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섬 제주] 흙·돌·바람을 작품에 담다…제주 첫 정원박람회 개막
등록 2026.11.05 07:00:00
6~10일 바람모루공원서…문화체험·정원산업전·도시비전 선포
작가정원, 참여정원…제주 자연과 문화 재해석
도민·기업·기관 함께 공간 조성…박람회 이후 일부 존치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 조성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전시정원. 6일 개막을 앞두고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기업정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11.05.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4/NISI20261104_0002283090_web.jpg?rnd=20261104161723)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 조성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전시정원. 6일 개막을 앞두고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기업정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도시환경 회복, 체류형 관광과 웰니스 수요가 커지면서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꾸는 공간을 넘어 도시와 지역의 미래 전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제주 정원문화의 가능성을 살펴본 데 이어 올해는 정원의 섬, 제주가 나아갈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제주형 정원도시 계획, 정원관광과 지역경제, 시민참여형 정원교육, 정원박람회와 정원산업의 미래를 다룬다.<편집자 주>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행사장 곳곳에서는 마무리 정리가 한창이다.
붉은 열매가 달린 먼나무에서는 직박구리들이 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는 가운데 다양한 초화류, 제주의 돌과 나무를 활용해 꾸민 정원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판석을 층층이 쌓은 담장 안쪽에는 곡선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현무암과 고사리, 키 작은 식물들이 어우러진 작가정원도 자리 잡았다.
공원 곳곳에서는 정원 밖 풍경까지 하나의 경관으로 이어진다. 고근산이 배경을 이루고,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다 위 범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변의 산과 바다를 정원의 일부처럼 끌어들이는 전통 조경 기법인 '차경(借景)'을 떠올리게 한다. 기존 공원의 나무와 돌담, 새롭게 심은 식물들이 어우러지면서 바람모루공원은 커다란 정원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제주에서 처음 열리는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가 6일부터 10일까지 다채롭게 펼쳐진다. 제주도와 서귀포시가 마련하는 이번 박람회는 '돌담 사이 바람의 숨결, 정원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한다. 전국의 정원작가와 도민, 기업, 기관 등이 참여해 26개 정원을 선보이고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정원산업전도 운영한다.
작가들이 정원으로 풀어낸 제주의 흙·돌·바람
공모 주제는 '제주의 숨결-흙, 돌, 바람, 그리고 K-정원'이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국정원의 고유성과 현대적 가치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정된 작품은 '비어있음에 채워지는 것들', '풀어진 경계', '트멍, 자연과 통하다', '머들 트멍', '근화(根花)' 등이다. 작품명에는 비움과 채움, 경계, 제주어로 틈을 뜻하는 트멍과 돌무더기를 뜻하는 머들, 뿌리와 꽃 등 서로 다른 소재와 의미가 담겨 있다.
작가들은 각각 100㎡ 규모의 공간에 자신만의 설계와 식재 방식으로 정원을 조성했다. 식물뿐 아니라 돌과 담장, 산책로, 기존 수목 등을 활용해 제주의 자연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 조성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전시정원. 6일 개막을 앞두고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기업정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11.05.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4/NISI20261104_0002283095_web.jpg?rnd=20261104161914)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 조성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전시정원. 6일 개막을 앞두고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기업정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완성된 작품은 개막식에서 열리는 코리아가든쇼 시상식을 통해 수상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들 작품은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바람모루공원에 남겨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사 기간에만 전시하고 철거하는 임시정원이 아니라 공원의 새로운 녹색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제주 사람들의 삶부터 기업의 사회공헌까지…다양한 정원
'제주인의 뜰'을 주제로 한 도민참여정원 10곳에는 제주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담겼다. '우리어멍 우영팟', '통시가 있는 우잣', '제주 바람결 촐밭', '해녀의 정원' 등은 제주 고유의 생활공간과 생업에서 소재를 찾았다.
서귀포시산림조합 정원아카데미와 서귀포시청 정원동아리,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원예 관련 학과가 참여한 수눌음정원 4곳도 선보인다. 제주의 공동체문화인 수눌음을 정원 조성과 연결한 공간이다. 제주에서 공부하는 정원모임(제공정모)은 '지구정원사의 뜰'이라는 주제로 정원을 조성했다.
기업정원에는 이니스프리모음재단과 이지스자산운용, 스누피가든이 참여했다. 이니스프리모음재단은 팽나무 아래 사람들이 모여 쉬던 제주 마을의 풍경을 '퐁낭정원'으로 옮겼다. 이지스자산운용의 '해담정원'은 제주 중산간 식생과 자연에너지의 의미를 담았으며, 스누피가든은 송당의 정원 일부를 '바람이 머무는 피너츠 사색들판'으로 재현했다.
국립수목원이 참여하는 보급형 모델정원에서는 탄소저감과 새활용을 다룬다. 쓰러진 나무와 폐목재 등 산림부산물을 활용하고 버려진 자재에 새로운 쓰임을 부여해 자원의 순환을 보여준다. 서울시와 함께 만드는 교류정원은 한강 밤섬을 소재로 한다. 도시 개발로 훼손됐다가 자연의 힘으로 회복된 밤섬의 이야기를 서귀포에서 풀어냈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 조성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전시정원. 6일 개막을 앞두고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기업정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11.05.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4/NISI20261104_0002283094_web.jpg?rnd=20261104161835)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 조성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전시정원. 6일 개막을 앞두고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기업정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7일 개막식…'정원도시 제주' 비전 선포
정원을 감상하는 공간 사이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정원음악회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오후 5시부터 열린다. 첫날에는 남성 보컬그룹 V.O.S가 무대에 오르고, 7일에는 장필순과 한동근, 8일에는 하림과 순순희가 공연한다.
가든시네마와 라이브 토크쇼도 마련된다. 6일과 7일에는 KBS '지구정원사'를 상영하고 정원과 자연환경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8일에는 '콘크리트 녹색섬'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정원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며 둘러보는 '정원 도슨트'도 운영된다. 해설사와 함께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등을 걸으며 설계 의도와 식재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식물을 직접 심고 가꾸는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정원식탁'에서는 감귤 묘목 심기 등을 경험할 수 있고 '정원클래스'에서는 화분과 테라리움, 미니화단 등을 만든다. 이들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정원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그린아트페어'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원책방'도 운영된다. 반려식물클리닉에서는 가정에서 키우는 식물의 생육 상태와 관리 방법을 상담한다. 정원식물 이름 맞히기와 정원골든벨, 어린이 버블쇼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참여행사도 준비됐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달 14일 드론으로 촬영한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 일대. 사진 아래쪽으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개최 장소인 바람모루공원이 펼쳐지고, 뒤편으로 삼다체육공원과 서귀포 앞바다의 범섬이 보인다. 2026.11.05.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4/NISI20261104_0002283100_web.jpg?rnd=20261104162054)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달 14일 드론으로 촬영한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 일대. 사진 아래쪽으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개최 장소인 바람모루공원이 펼쳐지고, 뒤편으로 삼다체육공원과 서귀포 앞바다의 범섬이 보인다. 2026.11.05. [email protected]
가든마켓·민간정원 홍보…정원산업과 관광으로 확장
제주지역 민간정원을 소개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도내에 등록된 민간정원의 위치와 특징, 방문 정보를 안내해 박람회장 관람이 제주 곳곳의 정원 탐방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작가정원을 비롯해 기업 등이 조성한 정원을 공원에 남겨 시민과 방문객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의 나무와 돌담, 지형을 살리면서 새로운 정원을 더한 바람모루공원은 행사 종료 후에도 시민들의 휴식과 정원문화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임홍철 제주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이번 박람회는 제주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다양한 정원으로 선보이고, 도민과 기업, 정원작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라며 "박람회 이후에도 조성된 정원을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도록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 전역에 정원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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