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성궤양 女사망률 男 5배"…원인은 '이 호르몬'
등록 2026.07.22 09:11:35수정 2026.07.22 10:18:25
남녀 환자 비슷…사망률, 여성이 최대 5배↑
고령층서 남녀 격차 역전…새 지침 마련해야
폐경 후 여성 소화성궤양 위험 38% 높아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병욱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가톨릭의대), 방창석 한림대의대 교수(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진료지침위원장).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7/22/NISI20260722_0002192217_web.jpg?rnd=20260722084124)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병욱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가톨릭의대), 방창석 한림대의대 교수(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진료지침위원장).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병욱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가톨릭의대), 방창석 한림대의대 교수(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진료지침위원장, 제1저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소화성궤양의 성별 차이를 다룬 연구 68편을 종합해 국제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에 발표했다.
소화성궤양은 위나 십이지장 점막이 깊게 헐어 상처가 생긴 질환으로, 심하면 출혈이나 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중증 합병증의 위험이 남녀에게 평생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는데도, 현재 위험평가는 성별 및 생애주기에 따른 위험성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향후 진료지침 개발에 필요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문헌에서 소화성궤양의 발생과 합병증, 폐경, 약물 반응에서 나타난 남녀 차이를 살폈다.
연구를 종합하면 과거 약 2대 1이던 남녀 환자 비율은 최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좁혀졌고, 일부 국내 자료에서는 80세 이상 여성의 출혈성 소화성궤양 발생률이 같은 연령대 남성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체 발생률과 질병 부담은 여전히 남성이 높았지만, 감소폭이 커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망률도 여성이 높았다. 전국 단위 자료에서 출혈성 소화성궤양 환자의 30일 사망률은 여성 3.20%, 남성 1.83%였고, 천공성 소화성궤양에서는 여성 10.03%, 남성 2.03%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고령 여성에서 '에스트로겐' 호르몬 감소를 짚었다. 에스트로겐은 위와 십이지장 점막의 방어 기능을 돕는데, 여성은 폐경기를 지나 고령으로 갈수록 분비가 줄어 보호 효과가 사라지고 소화성궤양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술로 조기에 폐경을 겪은 여성은 동일연령의 폐경 전 여성보다 소화성궤양 위험이 약 38%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동시에 폐경 후 관절질환 등으로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 사용이 늘어나는 점도 연관이 깊을 것으로 추정했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에서 소염진통제 사용자 75%가 여성이다.
즉, 여성의 소화성궤양 증가는 폐경기 호르몬 변화에 더해 고령, 동반 질환, 약물 노출이 등 함께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양성자펌프억제제·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등 다양한 진단·치료 영역에서 성차가 발견됐다.
그러나 연구진이 소화성궤양과 상부 위장관 출혈, 위장 보호에 관한 주요 국제 진료지침 13개를 비교한 결과, 성별이나 연령에 따른 폐경·호르몬 상태를 공식적인 위험평가에 포함한 지침은 없었다. 고령, 과거 궤양, 소염진통제와 항혈전제 사용 등을 위험요인으로 제시할 뿐, 폐경 후 여성에서 위험과 치료 반응이 달라질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소화성궤양 연구에서 나타난 성별차이에 대해 종합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미비한 현행 치료 지침의 공백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으며, 향후 진단·치료 가이드라인 재수립 시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김병욱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과 방창석 진료지침개발위원장은 "약제성 소화성궤양 진료지침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데 성별과 폐경 여부 등 호르몬 상태를 중요한 변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고령 여성이 높은 중증 진행 및 사망 위험에 노출돼있는 만큼, 70세 이상 여성에서는 위산분비억제제 사용 등 위장 보호 전략을 제시하고 성별에 따른 약물 반응 차이를 함께 평가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국립보건연구원의 '성차기반 소화기계질환 진단·치료기술 개선 및 임상현장 적용' 연구비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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