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대치중…유족들 "오세훈 와야"(종합)
서울시 총무과장 오전 2차례 현장 찾아
협조공문 전달…"철거 계획 변함 없어"
세월호 단체 측 공문 안받겠다며 맞서
"오 시장이 직접 와서 가족과 풀어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서울시 김혁(오른쪽) 총무과장이 4.16연대 김선우 사무처장에게 자진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2021.07.26. [email protected]
이날 오전 7시20분께 서울시 김혁 총무과장은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아 유족들에게 기억공간 철거 협조공문 전달을 시도했다.
김 과장은 "(기억공간) 철거시한이 오늘이라서 설득을 통해서 하려고 한다"며 "오늘 철거한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4·16연대 관계자는 "유족들은 서울시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며 "공문도 안 받겠다"고 맞섰다. 이에 김 과장은 상황을 지켜보며 현장을 방문하겠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후 기억공간엔 세월호 유족 및 관련 단체 관계자들, 유튜버, 경찰, 취재진만이 있었으며 철거인력 및 장비는 투입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서울시 김혁 총무과장이 4.16연대 김선우 사무처장에게 자진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2021.07.26. [email protected]
한 유족은 세월호 유족 및 관련 단체의 입장은 변함이 없는 상태라며 "서울시에서 이렇게 계속 찾아오는게 세월호 가족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유족은 "이 문제는 과장님이 오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세훈 시장이 직접 와서 가족들과 만나 협의 과정을 꾸리며 절충이 돼야만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과장은 "대외적으로 발표한 철거 날짜가 있기 때문에 일단 계속 이해와 설득을 구하려고 찾아와서 말씀을 드리는 점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해와 설득이 안될 경우 강제 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 과장은 "강제철거를 전제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철거하는 과정에 있어서 무리한 몸싸움 없이 하려는게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측이 이날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만큼 오후에 다시 대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유족 및 단체 관계자들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한편 경찰은 철거를 요구하는 보수성향 유튜버 등 일부 시민과 세월호 단체 관계자들의 충돌을 우려해 기억공간 주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유족과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철거 반대 농성을 하고 있다. 2021.07.26. [email protected]
서울시는 기억공간이 당초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시설이었고, 새 광화문광장이 지상에 구조물이 없는 보행 광장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지난 23일부터 기억공간 내에 있는 사진과 물품 정리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기억공간 철거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서울시의 철거 시도를 저지해왔다. 현재 세월호 관련 단체들은 나흘째 노숙농성을 벌이며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이후 기억공간 보존을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철거를 중단하고 재설치 계획 등을 권고해달라며 지난 2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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