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포스텍 '해 지고 바람 없어도 재생에너지 성능 유지 운전법' 개발

등록 2026.10.22 16:05:25

스마트폰 '대기모드'처럼 개방 회로 전압으로 한 달 간 고장 없이 작동

[포항=뉴시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권순호 교수와 국제 연구팀이 재생 에너지 전기가 끊겼다 이어져도 공장 배출 가스를 화학 제품으로 바꾸는 장치가 제 성능을 유지하는 운전 방법을 개발했다. 사진은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권순호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2026.10.22.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권순호 교수와 국제 연구팀이 재생 에너지 전기가 끊겼다 이어져도 공장 배출 가스를 화학 제품으로 바꾸는 장치가 제 성능을 유지하는 운전 방법을 개발했다. 사진은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권순호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2026.10.22. [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송종욱 기자 = 해가 지면 태양광 발전이, 바람이 잦아들면 풍력 발전기도 멈춘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재생 에너지로 공장을 돌리면 기계가 수시로 꺼졌다가 켜지며 부품들이 망가지기 쉽다. 국제 공동 연구팀이 장치를 완전히 끄지 않고 스마트폰처럼 '대기 모드'로 두는 것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포스텍은 신소재공학과 권순호 교수가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펑 지아오 교수, 캘리포니아공대 윌리엄 고다드 교수,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로 재생 에너지 전기가 끊겼다가 이어져도 공장 배출 가스를 화학 제품으로 바꾸는 장치가 성능을 유지하는 운전 방법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일산화탄소 전기 분해는 제철소 등에 나오는 일산화탄소에 전기로 플라스틱 원료인 에틸렌,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 같은 화학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생산비의 절반 이상이 전기 요금으로 값싼 태양광·풍력 전기를 쓰는 것이 관건이다. 문제는 재생 에너지가 날씨의 영향으로 들어왔다가 끊기는 것.

그간 연구는 대부분 장치를 24시간 쉬지 않고 돌리는 조건에서 이뤄졌다. 연구팀이 실제 태양광 발전처럼 장치를 껐다 켜 보니, 단 세 번 만에 원하는 제품 대신 쓸모없는 수소만 잔뜩 나왔다. 그 원인은 구리 촉매에 있었다. 부품을 하나씩 새것으로 바꿔 보니 구리 촉매만 바꿔도 성능이 되살아났다.

빛을 쏘아 촉매 표면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전원이 꺼지면 촉매 표면에 남아 있던 일산화탄소가 탄산염이란 찌꺼기로 변해 촉매가 일하는 자리를 덮어버렸다. 일산화탄소 대신 다른 기체인 아르곤을 채워 봤지만, 이번에는 구리가 녹슬어 버렸다.
[포항=뉴시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권순호 교수와 국제 연구팀이 재생 에너지 전기가 끊겼다가 이어져도 공장 배출 가스를 화학 제품으로 바꾸는 장치가 제 성능을 유지하는 운전 방법을 개발했다. 사진은 전원 차단 방식에 따른 구리 촉매 표면 변화 모식도. (사진=포스텍 제공) 2026.10.22.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권순호 교수와 국제 연구팀이 재생 에너지 전기가 끊겼다가 이어져도 공장 배출 가스를 화학 제품으로 바꾸는 장치가 제 성능을 유지하는 운전 방법을 개발했다. 사진은 전원 차단 방식에 따른 구리 촉매 표면 변화 모식도. (사진=포스텍 제공) 2026.10.22. [email protected]


해법은 간단했다. 전원을 끄지 않고, 장치가 멈추는 전압인 '개방 회로 전압'인 1.5V보다 살짝 높은 1.8~1.9V의 약한 '대기 전압'을 계속 흘려 두는 것이다.

화면은 꺼져 있지만 완전히 꺼지지 않은 스마트폰의 대기 모드와 비슷하다. 이 약한 전기 만으로 찌꺼기가 생기는 속도가 100만 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전기료는 전체 생산비의 1%로, 이 방법을 쓴 장치는 실제 태양광 발전처럼 31번 껐다 켜기를 반복하며 750시간(한 달) 동안 고장 없이 작동했다.

돈도 아낄 수 있다. 세계 10개국을 분석해 보니 시간별 전기 요금 차이가 큰 나라일수록 아끼는 돈도 많았다. 새 촉매나 비싼 설비 없이 '켜고 끄는 방식'만 바꿔 공장 배출 가스를 생활 속 화학 제품으로 바꾸는 길을 넓힌 셈이다.

권순호 교수는 "새로운 촉매나 설비 없이 운전 방식만 바꿔 재생 에너지 기반 탄소 전환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촉매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게이츠 재단,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리퀘드 썬라이트 얼라이언스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