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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하락 어떡해"…동원F&B 영업이익 감소세 '위기'

등록 2022.08.10 08:10:00수정 2022.08.10 09: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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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영업익 547억 전년대 16.7%↓…연간 영업익 7.70% 감소 예상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 '캐시카우' 역할 주춤, 신사업 차질 가능성

동원그룹 CI *재판매 및 DB 금지

동원그룹 CI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동원F&B가 올 상반기 두자릿수 영업이익 감소를 보이며 동원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

동원그룹 계열 상장사 3개사 중 유일하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큰 폭 하락한 것으로, 지난달에는 가공유 제품에서 세균수와 대장균군이 기준치를 초과해 공식 사과하는 등 동원F&B에 악재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동원그룹은 10월1일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을 통해 옥상옥 구조의 지배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계열사별 사업 경쟁력도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동원F&B 실적 하락이 지속될 경우 그룹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전평도 들린다.  

동원F&B, 상반기 영업익 547억원 전년比 16.7%↓

10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동원그룹 계열 상장사인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동원F&B 등 3사는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일제히 큰 폭 증가했다. 이들 3사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각각 1조6723억원, 7080억원, 1조9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16.5%, 16.7%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계열사 별로 희비가 갈렸다.

동원산업은 올 상반기에 전년대비 41.0% 증가한 179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동원시스템즈는 전년 동기 대비 17.2% 오른 485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동원F&B는 전년대비 16.7% 감소한 547억원 영업이익에 그쳤다.

동원F&B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이 치솟으며 일반식품, 조미유통, 사료 부문 등에서 실적이 낮아졌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올 1월과 2월 양반죽과 냉동만두 가격을 15%, 5% 인상했지만 영업이익 감소세는 막지 못했다.

증권가는 동원F&B 올해 실적 추정치로 매출액 3조8895억원, 영업이익 1203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매출은 전년대비 11.43% 증가한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7.70% 감소한 수치다. 

김재옥 대표 취임 이후 3번에 걸쳐 공식 사과…올해도 발생

동원F&B는 김재옥 대표가 2015년 취임한 이후 7년 동안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다.  
 
2016년 마일드참치 제품의 변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의 유통 및 판매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참치캔 이물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2018년에는 동원샘물 일부에서 잠재적 발암물질 브롬산염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 대표는 이때도 해당 제품의 리콜과 함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최근에는 동원F&B 정읍공장에서 생산된 가공유 일부 제품에서 세균수와 대장균군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해당 가공유 생산라인의 생산 중단을 결정하며 소비자 신뢰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선 김 대표의 이런 사과 방식이 일회성 아니냐는 지적도 들린다. 문제가 생길 때만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하는 것일 뿐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근본 대책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다.

동원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후 실적 악화시 위기 직면할 듯

동원그룹은 10월1일을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기일로 잡고 있다. 지주회사 위에 지주회사가 존재하는 현행 '옥상옥' 지배구조를 재편해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의도다.

이렇게 되면 김남정 부회장이 동원그룹의 실질적 주인이 된다. 김 부회장은 합병 이후 동원시스템즈와 동원로엑스가 추진하는 신사업 투자를 더 늘릴 예정이다.

동원그룹이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가장 큰 이유는 2차전지와 물류사업 같은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특히 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동원F&B가 캐시카우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동원F&B 실적 부진이 길어지며 김 대표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병 이후 그룹 지배력을 높이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김남정 부회장이 동원F&B 대표 교체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김 대표가 원재료비 및 물류비 상승, 온라인 사업 성장률 둔화, 고정비 부담 증가 같은 당면 과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원가율 상승 부담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사료 부문 정상화를 위해 단가 개선과 저수익 양계 사료 축소 등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남정 부회장이 합병 이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할 수 있다"며 "동원F&B 실적 부진이 계속된다면 경영진 교체 같은 특단의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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