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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몰려든 에코프로 3형제....추가 상승은 `글쎄`

등록 2023.03.22 15: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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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밀어올린 주가…증권가는 "급등 이유 설명 어렵다"

'공매도 타도' 도배된 종목토론방

[청주=뉴시스]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에코프로비엠 본사.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에코프로비엠 본사.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에코프로 삼형제 주가가 주가 과열 논란과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조사 소식에도 불구하고 파죽지세로 상승 중이다. 개인들의 견고한 매수 흐름이 주가를 밀어올린데다 공매도가 잔고가 청산되며 '숏스퀴즈(short squeeze)'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급등세가 기업 실적이나 미래 성장성 등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우며, 과열 구간에 있다고 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 주말 불거진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고점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에코프로는 지난주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월요일인 20일 40만원 선 아래로 출렁였다. 하지만 장중 반등에 성공한 뒤 3거래일째 상승, 고점인 47만원 선에 다가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지난 20일 급락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 이후 또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에코프로는 최고 9%대, 에코프로비엠은 5%대까지 강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개인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있다. 지난 일주일 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개인은 에코프로를 4348억원, 에코프로비엠을 2568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두 종목을 적극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기관 순매도 상위 1·2위 종목에, 외국인 순매도 상위 1·3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과 외국인이 일주일 간 순매도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규모는 각각 1707억원, 5287억원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인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이 발표되면서 광물부터 소재, 배터리로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에 걸친 수혜 확대가 전망되고 있어서다. 정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발표된 법안은 입법 과정에만 약 1~2년 소요될 전망이나, 향후 법안이 구체화되는 과정 속에서 관련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 수혜 기대감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에코프로 그룹의 유럽 내 양극재 밸류체인 구축 목표는 2027년까지 29만톤으로, 유럽 비중이 49%에 달한다.

이외에도 개인들의 적극적인 순매수 배경엔 '공매도 세력에 대항'한다는 명분도 자리잡고 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높은 공매도 잔고 비중에도 불구하고 급등에 성공한 것이 일종의 '개미 승리'로 받아들여지면서, 에코프로 삼형제가 반공매도 운동의 집결지가 된 것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매도 타도' 등 전의를 불태우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또 일부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중심으로 하는 2차전지주 매집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공매도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와 미리 팔고 가격이 떨어지면 싼값이 되사 차익을 보는 투자 전략이다. 하지만 에코프로 삼형제처럼 주가가 급등해버리면 공매도 투자자가 비싼 가격에라도 주식을 되사는 '숏스퀴즈'가 발생해 주가가 더 뛰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 2021년에도 개인들은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일부 바이오주를 대상으로 '반공매도' 운동을 펼치며, 집단 매수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올해 공매도 평균 가격은 25만9300원으로, 21일 종가 42만원 대비 손실이 60%가 넘는다.

주가 급등에 공매도 잔고도 빠르게 청산되며 감소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1월에 2.6%까지 올랐으나 이달 들어서는 0~1%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 퀀트 전문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세력이 참지 못하고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더 뛰고 공매도 잔고는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두 종목의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너무 올라버린 주가에 2월 이후 추가로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가장 높게 제시된 에코프로 목표가는 삼성증권이 내놓은 16만원으로, 현 주가의 3분의1토막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는 14만~25만원 사이에서 목표주가가 형성돼있으며, 현 주가는 21만원대다.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는 "두 종목이 최근 급등하는 현상에 대해 코멘트하기는 어렵다"며 "개인들의 매수로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 과열 구간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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