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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프로게이머→단장' 최성훈 "T1, 세계 최고 만든다"

등록 2021.02.04 12: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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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우승 위해 최선 다할 것…경기 외적으로 지원"

"디지털 페이커 나온다…과도한 외부 활동 최소화"

"e스포츠는 미래형 스포츠…선수단 프로의식 가져야"

[주목! 이사람]'프로게이머→단장' 최성훈 "T1, 세계 최고 만든다"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전 세계에 e스포츠 한류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T1'이 세계 최고 e스포츠 구단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

SK텔레콤의 e스포츠 자회사 T1은 지난해 11월 '스타크래프트2' 프로선수 출신의 '폴트' 최성훈을 GM(제너럴 매니저·단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선수 육성 및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등 선수단 지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성훈(32) 단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T1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는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라며 "나아가 T1을 글로벌 넘버1 e스포츠 구단으로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 "최고의 e스포츠 구단인 T1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맡은 역할을 다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며 "선수나 모든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 구단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 단장은 서울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당시엔 ▲2011 GSL Super Tournament 우승▲2012 ASUS ROG Winter 우승▲2013 MLG Spring Championship 우승▲2013 WCS America Season 2 우승 ▲2013 WCS America Season 3 우승 ▲2014 Red Bull Battle Grounds: Detroit 우승▲2015 WCS Season 1 Premier League 우승▲2016 WCS Circuit Winter Championship 우승 등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처음 그가 T1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엔 많은 팬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스타크래프트2' 선수 출신인 그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 감독을 맡게 된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T1측에서 선수 출신의 관리자를 찾고 있었다. 저는 T1 단장으로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선수단을 지원하고, 새롭게 합류한 감독·코치진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집중하는 역할을 분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스타2와 LoL은 종목이 다르지만, 제가 그간 선수 생활을 오래하며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1은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구단이다. 전 세계적인 팬덤과 실력을 갖춘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두터운 선수층을 앞세워 롤드컵 최다 우승(3회)을 차지한 e스포츠 명가다.

최 단장은 "T1은 스타크래프트의 임요환부터 LoL의 페이커까지 e스포츠 전통을 자랑하는 명가다. T1이란 브랜드는 선수들이나 유망주들이 꼭 한 번 뛰어보고 싶어하는 구단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거대한 팬덤을 갖고 있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모회사인 SK텔레콤은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T1을 앞세워 북미 콘텐츠 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북미 리그에서 TFT(전략적 팀 전투) e스포츠 선수로도 활약했던 최 단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북미 콘텐츠 시장을 공략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공개하긴 어렵지만,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의 e스포츠 구단으로 올라서는 게 T1의 방향성"이라며 "그러기 위해 북미 시장에서 T1이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팬덤 규모도 더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단장은 "조만간 '디지털 페이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휴먼 기술을 활용해 선수들의 외부활동을 줄이고 경기력 향상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과도한 외부 활동으로 인한 페이커의 경기력 저하를 우려하는 팬들의 걱정을 불식하기 위한 방안이다. 

'디지털 휴먼'이란 라이엇 게임즈가 롤드컵에서 선보인 가상 걸그룹 'K/DA'의 실사판 개념이다. T1은 미리 제작한 '디지털 페이커'를 활용해 이상혁이 직접 참여하는 외부 일정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혁은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협업해 만든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스튜디오'에서 비시즌 동안 촬영을 마쳤다. MS의 볼류메트릭 기술을 기반으로 106대의 카메라를 통해 초당 60프레임 촬영을 한 다음, SK텔레콤 T리얼 플랫폼의 기술을 접목해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3D 홀로그램을 만들었다. 

조만간 공개될 '디지털 페이커'의 사례는 SK텔레콤이 와이번스 야구단 매각 발표 당시 언급한 '미래형 스포츠'와도 연결된다. SK텔레콤은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첨단 ICT와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 발굴과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 단장은 "미래형 스포츠라 하면 e스포츠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AR, VR 등을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는 e스포츠 분야와도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e스포츠는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을 거쳐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제 e스포츠도 정통 스포츠 반열에 오른 것이다.

최 단장은 "이제 선수뿐 아니라 구단 모든 관계자들이 프로라는 강한 의식을 심어야 한다"며 "우리가 프로선수로 활동하는 모습을 외부에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면, 게임에 대한 안 좋은 인식 개선이나 2022년 아시안게임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롤드컵 우승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지난해 팬들에게 이런 저런 우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팬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서 발전될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니 한 순간, 한 경기에 일희일비 마시고 끝까지 T1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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