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남극서 찾은 화석…알고 보니 첫 공룡뼈였다
1985년 남극서 채집된 화석, 최근 티타노사우루스류 꼬리뼈로 확인
"큰 파충류 척추"라 적힌 표본…뒤늦게 남극 첫 공룡뼈 기록으로
영국남극조사소 수장고서 재확인…40년 만에 정체 드러나
![[서울=뉴시스] 3D 모델로 재구성된 티타노사우루스, 고생물학자들은 인도에서 발견된 티타노사우루스 공룡알 화석을 근거로 티타노사우루스가 자신의 알을 방치했을 것이라 주장했다 (사진출처: 로스엔젤레스 자연사 박물관 유튜브 캡처) 2023.01.19.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1/19/NISI20230119_0001179580_web.jpg?rnd=20230119135128)
[서울=뉴시스] 3D 모델로 재구성된 티타노사우루스, 고생물학자들은 인도에서 발견된 티타노사우루스 공룡알 화석을 근거로 티타노사우루스가 자신의 알을 방치했을 것이라 주장했다 (사진출처: 로스엔젤레스 자연사 박물관 유튜브 캡처) 2023.01.19. *재판매 및 DB 금지
29일 BBC에 따르면 이 화석은 1985년 남극반도 인근 제임스 로스섬에서 발견됐다. 당시 조사팀은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영국남극조사소(BAS)의 지질 표본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최근 이 화석을 다시 살핀 고생물학자들은 뼈 양끝의 움푹 팬 부분과 둥근 돌출부 등 꼬리뼈 관절 구조를 근거로 티타노사우루스류의 뼈라고 결론 내렸다. 남극에서는 공룡 화석이 드물게 발견되는 만큼, 이번 확인은 과거 남극이 공룡 서식지였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평가된다.
이 화석을 수장고에서 다시 찾아낸 사람은 BAS의 표본 관리자 마크 에번스 박사다. 그는 수십 년간 남극 탐사에서 가져온 수천 점의 표본을 살펴보다가 이 화석을 찾아냈다.
화석의 최초 발견 기록은 지질학자 마이크 톰슨 박사의 현장 노트에 남아 있었다. 1985년 12월9일자로 적힌 노트에는 작은 그림과 함께 “큰 파충류의 척추”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크기는 지름 약 10㎝로 기록됐다.
에번스 박사는 당시 조사팀이 이 뼈를 공룡이 아니라 바다에 살던 고대 파충류의 것으로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그는 화석의 형태를 보고 공룡 꼬리 쪽 척추뼈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영국 자연사박물관(NHM)의 고생물학자 폴 배럿 교수에게 확인을 맡겼다. 배럿 교수는 화석 한쪽 끝의 움푹 들어간 부분과 반대쪽의 둥근 돌출 구조를 근거로 티타노사우루스류의 꼬리뼈라고 판단했다.
배럿 교수는 이 구조가 티타노사우루스류 꼬리뼈에서 보이는 공 모양·소켓 모양의 관절 형태와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BBC에 “처음 보자마자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며 “티타노사우루스류에서만 보이는 특징 조합”이라고 말했다.
![[남극=신화/뉴시스] 지난해 12월 12일 남극의 페놀라해협에서 헤엄치는 고래의 모습. 2026.06.23](https://img1.newsis.com/2025/12/15/NISI20251215_0021097477_web.jpg?rnd=20260623124714)
[남극=신화/뉴시스] 지난해 12월 12일 남극의 페놀라해협에서 헤엄치는 고래의 모습. 2026.06.23
이 공룡군에는 몸길이 35m, 무게 60t에 이르는 거대종도 포함된다. 다만 이번 남극 화석이 속한 개체는 꼬리뼈 크기로 볼 때 몸길이 약 7m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배럿 교수는 이 공룡이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린 개체였거나, 성체였더라도 티타노사우루스류 가운데 비교적 작은 개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직 이 화석만으로 정확한 종을 단정하지는 않았다.
이 공룡은 약 8200만년 전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얼음으로 덮인 남극과 달리, 당시 남극은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어 초식 공룡이 먹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남극은 두꺼운 얼음 때문에 암석 속 화석 기록이 드러나기 어렵다. 혹한과 접근성 문제로 현장 조사도 쉽지 않아 다른 대륙보다 공룡 화석 연구가 더디게 진행돼 왔다.
연구진은 이번 화석이 남극에서 공룡이 확인된 첫 기록을 뒷받침하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배럿 교수는 “오늘날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지는 남극이 한때는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땅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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