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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 아버지 유해 돌아왔는데 아들은 이미 별세

등록 2021.10.25 14:17:30수정 2021.10.25 17: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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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 발표

[서울=뉴시스] 고 하사 송달선 유품. 2021.10.25. (사진=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 하사 송달선 유품. 2021.10.25. (사진=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 지역(인제·화천·양구)과 경북 칠곡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의 신원을 고 하사 송달선, 일병 김시태·정창수·임석호로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송달선 하사는 1951년 5월11일 설악산 부근 전투 중 전사했다.

강원 인제리 북면 용대리 설악산 저항령에서 펼쳐진 '설악산 부근 전투'는 국군 수도사단과 11사단이 동해안으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6사단과 벌였던 전투다.

고인의 사지골, 대퇴부를 포함한 유해와 전투화, 가죽 끈 등 유품은 2011년 발굴됐다.

송달선 하사는 1925년 5월7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6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고인은 5살 아들을 남겨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 아들은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다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도 듣지 못하고 지난해 3월 사망했다.

고인의 며느리 양금자씨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아버님의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다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며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아버님을 잘 모실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시태 일병은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했다.

다부동 전투는 6·25전쟁 초기 낙동강 방어선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시켰던 전투다.

김시태 일병은 1930년 8월15일 울산 남구 황성동에서 3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인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책임지며 살다가 20세 때 참전했다. 입대 후 2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조카 김현택(63)씨는 "삼촌의 유해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고 살았는데 이렇게 찾게 되니 기적을 만난 것 같다"며 "이제라도 삼촌을 편안히 국립현충원에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 일병 정창수 유품. 2021.10.25. (사진=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 일병 정창수 유품. 2021.10.25. (사진=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창수 일병은 국군 제6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춘천-화천 진격전에서 전사했다.

춘천-화천 진격전은 낙동강 방어선인 영천에서부터 춘천-화천을 거쳐 북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전투다.

정창수 일병은 1932년 3월22일 일본에서 7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인과 가족은 광복 후 한국에 돌아와서 농업에 종사했다. 고인은 18세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고인이 입대하는 날, 동네 사람들은 잔치를 열어주고 배웅했다. 고인은 어깨에 태극기를 두른 채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면서 전쟁터로 향했다.

고인의 남동생 정왕진(70)씨는 "TV 뉴스로 전사자 유해를 찾았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 '실제로 저런 일이 있구나' 싶으면서도 부러웠는데 저도 이렇게 형님을 찾게 될 줄은 몰랐다"며 "형님을 찾아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 일병 임석호 유품. 2021.10.25. (사진=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 일병 임석호 유품. 2021.10.25. (사진=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임석호 일병은 1950년 참전해 백석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백석산 지역은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된 동부전선의 대표적인 전략 요충지다.

임석호 일병은 1930년 3월19일 강원 동해시 일대에서 4남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고인은 농사를 짓다가 21세에 참전했다. 입대한 지 6개월 만에 전사했다.

고인의 남동생 임동호(89)씨는 "형님의 유해를 찾을 수 있도록 해 준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특히 내가 있는 곳까지 직접 방문해서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준 유해발굴감식단 박성은 탐문관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연 뒤 유해를 국립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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