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도 법 테두리 안으로…근로자 인정은 언제쯤
등록 2026.07.23 07:00:00수정 2026.07.23 07:08:24
노동부, '최저보수 도입 방안' 용역 발주
최저임금 심의서 경영계 반발로 무산
배달라이더 '근로자' 인정 첫 판결 나와
ILO도 플랫폼 종사자 노동기본권 명시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배달노동자와 화물노동자로 구성된 라이더-화물 대행진단이 지난 4월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건당 최저임금 도입, 안전운임제 안착·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4.28.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8/NISI20260428_0021264066_web.jpg?rnd=20260428143955)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배달노동자와 화물노동자로 구성된 라이더-화물 대행진단이 지난 4월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건당 최저임금 도입, 안전운임제 안착·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4.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최근 배달라이더 등 도급근로자의 권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전 영역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들에 대한 새로운 보호 기준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동부는 최근 '최저임금 결정기준 합리화 및 운영방식 개선에 관한 연구'와 '새로운 고용형태에 대한 최저보수 도입 방안' 용역을 발주했다.
노동부는 연구 필요성에 대해 "최저임금이 사회안전망으로서 객관적인 기준과 저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보편적인 보호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도급근로자 등에게 최소 수입을 보장하는 최저보수제를 제시했다.
도급근로자는 배달라이더나 택배기사와 같이 근로시간이 아니라 성과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 사람으로, 특수고용(특고)·플랫폼 종사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된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도급근로자에 대한 논의는 매년 이뤄져 왔으나,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오른 시점은 올해부터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심의 요청서에 도급제 또는 유사 형태 임금근로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설정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최임위는 노사 간 합의를 진행했지만 경영계의 반발로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고, 표결을 통해 도급근로자의 최저임금 별도 적용은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최임위 공익위원들이 정부에 도급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방식과 결정기준 등을 연구하기 위한 제도 개선 추진단을 설치해줄 것을 권고하면서 내년 심의에서 다시 한번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공익위원들은 당시 권고문을 통해 "인공지능(AI) 확산과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사업의 성장, 산업 구조의 재편 등 경제사회 전반이 급변하는 시대에 최저임금 심의에 있어 매년 유사한 논의가 반복·공전하는 상황을 개선하고 논의의 진전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법, 행정까지 배달라이더 보호 움직임…ILO 협약과도 맞닿아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주노총 특수고용 대책회의가 지난달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위원회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특고·플랫폼 적정보수 보장과 도급제 최저임금제 쟁취를 촉구하고 있다. 2026.06.04.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04/NISI20260604_0021308407_web.jpg?rnd=20260604120236)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주노총 특수고용 대책회의가 지난달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위원회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특고·플랫폼 적정보수 보장과 도급제 최저임금제 쟁취를 촉구하고 있다. 2026.06.04. [email protected]
현재 배달라이더 등 도급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3일 서울고법 민사38-1부(고법판사 이지영·황성미·박성윤)는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A씨가 배달 플랫폼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및 임금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A씨가 앱에 접속해 근무하는 동안 보수를 목적으로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다고 판단되는 이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플랫폼에 종속된 배달라이더를 근로자로 인정한 사법부의 첫 판결이었다.
정부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노동부는 6일 배달 애플리케이션 운영자에게 고객 폭언을 예방하기 위한 안내 문구를 앱에 게시하거나 음성으로 안내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기존의 근로자 보호조치는 사업주에게 회사가 직접 고용한 직원에 대한 안전 보장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배달라이더는 자영업자로 분류돼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번 개정안으로 배달라이더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일반 근로자들에게도 나오고 있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월 2일부터 8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플랫폼 노동자 플랫폼 기업 종속성'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6.0%는 새벽 배송, 모빌리티, 가사 노동의 플랫폼 종사자가 해당 기업에 종속됐다고 답했다. 또한 87.0%는 플랫폼 기업이 노동법상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달 '플랫폼 경제에서의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제193호)'을 채택했다. 해당 협약은 모든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 작업중지권과 단체 교섭권, 다른 근로자와 동등한 보수 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교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달 노동자는 일을 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 일을 하겠다고 선택한 순간부터 일이 종료할 때까지는 플랫폼 기업이 정해 놓은 구조에 종속된다"며 "만약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배달라이더의 최저임금 적용이 어렵다고 하면, 최저보수제 등을 통해 보수의 명확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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