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었다" 자랑하는 순간 독 된다…주식 성공을 숨겨야 하는 이유
타인의 성취에 적대감 느끼는 '샤덴프로이데' 본능…주변 박탈감 자극해 관계 붕괴
과시 뒤엔 "증명해야 한다" 심리적 압박 작용…무리한 추격 매매·투자 실패 지름길

사진 유튜브 채널 '한창수의 마음정비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주식 투자로 거둔 수익을 주변에 알리는 행위가 오히려 투자자 개인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자산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인간 고유의 심리적 기저와 한국 특유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고려할 때, 성공적인 투자일수록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시장 생존의 열쇠라는 지적이다.
한창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한창수의 마음정비소)을 통해 주식으로 돈을 벌었을 때 주변에 자랑하지 말아야 할 가장 큰 이유로 인간의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심리를 꼽았다.
이는 타인의 고통이나 불행에서 묘한 만족감을 느끼는 현상을 뜻하는데, 반대로 타인의 성공이나 자산 증식 소식을 접했을 때는 무의식적인 시기와 적대감이 작동하기 쉽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의도치 않게 주변인에게 심리적 박탈감을 안겨 원만한 인간관계를 훼손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또 투자 성과를 외부에 공표하는 순간 투자자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압박감에 직면하게 된다. 한 번 능력을 증명했다는 부담감 탓에 향후 매매 과정에서 무리한 판단을 내리거나 손실을 감추기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투자자들이 유독 고위험 고수입 종목이나 레버리지 상품에 몰두하는 현상 역시 이러한 비교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이전 세대가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린 모습을 본 젊은 층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타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감을 느끼며 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성공담에 자극받아 발생하는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과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는 빨리빨리 문화가 결합하면서 이성적 분석보다는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경향이 짙어진다.
특히 뇌의 편도체는 생존 본능상 위험이나 실패를 더 선명하게 각인하는 '부정 편향'을 지니고 있어, 열 번의 수익보다 한 번의 손실 고통을 2배 이상 강하게 받아들인다. 자산의 등락에 따라 자존감이 함께 춤을 추는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만성적인 투자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정신적 중심을 잡기 위한 '마음 정비' 원칙이 요구된다. 가장 우선시되는 기준은 투자 행위가 수면의 질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금에 신경 쓰느라 밤새 잠을 설치거나 일상생활 중에 수시로 거래 앱을 확인해야 한다면, 이는 본인의 심리적 한계를 넘어선 위험 신호다. 반드시 잃어도 삶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는 여유 자금 안에서만 움직여야 감정적 매매를 막을 수 있다.
수익률이라는 결과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매수 논리와 판단 과정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투자 일기 작성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태도는 투자 결과와 개인의 인간적 가치를 철저히 분리하는 것이다. 계좌 잔고가 늘어난다고 해서 인간 자체가 고결해지는 것이 아니며, 손실을 보았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도 없다. '돈은 돈이고 나는 나'라는 확고한 심리적 방어선을 구축하고 철저히 침묵을 지키는 것이, 자산을 지키고 일상을 보존하는 가장 영리한 투자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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