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기 친 상대방 계좌 "보이스피싱" 거짓신고…法 판단은?[죄와벌]
등록 2026.08.30 09:00:00수정 2026.08.30 09:04:25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자 신분
法 "계좌 지급정지는 위법"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사진=뉴시스 DB). 2026.08.2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29/NISI20240729_0020437311_web.jpg?rnd=20240729131745)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사진=뉴시스 DB). 2026.08.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주식 투자 사기로 400만원을 잃은 피해자가 '피해금을 되찾아주겠다'는 브로커의 말을 믿고 상대방 계좌에 보이스피싱 허위 신고를 했다가 기소됐다. 1심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9단독 전희숙 판사은 지난 3월 26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식 매수 명목으로 돈을 보냈다가 이를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던 중 B사의 'C 실장'이라는 인물로부터 "보이스피싱으로 허위 신고를 해서 상대방 계좌를 지급정지 시키면 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합의금과 피해금을 받아낼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대가는 받아낸 돈의 30%였다.
A씨는 이 제안에 응해 한 법무법인과 '피해금 환불 협의대행' 명목의 사건위임계약서까지 작성했다. C 실장은 지급정지 신청의 구체적 방법을 알려주고, A씨는 그대로 실행하는 역할을 맡기로 공모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지난해 4월 농협은행 고객센터에 전화해 "신용점수를 높여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해서 송금했는데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것 같다"며 상대방 명의 계좌 3개의 지급정지를 신청했다.
전 판사는 A씨 행위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법은 대출을 빙자한 사기 등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규율하지만,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규율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전 판사는 "A씨가 당초 당한 것은 재산상 이익과 대가관계에 있는 투자 수익 명목의 사기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정한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지급정지 신청 대상 자체가 아니었다는 취지다.
A씨 측은 "본인도 사기 피해자이고, 상대 계좌가 사기 범행과 관련돼 있다고 믿었을 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 판사는 "피고인은 주식 투자 명목의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거짓으로 신고했다"며 "B사 등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수사기관에 사실대로 신고하고 법정 절차를 따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거짓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지급정지를 요청한다는 점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자신의 행위가 허용된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전 판사는 양형 이유에서 "이 사건 범행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한 피해를 실효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를 악용한 것으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 판사는 A씨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원 사기 범행의 피해자로서 피해 회복을 위해 브로커 측 지시에 따라 범행에 이른 경위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또 이종 범행으로 인한 벌금형 1회 외에 처벌 전력이 없는 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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