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공공기관 이전 앞둔 세종…살 사람 없고 전세만 품귀

등록 2026.09.10 11:40:28수정 2026.09.10 13:54:24

매매가격 0.73%↓·전세가격 3.93%↑

매매 매물 1년 새 32.5% 늘어 1만건

외지인 매수세 약화…기관 이전에 임대수요↑

공공기관 이전 앞둔 세종…살 사람 없고 전세만 품귀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앞둔 세종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은 약세를 이어가는 반면 전셋값은 오르며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매물은 늘어나는데 임대차 물량은 줄면서 세입자들의 집 구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기관 이전이 본격화하면 매매시장이 살아나기 전에 전세난부터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자녀 교육 등으로 가족 동반 이주가 어려운 임대 수요자들이 주택 매입 대신 전·월세를 택할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임대 물량에 수요가 몰릴 수 있어서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0.73% 하락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3.93% 상승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6.4%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집값이 주춤한 사이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의 선택지는 오히려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매 매물은 1만536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9일 7952건과 비교하면 2584건(32.5%) 늘었다. 

반대로 전세 매물은 같은 기간 653건에서 498건으로 155건(23.7%) 감소했다. 월세 매물 역시 856건에서 388건으로 54.7% 줄었다. 

전세와 월세를 합친 임대 매물은 1년 새 1509건에서 886건으로 623건(41.3%) 감소했다. 집주인이 팔려고 내놓은 아파트는 2500건 넘게 늘어난 사이 세입자가 구할 수 있는 임대 매물은 600건 넘게 사라진 것이다.

매매 매물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다주택자·비거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처분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수세는 늘어난 매물을 소화할 만큼 회복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세종 집합건물 매수인 가운데 외지인 비중은 올해 3월 29.8%에서 6월 21.3%로 낮아졌고, 7월에도 22.3%에 머물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 실거주 의무,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다중 규제로 인해 임대인들이 지방에서도 임대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전·월세 물건을 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세종시 새롬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그동안 세종내에 아파트 공급이 없었고 전·월세 물건도 원래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더 줄어 한 단지에 하나 정도 있는 수준"이라며 "겨울이 되면 이러한 전세난이 더 심각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이전 당시에도 내려온 사람들이 집을 사기보단 잠깐 머물다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도 외부 유입보단 오히려 기관 이전 기대감으로 내부 갈아타기와 실거주 수요가 쏠리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세종 이전을 우선 추진한다. 경찰청과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은 별도 청사를 신축한 뒤 단계적으로 옮길 계획이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국회세종의사당은 203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무부와 성평등부 정원은 1340여명이며, 청사 신축 후 이전할 경찰청과 검찰 관련 기관은 약 3000명 규모다. 가족 동반 이주를 고려하면 유입 인구가 1만명을 넘을 수 있고, 추가 이전 기관과 배후시설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2만명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세종의 전세 매물이 1년 새 20% 넘게 줄어든 만큼 기관 이전에 따른 주거 수요까지 더해질 경우 임대시장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 교수는 "자녀가 학교에 다니거나 다양한 이유로 기존 수도권 집을 처분하고 세종으로 내려가는 것은 쉽지 않다"며 "가족은 기존 거주지에 남고 혼자 내려올 경우 주택 매입보다 임차 수요가 먼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주여건 개선을 약속했지만 문화·교육 인프라를 하루아침에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당장 주거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오히려 세종시 외곽이나 대전 유성 등 기존 거주지 위주로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