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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팀(&TEAM), 길들여짐으로써 자유로워진 아홉 청춘…케이스포돔 달군 야성과 순정

등록 2026.10.05 00:00:00

아시아 투어 앙코르 피날레…14개 도시·23회 대장정 마침표

잘 단련된 육체로 길어 올린 관능도 눈길

[서울=뉴시스] 앤팀. (사진 = YX레이블즈(하이브) 제공) 2026.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앤팀. (사진 = YX레이블즈(하이브) 제공) 2026.10.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맹수가 타자에게 제 연한 목덜미를 내어주는 행위는 결코 패배의 기표가 아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세웠던 자아의 완강한 빗장을 풀고, 상대의 온기를 제 살갗에 새겨 넣겠다는 가장 맹렬하고도 숭고한 '자발적 투항'이다.

하이브 글로벌 9인 보이그룹 '앤팀(&TEAM)'이 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 돔(옛 체조경기장)에서 펼친 아시아 투어 앙코르 콘서트 '2026 앤팀 콘서트 투어 '블레이즈 더 웨이' 앙코르 인 케이스포 돔(2026 &TEAM CONCERT TOUR 'BLAZE THE WAY' ENCORE in KSPO DOME)'은 바로 이 '길들임의 역설'이 거대한 물리적 실체로 현현한 장(場)이었다.

지난 5월 일본 가나가와를 시작으로 아시아 14개 도시를 순회하고 일본 베루나 돔을 거쳐 마침내 전날에 이어 한국 실내 공연의 상징적 영토인 케이스포 돔에 입성한 아홉 늑대는, 150분간 무대 위에 땀과 숨을 쏟아부으며 자신들의 성장 서사를 온몸으로 증명했다.

공연은 시작부터 무리의 결속을 선언했다. 투어 본공연의 '1인 오프닝' 대신 택한 '9인 단체 오프닝'은 홀로 흩어졌던 개체들이 마침내 하나의 온전한 무리를 이뤘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첫 곡으로 울려 퍼진 한국 미니 2집 수록곡 '굿 보이(Good Boy)'는 라이브감이 생생하게 묻어나는 합창 코러스로 단숨에 장내 공기를 장악했다.

검은 재킷 아래로 언뜻언뜻 드러나는 후마 맨몸의 실루엣은 길들여지지 않은 날것의 야성을 시각화했고, 케이를 필두로 재킷을 거칠게 젖히며 공간을 가르는 안무는 관능과 팽팽한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잘 단련된 육체는 무대 예술에서 가장 정직한 물성이다. 몸이 부서져라 바닥을 딛고 도약하는 아홉 멤버의 동작 하나하나는 단순한 기교를 넘어, 무대를 업(業)으로 삼는 자들이 지녀야 할 순결한 청춘의 태도로 다가왔다.
[서울=뉴시스] 앤팀. (사진 = YX레이블즈(하이브) 제공) 2026.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앤팀. (사진 = YX레이블즈(하이브) 제공) 2026.10.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루나틱(Lunatic)'과 '센트 오브 유(Scent of you)'로 이어진 초반부는 9인 다인원 그룹만이 구현할 수 있는 입체적 대형의 미학이 돋보였다. 흩어졌다 응집하는 대형의 유기적인 전환은 고립된 야수가 동료를 만나 비로소 등을 맞대는 늑대의 생태를 닮았다. 이어진 방탄소년단의 '2.0' 커버 무대는 선배 아티스트가 개척한 길에 대한 깍듯한 예의를 갖추는 동시에, 앤팀 특유의 맹렬한 기세를 얹어 객석의 환호를 이끌었다.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다크문' 서사를 무대 위로 소환한 두 번째 파트는 음반의 활자가 신체적 은유로 도약하는 절정이었다. '울프(W.O.L.F.)'와 데뷔곡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의 거친 발톱 자국을 지나 당도한 곡은 한국 미니 2집 타이틀곡 '마크 온 미(Mark on Me)'였다. 타자의 중력 안으로 기꺼이 걸어 들어가 상처 위에 지워지지 않을 표식을 허락하겠다는 이 선언은, 케이스포돔을 가득 메운 웅장한 사운드와 맞물리며 비장한 카타르시스를 낳았다.

안대로 눈을 가린 채 어둠 속을 헤쳐 나가는 듯한 '고 인 블라인드(Go in Blind)'의 검은 띠 퍼포먼스는 시각의 통제를 뚫고 나오는 야수의 육감을 무대 위에 예리하게 새겼다. 온몸이 땀범벅이 된 채 부르짖은 '비위치드(Bewitched)'의 코러스 구간은 무대에 모든 것을 전소시키겠다는 예술적 결기가 객석의 피부로 고스란히 전이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앤팀의 야성이 관객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드는 까닭은, 그것이 맹목적인 파괴나 배제가 아닌 타자를 향한 지극한 '순정'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미스매치(MISMATCH)'와 1990년대의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소환한 '러브장'에 이어, 이번 앙코르 무대만을 위해 마련된 트와이스의 'TT' 커버는 더할 나위 없이 영민한 파열구였다. 맹수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숨기고 천진하게 터뜨리는 소년미와 장난스러움은, 길들임이 본능의 거세가 아니라 '사랑 안에서 온순해진 힘'임을 유쾌하게 환기했다.
[서울=뉴시스] 앤팀. (사진 = YX레이블즈(하이브) 제공) 2026.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앤팀. (사진 = YX레이블즈(하이브) 제공) 2026.10.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대 위에서 한껏 신명 나게 뛰어논 멤버들은 루네(LUNÉ·팬덤명)를 향한 고백 앞에서 다시금 무구한 소년의 얼굴로 돌아갔다. 리더 의주가 벅찬 호흡으로 전한 감사의 말과 아홉 멤버가 직접 꾹꾹 눌러쓴 한국어 편지 VCR은 화려한 조명 뒤편에서 이들이 견뎌온 고독과 연대의 시간을 투명하게 비췄다.

'아오아라시(Aoarashi)'와 '나이트 투 하울!(Night to howl!)'의 폭발적인 떼창으로 내달린 공연은 앙코르에 이르러 자아의 결핍을 응시하는 록 발라드 '엠프티(Empty)'와 질주하는 '런 와일드(Run Wild)'로 긴 여정의 닻을 내렸다.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던 청춘 위로 흩날리던 꽃가루 사이, 서로의 살갗에 새겨진 흉터는 더 이상 상처가 아니라 타자를 품어 안은 가장 아름다운 각인(Mark)이었다. 홀로 포효하던 늑대들이 무리를 짓고, 팬들과 숨을 맞추며 완성해 낸 거대한 다성음악. 길들여짐으로써 마침내 온전히 자유로워진 아홉 청춘의 밤이 그렇게 서울의 가을 하늘 아래 선명하게 타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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