘러싼 논쟁만 이어가면서 '60일 협상'이 공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양국이 임시 합의(MOU)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쏟을수록 포괄적인 평화 협정과 핵합의에 쓸 시간은 줄어든다"며 전문가를 인용해 "그들은 계속 '이 문제는 어떻게 하지'를 해결하느라 움직이고 있는데, 이것은 2차 협상에서 원래 다루고자 했던 본안들의 진전에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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