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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분양,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미입주 파장은 더 커"

등록 2023.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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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을 보면 시장이 보인다' 보고서

2008년엔 전세전환, 할인분양으로 해소

전세금 후순위 가능성에 이마저 쉽지 않아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2월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7만5438가구로, 전월(7만5359가구) 보다 0.1%(79가구) 늘었다. 미분양이 일시적으로 증가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소되던 과거와 달리 미분양은 지난해 5월(2만7000가구)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1만3987가구로 여전히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사진은 30일 대구 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3.03.30.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2월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7만5438가구로, 전월(7만5359가구) 보다 0.1%(79가구) 늘었다. 미분양이 일시적으로 증가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소되던 과거와 달리 미분양은 지난해 5월(2만7000가구)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1만3987가구로 여전히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사진은 30일 대구 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3.03.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대구 부동산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제41호'에 실린 '미분양을 보면 시장이 보인다-대구사례를 중심으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현재 대구 부동산 시장은 2008년 시장과 비슷한 상황이다. 2월 현재 1만4000세대의 미분양과 2023년 3만 세대의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다. 2008년에는 미분양 2만1000세대, 입주물량 3만2000세대였다.

2008년 미분양 정점을 찍은 뒤 2009년부터 할인분양과 전세전환으로 본격적인 미분양 마케팅이 시작됐다. 당시 분양가격의 30% 수준 가격으로 전세를 놓으면서 미분양 세대의 입주가 단시간에 이뤄졌고, 이러한 단지들이 2년 후 할인분양하면서 미분양이 해소됐다.

과거 미분양 상당수가 준공 후 미분양이라 전세전환이나 할인분양을 통한 분양 마케팅이 용이한 측면이 있었다. 건설사가 전세를 놓기 때문에 선순위가 없어서 전세 전환이 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의 미분양은 파격적 마케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문제다. 최근 일부 단지에서 전세 전환을 고민하는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대부분 시행사가 위탁자로 돼 있고 신탁사가 수탁자로 돼 있어 전세계약을 신탁사와 해야 한다. 여기에 금융기관이 1순위 우선 수익자로 돼 있어 전세금이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서울보증보험에서 전세 보증을 받아 전세 전환을 해야 하는데 신탁사나 우선수익권자와의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분양도 문제지만 실제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은 미입주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7만8000가구의 입주물량이 입주를 한다. 3년 동안의 입주 물량이 지역 가능 수요 6년치 물량이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미입주는 미분양보다 사회적 파장이 훨씬 크다. 분양 당사자도 신용의 불이익을 당하겠지만 시행사나 건설사는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위험에 노출되고, 금융기관도 중도금 대출의 상환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의 개발 사업은 대출로 시작해 대출로 끝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은 대출의 문제로 사업의 시작도, 마무리도 어려워져 버렸다"며 "정부의 무리한 시장 개입과 미국발 금리인상 등 외부 변수가 합쳐져 발생한 상황인 만큼 이들에게 숨 쉴 여건은 만들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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