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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봤더니 ‘내일로 가는 방법’이…국현 청주 '미술관 길목 프로젝트'

등록 2026.10.30 09:26:37

작가 듀오 로와정, 미술관 진입로에 설치·영상 작품

거울에 비친 문장과 청주 풍경 속 ‘여전히 이어지는 삶’

3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무료 관람

 로와정 설치작품 ‘패시지' *재판매 및 DB 금지

로와정 설치작품 ‘패시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에 알록달록한 병풍 같은 구조물이 서 있다. 노랑과 파랑, 빨강 등 여러 색의 패널에는 실로 수놓은 추상적인 이미지가 담겼다.

그런데 이 구조물의 뒷면을 거울에 비춰보면 뜻밖의 문장이 나타난다.

‘내일로 가는 방법’.

앞에서는 읽을 수 없던 글자가 거울 속에서 하나의 문장으로 연결된다. 관람객이 어디에 서서 어떤 방향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림이 글자로, 글자가 다시 이미지로 바뀐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31일부터 선보이는 ‘미술관 길목 프로젝트 : 로와정’의 설치작품 ‘패시지(passage)’다.

로와정은 노윤희와 정현석으로 구성된 작가 듀오다. 일상적인 사물을 낯선 위치에 놓거나 언어와 이미지를 어긋나게 배치해 익숙한 질서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관 내부가 아닌 진입로와 외벽에서 펼쳐진다.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작품을 만나도록 기획했다.

‘패시지’는 서로 다른 높이와 방향으로 배치한 패널과 거울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구조물 사이를 걸으며 앞면의 추상 이미지와 거울에 비친 뒷면의 문장을 번갈아 마주한다.

작품 제목인 ‘패시지’는 통로이면서 글의 한 구절이라는 뜻도 있다. 길을 걷는 행위와 문장을 읽는 경험을 하나로 연결한 셈이다.

미술관 외벽의 대형 미디어 캔버스에서는 영상작품 ‘스틸 라이프(still life)’가 상영된다.
청주관 미디어 캔버스 스틸 라이프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관 미디어 캔버스 스틸 라이프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관 미디어 캔버스 스틸 라이프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관 미디어 캔버스 스틸 라이프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의 상당산성, 탑동 양관, 솔밭공원, 충북대학교 등 네 장소가 등장한다. 작가는 각 장소에 모기장을 설치하고 흰색 실로 ‘still life’라는 문구를 수놓았다. 이를 촬영한 영상에서는 글자 뒤로 풍경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still life’는 미술에서 정물을 뜻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삶’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정지된 듯한 장면 속에서도 바람이 불고, 풍경은 변하고, 시간은 흐른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객의 시선을 움직인다. 하나는 거울을 통해 보이지 않던 문장을 드러내고, 다른 하나는 고정된 글자 뒤에서 계속 움직이는 풍경을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관람객이 로와정의 작품을 따라 걸으며 익숙한 풍경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일상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2027년 6월 30일까지. 무료 관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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