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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면 초파리 떼·악취"…'쓰레기 방문수거' 성장에 이웃은 고통

등록 2026.10.28 06:00:00수정 2026.10.28 06:11:05

1인 가구 증가하며 수거 서비스 인기

업체 수거 전 장시간 방치하며 문제

이웃은 "악취·벌레 생겨" 불만 호소

전문가 "업체 주도로 분쟁 방지해야"

[서울=뉴시스] 임승규 수습기자 =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 복도 모습. 가득 찬 쓰레기 봉투 4개가 밀봉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2026.10.23. sgjg97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승규 수습기자 =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 복도 모습. 가득 찬 쓰레기 봉투 4개가 밀봉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2026.10.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승규 수습 기자 = "옆집에서 치킨 뼈나 생리대가 섞인 쓰레기봉투를 열어둔 채로 2~3일씩 방치해 복도에 썩은 악취가 나고 초파리가 날아다녀요."

"음식물쓰레기며 일반쓰레기며 죄다 합쳐 넣은 봉투를 제대로 묶지도 않고 내놓아서 바퀴벌레가 꼬였어요"

생활쓰레기 방문 수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부 주민이 쓰레기를 제대로 밀봉하지 않거나 공용 복도에 장시간 방치하면서 이웃들이 악취와 해충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쓰레기를 직접 버리러 갈 필요가 없다는 편리함 이면에는 이웃의 불편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이용자의 배출 수칙 준수와 업체의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에서 공용공간에 방치되는 쓰레기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민간업체의 생활쓰레기 방문 수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생활쓰레기 방문 수거 서비스는 이용자가 요금을 내고 지정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현관문 앞에 내놓으면 업체가 방문해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쓰레기를 분리해 지정된 장소까지 가져갈 필요가 없어 최근 1인 가구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이용자가 쓰레기봉투를 수거 전까지 장시간 방치하거나 봉투를 제대로 밀봉하지 않으면서 공용공간을 함께 쓰는 이웃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도 집 앞에 쓰레기봉투를 내놓은 가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16개 층 중 4개 층에서 쓰레기봉투를 집 앞에 내놓은 가구가 확인됐다. 이 중 3곳은 봉투를 그대로 열어 둬 내용물이 바깥에 노출돼 있었다. 모두 생활쓰레기 방문 수거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쓰레기봉투였다.

취재진이 쓰레기봉투에 가까이 다가가자 썩은 음식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열린 봉투 사이로 기름이 묻은 치킨 상자와 먹다 남은 브라우니 조각 등이 보였다. 봉투 입구를 살짝 젖히자 초파리 떼가 날아올랐다. 봉투 주변 벽에도 수십 마리의 초파리가 붙어 있었다.

이웃 주민 정모(31)씨는 "옆집이 내놓은 쓰레기로 인해 복도에 초파리가 생겼다"며 "집 현관문을 드나들 때마다 초파리가 집 안으로 따라 들어와 아주 불쾌하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오피스텔에서 만난 A(25)씨도 "앞집이 쓰레기를 내놓을 때마다 복도에 음식 썩은 냄새가 가득 찬다"며 "심한 경우 집 안까지 새어 들어온다"고 호소했다.

건물 관리인들도 반복되는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서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근무하는 이모(56)씨는 "복도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이웃집이 민원을 넣으면 문 앞에 쓰레기를 내놓지 말라는 쪽지를 붙인다"며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우리가 직접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7월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 밀집 지역.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DB) 2026.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7월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 밀집 지역.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DB) 2026.07.13. [email protected]


이용자들은 좁은 주거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지정된 장소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서비스의 장점으로 꼽는다.

실제 생활쓰레기 수거업체 서비스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 분석업체 혁신의숲에 따르면 B업체의 월별 소비자 거래건수는 지난해 9월 6만8000건에서 지난달 16만4000건으로 141% 증가했다. 다른 C업체는 같은 기간 6만3000건에서 17만건으로 170% 늘어났다.

생활쓰레기 방문 수거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이용자의 배출 수칙 준수에만 의존하는 관리 체계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들은 이용자들에게 '정해진 수거 시간 전 비닐 입구를 묶어 쓰레기를 배출해달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봉투를 밀봉하지 않거나, 오랜 시간 방치하는 행위에 대해 별도의 제재를 가하는 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서비스 이용자의 배출 방식에 따라 이웃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업체가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안내하고 반복적인 규정 위반을 관리하는 등 예방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영철 을지대 안전공학전공 교수는 "음식물쓰레기는 바퀴벌레나 쥐의 좋은 먹이원"이라며 "이로 인해 벼룩, 진드기 등의 외부 기생 곤충이 늘어나고 살모넬라균, 식중독 등 매개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업체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을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며 "일부 이용자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업체가 서비스 고객에게 먼저 올바른 쓰레기 배출 방법, 주의사항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체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자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이웃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잔재물 등이 새지 않는 지퍼백 형식의 밀봉 봉투를 제공하거나, 피해를 본 이웃에게 제공하는 보상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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