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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동부구치소에 물품 5만여점 지원...K방역 뒤 K구호"

등록 2021.01.21 12:00:00수정 2021.01.21 1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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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사무총장 "재난 당한 누구나 구호대상"

철저한 수요조사로 구호물품 중복·편중 막아

"구호물품 다양화...감염병 구호 새 역사 쓸 것"


[서울=뉴시스]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 (사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 (사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구치소 수감자들을 죄인 취급하면서 지원하지 않으면 안되죠. 재난을 당한 누구나 구호대상이죠."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협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재난이 있다면 어디든 가리지 않는다"며 동부구치소 수감자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지금 구치소는 격리 체계로 운영하고 있어 생활치료센터와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구치소는 범죄를 저질러 구속의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곳이지만, 수감자들을 일반인과 똑같이 재난을 당한 사회적 약자로 본 것이다. 20일 기준 동부구치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224명에 달했다.

협회가 서울 동부구치소 재소자들을 위해 지원한 물품은 5만8000여 점에 달한다. 지원 물품은 휴대용 단파장 자외선(UVC) 살균기 500개, KF-94 마스크 3만장, 2리터 생수 9792병, 안심 물티슈 6000점, 페이스 쉴드(투명한 얼굴 가리개) 1760개, 손 소독제 1200개, 핸드크림 900점, 수건 500장 등 총 5만여 점, 컵라면·초코바·캔 음료 등 8000점이다.

동부 구치소 뿐 아니다. 협회는 코로나19 의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을 비롯해 자가격리자,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무증상·경증 코로나19 환자 등에게 20종 이상의 구호 키트를 제작·지원했다.

구호 품목도 기존 모포, 체육복, 식품 등 생필품 중심에서 마스크, 손 소독제, 보호복 등 위생 관련 물품과 시집, 공기정화식품 키트(화분, 배양토, 씨앗, 비료), 허브차 세트 등으로 다양해졌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협회는 감염병 구호 역사를 새로 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협회는 긴급 구호활동의 일환으로 모집한 후원금으로 마련한 구호 물품을 꼭 필요한 곳에 보내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의 경우 현행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에 따라 기부자가 원하는 곳을 지정해 기부할 수 있지만, 자칫 지원이 중복 되거나 쏠릴 수 있어서다.

김 사무총장은 "지원이 중복되거나 쏠리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행정안전부의 수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호 물품이 특정한 곳에 편중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 (사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 (사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제공) [email protected]

법정 재해구호단체인 협회가 지난해 9월 초 기준 모집한 코로나19 관련 모금액은 약 974억 원(기부 건수 총 19만1372건)이다. 또 재해구호물류센터에 입고한 약 800만 점의 구호품들을 전국 곳곳으로 내보냈다.

협회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자, 쪽방촌 주민, 이주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게 마스크, 도시락 등을 지원했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아 도시락을 지원했고, 대구·경북의 경우 지역 음식점들과 손잡고 아동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했다"며 "K방역 뒤에서 묵묵히 지원했다"고 돌아봤다.

삼성, 현대차, 신세계, SM엔터테인먼트 등 민간 기업들도 'K구호'에 힘을 보탰다. 김 사무총장은 "의료진 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담당자들도 영웅"이라면서 "대리부터 과장, 전무, 사장까지 직위가 다양했는데, 수요 조사를 꼼꼼히 해 중복되지 않게 지원하자는 협회의 의견을 존중해줬고, 현재 후원금의 80% 가량을 집행한 상태다"며 고마워했다.

현재 협회는 삼성과 손잡고 '코로나 블루(우울감)' 등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심리 상담과 치유를 위해 운영할 힐링버스를 제작 중이다. 저소득층 초중고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태블릿PC를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올해로 설립 60주년을 맞은 협회는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더 자주 발생하고, 더 강해지고 있는 자연재해에도 적극 대비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자연재해는 태풍과 호우로,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고 있다. 겨울철 폭설 발생 빈도도 2000년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코 앞에 닥쳤어요. 협회 설립 60주년을 맞아 복합적이고 대형화되는 재난 발생에 대해 연구하고 대응하는 '제3의 물품기지'를 만들고 싶어요. 현재 물품기지는 함양, 파주 2곳에 있는데, 중부권에도 1곳을 꼭 마련하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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