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특세·교통세 등 22조 규모 목적세, 이번엔 바뀌나[재정개혁 골든타임③]
등록 2026.07.27 06:03:00
정부, 목적세 사용처·배분구조 정비…예산 편성시 검토
주식 거래 늘자 농특세 163.5%↑…농촌 수요와 무관
교통·에너지·환경세 경직성 커…교통 68%·환경 23%
2008년 폐지·본세 통합 무산…"성과평가 체계 강화해야"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1/26/NISI20260126_0002048831_web.jpg?rnd=20260126150118)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폐지하기로 법까지 만든 세금은 시행 시점이 18년 미뤄졌고, 10년만 운용하기로 한 한시세는 세 차례 연장돼 40년간 존속하게 됐다.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농어촌특별세 얘기다. 특정 분야에 안정적으로 재원을 공급한다는 장점 때문에 세목을 없애기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목적세 개혁도 폐지나 본세 통합보다 사용처별 배분비율을 조정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가 목적세 정비를 다시 꺼내 들었지만 현재 공개한 방안도 과세체계보다 세출 배분구조 개편에 초점이 맞춰졌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농특세 등 목적세의 효율적인 재원 배분을 위한 정비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대표적인 목적세로 교통세와 농특세, 교육세가 있는데 상당히 장기간 유지되면서 기존 세출이 배분되는 구조가 경직적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그런 세출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곤 기획예산처 경제예산심의관도 "목적세의 원래 취지에 맞게 개별 사업에 배분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지출구조를 정비하는 작업을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정비는 목적세 수입이 들어가는 회계·기금과 그 안의 사업을 다시 조정하는 작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분비율을 조정하면 달라진 정책 수요를 일부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 거래가 늘면 농특세가 급증하는 세입구조나 과세 대상과 사용처 사이의 약한 연계, 시장 상황에 따라 세수가 출렁이는 문제까지 해소되지는 않는다.
목적세의 구조적 문제는 세금을 걷는 이유와 돈을 써야 할 필요가 반드시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농특세는 농어민에게 걷는 세금이 아니다. 증권거래와 종합부동산세, 개별소비세, 각종 조세감면 등에 덧붙여 걷은 뒤 농어업 경쟁력 강화와 농어촌 개발 등에 사용한다.
올해 1~5월 농특세 수입은 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8000억원, 163.5% 급증했다. 농어촌에 갑자기 그만큼 많은 돈이 필요해진 것이 아니라 코스피 거래대금이 늘면서 증권거래에 붙는 농특세가 크게 증가한 결과다.
반대로 증시가 침체하면 농어촌 지원 필요성이 그대로여도 농특세 수입은 줄어든다. 농어촌 사업 재원이 농업 여건뿐 아니라 주식·부동산시장과 소비 흐름에 따라 출렁이는 구조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99.19포인트(4.40%) 오른 7096.89에 거래를 마감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3원 내린 1466.8원,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163엔을 돌파하며 거래를 마무리했다. 2026.07.23.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3/NISI20260723_0021375213_web.jpg?rnd=20260723160252)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99.19포인트(4.40%) 오른 7096.89에 거래를 마감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3원 내린 1466.8원,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163엔을 돌파하며 거래를 마무리했다. 2026.07.23. [email protected]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사용처의 경직성을 보여준다. 휘발유와 경유 등에 부과해 세금 100원을 걷으면 현재 교통시설특별회계에 68원, 환경개선특별회계에 23원, 기후대응기금에 7원,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 2원을 배분한다.
68원이 곧바로 특정 도로나 철도 사업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개별 사업 예산은 다시 편성 절차를 거치지만, 돈이 들어갈 회계와 기금은 미리 정해져 있어 다른 분야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
기후위기 대응이나 복지·산업 등 다른 재정 수요가 급격히 커져도 예산당국이 일반 세입처럼 우선순위에 따라 옮겨 쓰기 어렵다. 목적세 안에서 분야별 몫을 바꾸려 해도 법령상 배분구조를 다시 고쳐야 한다.
지난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13조2000억원, 농특세는 9조2000억원이었다. 두 세목에서 걷힌 약 22조4000억원은 전체 국세수입 373조9000억원의 약 6%에 해당한다.
목적세를 근본적으로 정비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전신인 교통세와 농특세는 모두 1994년 10년 한시세로 출발했다. 교통세는 존속기간을 연장한 뒤 2007년 에너지·환경 분야까지 사용 목적을 넓히며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2008년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교육세, 농특세를 폐지하고 개별소비세 등 본세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복잡한 과세체계를 단순화하고 특정 분야에 재원이 묶이는 경직성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회의사당 전경. 2024.12.31.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12/28/NISI20241228_0020643358_web.jpg?rnd=2024123105000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회의사당 전경. 2024.12.31. [email protected]
그러나 전면적인 통합은 실현되지 않았다. 교통·에너지·환경세 폐지법의 시행 시점은 당초 2010년에서 2028년까지 18년 미뤄졌다. 10년 한시세로 도입된 농특세도 세 차례 연장돼 2034년까지 존속하게 됐다.
대신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배분표가 거듭 수정됐다. 교통시설특별회계 몫은 도입 당시 85.8%에서 현재 68%로 낮아졌고 환경·기후·지역균형 분야가 새로운 사용처로 들어왔다.
농특세 역시 세목은 유지한 채 사용 사업을 조정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그러나 농특세 사업과 일반회계 사업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으면 농특세가 늘어도 기존 일반예산을 대신할 뿐 전체 농어촌 예산이 같은 금액만큼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및 교통세 모두 지출 증가와의 연계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적세가 해당 분야의 지출을 늘리기보다 전체 세수를 확대하거나 해당 분야 지출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특세 세입원의 변동성이 높고 농특세 사업과 일반회계 사업의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세수가 부족할 때 재원 없는 세출 이월이 반복되는 문제도 있다며 세입 규모와 사업 규모의 일치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농특세 투자사업 간 효율성과 성과 제고를 위해서는 사업 간 투자우선순위 조정, 예산분류의 단순화와 지원방식의 간편화 그리고 사업의 성과평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2026.01.06.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6/NISI20260106_0021117576_web.jpg?rnd=20260106152624)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2026.01.0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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