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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으로 뒤덮인 서리풀2지구…"개발보다 마을 존치"[르포]

등록 2026.07.28 06:30:00수정 2026.07.28 06:40:22

"마을·성당 존치하고 개발하라" 행정소송까지

대규모 매장유산 발굴 가능성·생태 영향 우려

LH "서리풀지구 2028년 착공" 목표 시기 당겨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송동마을 주택가 대문 곳곳에 재개발을 반대하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2026.07.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송동마을 주택가 대문 곳곳에 재개발을 반대하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2026.07.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정재훈 인턴기자 = "500년 마을과 멸종위기종 서식지, 고층 아파트 2000세대가 답입니까?"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7종이 확인된 곳, 개발보다 보호가 먼저입니다"

정부가 서울 서초구 '금싸라기 땅'으로 통하는 서리풀지구를 신규 택지로 지정하고 착공 일정을 1년여 앞당기는 등 주택공급 속도를 연일 강조하고 있으나 역사가 깊은 마을을 존치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반발은 점차 커지고 있다. 행정소송까지 제기된 만큼 토지 수용 단계부터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28일 뉴시스가 찾은 우면동 서리풀 2지구내 집단취락지구인 송동마을과 식유촌 마을 곳곳에는 강제 수용 및 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송동마을은 4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전주 이씨·여산 송씨 집성촌으로, 30여 가구가 거주 중이다. 식유촌은 여산 송씨를 미롯해 전주 이씨, 경주 최씨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마을은 1971년 그린벨트로 지정됐으며 군사보호구역으로 50년 이상 개발이 제한됐다.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서리풀2지구 내 송동마을에 공공주택 택지 개발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여러 장 걸려 있는 모습. 2026.07.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서리풀2지구 내 송동마을에 공공주택 택지 개발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여러 장 걸려 있는 모습. 2026.07.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지난달 서리풀 2지구를 20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로 지정했으나 즉각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 약 40%가 개발 예정지에 포함됐고 조선 단종의 장인과 장모의 묘가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택지 조성공사 과정에서 대규모 매장유산이 발굴돼 공급 일정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우면산 인근에 참매, 새매, 소쩍새, 맹꽁이 등 법적보호종 7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개발 시 생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송동마을비상대책위원회 등 주민들은 지난 4월부터 시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1일에는 국토부를 찾아 성당과 마을의 존치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가 개설한 '부동산 토론회' 온라인 홈페이지에도 마을과 성당을 존치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서리풀2지구 내 우면동성당 인근에 공공주택 택지 개발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여러 장 걸려 있다. 2026.07.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서리풀2지구 내 우면동성당 인근에 공공주택 택지 개발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여러 장 걸려 있다. 2026.07.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아가 지난 8일에는 공공주택지구 지정 과정에서 절차적·실체적 위법성이 있다며 국토부의 서리풀 2지구 지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됐다.

주민들은 "주민 의견 수렴이나 관계기관 협의,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개발제한구역 환경평가 1·2등급지와 법정보호종 서식지, 야생생물 보호구역 등이 포함된 지역을 보전가치가 낮은 곳으로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집단취락지구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 역시 개발에 부정적인 이유 중 하나다. 수십년 간 개발 제한 속에서 평생 일구고 살아온 터전을 강제수용한다는 데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큰 것이다.

[서울=뉴시스] 서울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위치도. (제공=국토부) 2026.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위치도. (제공=국토부) 2026.06.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식유촌에 거주하는 90대 주민 A씨는 "이곳 주민들은 수십년을 여기에서 산 사람들인데 살던 집을 다 빼앗으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어디로 가겠느냐. 나 죽으면 뺏어가라고 해요. 얼마를 준대도 보상도 필요 없고 집만 살려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동마을 주민 B씨(78세·남)도 "1949년생인 내 나이가 78세인데 뭐 얼마나 살겠느냐"며 "(마을과 성당을) 존치하면서 그린벨트 풀어서 그림 같은 개발을 시키면 좋은데 그렇게 될까 모르겠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같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연일 서리풀지구의 공급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성훈 LH 사장은 지난 8일 서리풀 지구를 찾아 주택착공 일정을 기존보다 1년여 빠른 2028년으로 앞당길 것을 지시했다. LH는 이해관계 충돌에 대해서는 소통 협의체를 통해 보상·이주 관련 협의점을 찾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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