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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북극항로' 시험…경제성 '기대' 외교 '변수'

등록 2026.08.21 05:00:00수정 2026.08.21 05:12:24

2758TEU급 컨테이너선 22일 부산 출항

2016년 마지막 시범운항 이후 10년만

기존 항로 대비 35% 감축…고유가 이점

中선사 상업운항 개시…정부 "모니터링"

러시아 세컨더리보이콧…선박보험 난항

해수부 "북극항로 상업적 가능성 검증"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투입되는 팬스타그룹의 '팬스타 아크로호(2800TEU급)'가 19일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오는 22일 부산신항에서 출항해 북극해를 지나 영국 펠릭스토,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 뒤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항로로 40~45일간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08.1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투입되는 팬스타그룹의 '팬스타 아크로호(2800TEU급)'가 19일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오는 22일 부산신항에서 출항해 북극해를 지나 영국 펠릭스토,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 뒤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항로로 40~45일간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08.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본격적인 돛을 올린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공급망 리스크 속에 북극항로의 경제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대러시아 국제 제재 등 외교적 문제가 상업운항 실현의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인 팬스타라인닷컴의 '팬스타 아크로호'(Panstar Acro)가 오는 22일 부산신항을 출항한다.

2758TEU급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는 8일간 북극해 약 6400㎞를 통과해 9월9일 영국 펠릭스토우항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폴란드 그단스크항을 기항한 후 10월5일 출발지인 부산신항으로 귀환한다. 편도로만 약 1만3000㎞인 45일간의 장거리 항해다.

선적 화물은 85개 화주사의 화학제품과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 수출화물 737TEU와 공(空)컨테이너 100개를 더해 총 837TEU 규모다.

국적선사의 첫 북극항로 운항은 2013년으로, 당시 현대글로비스가 스웨덴 스테나해운의 내빙선 ʻ스테나 폴라리스’(6만5000t급)를 용선해 나프타를 싣고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광양항까지 편도로 운항했다. 당시 35일간 총 운항거리 1만5500㎞ 중 북극해 구간 4200㎞를 거쳤고, 러시아 쇄빙선 에스코트를 받았다.

이후 2016년까지 팬오션·SLK국보 등이 총 5차례 시범 운항을 실시했지만, 이후 추진되지 않다가 10년만에 재개된 것이다.

북극항로의 가장 큰 이점은 거리의 단축에 있다. 유럽으로 향하는 북동항로(부산~로테르담) 기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할 경우 약 2만㎞가 걸린다면 북극항로(북동)를 통하면 약 1만3000㎞로 운항 거리가 35%(7000㎞) 줄어든다. 기간도 수에즈항로가 30일이 걸린다면 북극항로는 20일로 약 10일 적다.

기후변화로 인해 유빙과 해빙의 위험성이 점차 낮아지는 것도 이점이다. 미국국립빙설정보센터(NSIDC)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북극 해빙 면적은 약 561만9000㎢로, 1979년 위성관측 이래 9번째로 줄어들었다. 특히 연안 해빙이 크게 줄어 8월 하순경에는 항로 개방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해수부는 보고 있다.

[홍해=AP/뉴시스] 사진은 2024년 8월 25일(현지 시간)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반복된 공격을 받은 유조선 '수니온'호가 화염에 휩싸여 있는 모습. 유럽연합(EU)의 홍해 해군 임무단 '아스피데스'는 당시 수니온호에서 기름 유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기사 본문과 사진은 직접적 관련이 없음. 2026.07.22.

[홍해=AP/뉴시스] 사진은 2024년 8월 25일(현지 시간)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반복된 공격을 받은 유조선 '수니온'호가 화염에 휩싸여 있는 모습. 유럽연합(EU)의 홍해 해군 임무단 '아스피데스'는 당시 수니온호에서 기름 유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기사 본문과 사진은 직접적 관련이 없음. 2026.07.22.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서 북극항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적극적으로 봉쇄할 경우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해운 물류는 수에즈항로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해야 한다. 희망봉항로의 총 길이는 약 2만6400㎞로 북극항로보다 2배 걸리는 셈이다.

미국·이란전쟁발 고유가 역시 북극항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코펜하겐경영대학원(CBS)의 연구에 따르면, 북극항로가 수에즈운하 대비 경제성을 확보하는 임계 유가는 배럴당 약 70~80달러 수준이다. 거리 단축에 따른 유가 절감 효과가 높을수록 쇄빙선 에스코트 비용, 내빙선 건조비 할증, 보험료를 더해도 이득이 되는 구조다.

CNBC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0.66% 상승한 91.62달러에 마감했다.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1.05% 올라 85.83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기존 수에즈항로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국제유가까지 고공행진하면서 북극항로의 경제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북극항로가 열리면  2030년부터 2050년까지 해운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에는 이미 북극항로 상업운항 사례가 나왔다. 중국계 컨테이너 선사 씨 레전드(Sea Legend)는 중국 닝보저우산항과 영국 펠릭스토항을 잇는 ‘북극 익스프레스’ 정기 운항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이수호 해수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외국 선사가 1회 컨테이너선 운항을 완료했고 금년에 8항차 정도 운항 계획이 있고 1항차는 출항한 것으로 안다"며 "관련사항을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극항로의 핵심인 북동항로는 대부분 러시아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통과해야 해 운항 허가 발급과 쇄빙선 에스코트를 비롯한 항행 지원을 러시아로부터 받아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유지되는 한 북극항로 이용의 외교적 변수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북극항로 시범운항 주요 운항 경로. (그래픽=해양수산부 제공) 2026.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극항로 시범운항 주요 운항 경로. (그래픽=해양수산부 제공) 2026.08.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선박보험사들이 북극해를 '통상적 항로 외 지역'으로 보고 항해제한구역(INL) 면책 조항을 둬 사고 보장을 거부할 수 있다. 여기에 대러시아 제재, 환경 훼손 논란 등으로 선박보험이 제한되거나 선사들이 이용을 꺼리는 문제도 있다. MSC, CMA CGM, 하파크로이트 등 대형 해운사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하지 않는 '북극 해운 서약'에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이번 북극항로 시범운항에서 막판까지 관련국 협의와 재보험 문제가 변수가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은 "다수의 재보험사가 있기에 충분한 협의를 거치다보니까 보험 관련 협의를 완료하는데 시일이 좀 걸렸다"며 "이번 시범운항과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관련 규범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협의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범운항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북극항로 화물 확보부터 국내 선사의 내빙선 도입 지원, 극지 항해 전문 인력 양성, 관련 보험과 금융상품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이번 북동항로 시범운항은 북극항로의 상업·기술·환경적 가능성을 실제 선박과 화물을 통해 시험하는 첫걸음"이라며 "무엇보다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을 기반으로 국제규범을 철저히 준수하며 북동항로 시범운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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