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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순옥 작가를 아십니까"…성곡미술관서 첫 회고전

등록 2026.08.11 16:07:09

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 2011, 비디오, 5분 30초 *재판매 및 DB 금지

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 2011, 비디오, 5분 30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말했던 작가 우순옥(1958~2023).

녹슨 철판과 오래된 책상, 의자와 식물, 연기처럼 그의 손에 들어온 평범한 사물은 더 이상 사물에 머물지 않았다. 그 안에 스며든 시간과 기억, 존재와 부재를 드러내는 통로가 됐다.

2023년 세상을 떠난 우순옥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첫 회고전이 열린다.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은 12일부터 10월3일까지 전관에서 '우순옥_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를 개최한다. 1980년대 초기 드로잉부터 작고 직전까지 회화·드로잉·설치·영상 등 생전의 대표작을 망라한다.

우순옥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삶과 예술, 물질과 비물질,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탐구해온 작가다. 이화여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거쳐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귄터 우커에게 수학했다.

1981년 '생각은 그림자'를 시작으로 '물질비물질'(1993), '나비의 꿈'(1996), '한옥 프로젝트'(2000), '장소 속의 장소'(2002), '아주 작은 집'(2006), '무위예찬'(2016) 등으로 존재와 인식, 기억과 장소에 대한 질문을 이어왔다.

사물의 질서, 2016, 종이, 작가의 옷, 건조 과일, 깨진 거울, 형광등, 빛, 투명 파이프, 돌, 검은 달(1990), 갈대 (국제갤러리 설치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사물의 질서, 2016, 종이, 작가의 옷, 건조 과일, 깨진 거울, 형광등, 빛, 투명 파이프, 돌, 검은 달(1990), 갈대 (국제갤러리 설치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우순옥의 작업에서 사물은 단순한 ‘레디메이드’가 아니다. 연필과 파스텔뿐 아니라 녹이 스민 철판, 식물, 연기, 오래된 책상과 의자까지 작품 안으로 들어왔다.

뒤샹이 일상의 사물을 미술관으로 옮겨놓으며 ‘무엇이 예술인가’를 물었다면, 우순옥은 시간과 기억이 밴 사물을 통해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물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물질과 비물질, 생성과 소멸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보이는 사물은 보이지 않는 시간과 기억을 불러내고, 비어 있는 공간은 오히려 존재했던 것의 흔적을 선명하게 만든다.

외로운 긍지-깃발, 1986, 210 x 197cm, 종이위에 목탄, 유채, 종이테이프 *재판매 및 DB 금지

외로운 긍지-깃발, 1986, 210 x 197cm, 종이위에 목탄, 유채, 종이테이프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제목인 ‘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도 우순옥의 예술관을 압축한다. 예술을 특별한 사물이나 미술관 안에 가두기보다 일상의 경험과 기억,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서 발견하려 했던 태도다.

이번 전시는 특히 이미지와 정보가 쉼 없이 쏟아지는 시대에 우순옥이 오래 탐구했던 침묵과 비움을 다시 꺼내놓는다. 무엇인가를 더 보여주고 더 설명하는 대신, 비어 있는 곳에 머물며 스스로 감각하고 생각하게 한다.

1995년부터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서양화전공 교수로 재직한 우순옥은 2022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후학을 양성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이번 회고전은 이수균 성곡미술관 부관장과 작가의 동생 우수경이 공동 기획했으며, 김홍석·안소연·홍승혜가 전시 자문에 참여했다. 관람료는 성인 7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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