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유네스코 등재 10년…"보는 관광서 머무는 삶으로"
등록 2026.09.29 07:35:54수정 2026.09.29 07:40:24
![[제주=뉴시스]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일(한국시각)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UN 아프리카경제위원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제11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2016.12.01.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8/NISI20260928_0002250209_web.jpg?rnd=20260928233442)
[제주=뉴시스]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일(한국시각)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UN 아프리카경제위원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제11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2016.12.01.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8일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린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 기념포럼'. 제주 현직 해녀와 출항 해녀, 유네스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세계관광기구(UN Tourism) 관계자 등 2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가파도 해녀 유용예 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2016년 유네스코 등재 이후 10년간 이어진 국제적 성과를 돌아보고,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생존 기로에 선 해녀 어업의 현실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잇단 국제 인증에도…10년 새 현직 해녀 46% 급감
앞서 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1호, 2017년 국가무형유산 지정에 이어 2023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같은 해 제주시 세화리와 서귀포시 동백마을이 UN Tourism 최우수관광마을로 선정됐고, 2025년에는 해녀문화 기반 관광 콘텐츠가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골드 어워즈 지역기반관광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박상미 한국외대 교수(전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기조연설에서 "오늘날 세계가 논의하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 의제에 제주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실천적 답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요시다 준코 UN Tourism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도 "제주가 해녀문화를 보존하며 유산관광 자원으로 발전시켜 아태 지역의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성과와 달리 내부 상황은 심각하다. 등재 당시인 2016년 4377명이던 현역 해녀는 지난해 말 기준 2371명으로 45.8% 감소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고승원 작가는 "문은 열렸으니 다음 10년은 문 안쪽의 일"이라며 해녀들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유용예 해녀는 "해녀는 현역 어업인"이라며 "해녀를 알리는 일과 해녀가 실제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일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녀문화를 단순한 일회성 체험이나 소비재로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실리토 코스타스 전 필리핀 세부관광청장은 "관광이 전통 전승을 돕는지, 이미지만 소비하는지 물어야 한다"며 "관광 상품이 아닌 자원을 살아 있게 하는 공동체의 체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원평 제주도 해녀문화유산과장도 "해녀들의 소득이 뒷받침돼야 신규 해녀가 유입되고 문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18일 오후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 크리스탈홀에서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 기념 포럼'이 열리고 있다. 이번 기념 포럼은 제주도 주최 제주관광공사 주관으로 국가유산청과 해양수산부가 후원하였으며 유네스코, FAO, 세계관광기구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026.09.18. woo12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8/NISI20260918_0021443226_web.jpg?rnd=20260918154943)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18일 오후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 크리스탈홀에서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 기념 포럼'이 열리고 있다. 이번 기념 포럼은 제주도 주최 제주관광공사 주관으로 국가유산청과 해양수산부가 후원하였으며 유네스코, FAO, 세계관광기구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026.09.18. [email protected]
구경거리 벗어나 마을 주도 체류형으로…'해녀스테이' 안착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2023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 시범 시작한 '해녀스테이'는 해녀와 마을을 걷고 체험하며 마을 숙소에 머무는 프로그램이다. 2024년 김녕리, 2025년 한림읍 금능리가 합류하면서 운영 마을은 3곳으로 늘었다.
사업 시작 후 올해 7월 말까지 누적 이용객은 약 2800명, 창출된 어업 외 소득은 약 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사업은 외부 자본 대신 마을 자생 조직이 직접 운영을 맡는 구조다. 세화리는 세화마을협동조합, 김녕리는 구좌마을여행사협동조합, 금능리는 어촌계가 주체가 됐다. 이를 통해 동부권에 집중됐던 해녀 관광이 서부권으로 분산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프로그램 내용도 물질 시연 관람에서 공동체 작업 체험으로 전환됐다. 금능리의 '금능 해녀블루스'는 해녀들의 공동 바다밭 가꾸기 작업인 '갯닦이'를 프로그램 전면에 배치했다.
![[제주=뉴시스] 해녀스테이.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8/NISI20260928_0002250208_web.jpg?rnd=20260928233041)
[제주=뉴시스] 해녀스테이.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을 조직의 자립 기반도 강화됐다. 세화마을협동조합은 조합원 500여 명에 연 매출 5억~6억원, 순이익 1억5000만원 안팎을 내는 법인으로 성장했다.
김녕리의 구좌마을여행사협동조합은 관광객 수거 재활용품을 지역 코인으로 환전해주는 탄소중립 관광 모델을 시범 운영 중이며, 김녕리는 2024년 어촌마을 전진대회에서 수협중앙회장상을 받았다.
10월 '바닷말싸미' 주간 개최…공동체 기반 확충 과제
'바다의 말과 맛을 들려주노라'를 구호로 내건 이번 행사에는 기존 세화·김녕·금능에 서귀포시 법환마을이 새로 합류한다. 단순한 해산물 소비 행사를 지양하고 4개 마을에서 해녀들의 삶과 문화를 배우는 교류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유용예 해녀는 향후 10년의 핵심 과제로 '공동체의 힘을 복원하는 것'을 꼽았다.
제주도는 초기 정착금 지원, 어촌계 가입비 보조,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신규 해녀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내년부터 해녀문화 가치 확산을 위한 국제 교류 사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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