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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중재 中특사 순방 성과 있었나…"종전안 근본적 차이"

등록 2023.05.30 13:09:34수정 2023.05.30 15: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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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러군 점령지 철수 요구 중국 수용 곤란해

중재 역할에 한계…시주석에 유럽 입장 직보 가능

[AP/뉴시스]리 후이 중국 우크라이나 중재 특사가 지난 26일 모스크바를 방문, 세르게인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나는 모습.

[AP/뉴시스]리 후이 중국 우크라이나 중재 특사가 지난 26일 모스크바를 방문, 세르게인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나는 모습.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기 위한 리후이 중국 특사가 지난 26일 모스크바 방문을 마지막으로 2주 동안에 걸친 유럽 각국 순방을 마쳤다.

리 특사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하면서 전쟁 중단을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그의 순방 동안 유럽 각 국과 중국은 평화 방안에 대해 현격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고 미 CNN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중국과 유럽의 전쟁 종식 방안 근본적 차이

10년 동안 주러 대사였던 리 특사는 모스크바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전쟁에 관한 중국이 "균형된 입장"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유럽 각국 당국자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종전을 위해 러시아가 모든 점령지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입장이지만 중국이 아직 그런 입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대 SOAS 중국연구소장 스티브 창은 “중국은 러시아가 실패하거나 푸틴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기를 원치 않는다는 점이 기본적 문제다. 러시아가 점령지를 포기하는 방식의 해결책은 러시아의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러시아 즉각 철수 요구 안 해

서방과 대립이 심해지는 과정에서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간주하는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길 거부해왔다. 이로 인해 중국과 유럽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리 특사의 순방은 이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리 특사는 유럽 각국에 중국이 연초에 발표한 12개 휴전 원칙을 강조했다. "모든 나라의 정당한 안보 우려가 해결"돼야 하며 "모든 나라의 주권, 독립, 영토 보전이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중국의 12 원칙에는 러시아의 공격 중단 및 점령지 철수 요구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휴전할 것 만을 강조하고 있다. 서방은 이런 내용이 러시아의 점령지 장악을 굳혀주는 것이라고 간주한다.

리 특사를 만난 유럽 당국자들은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입장을 보다 많이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이체크 게르벨 폴란드 외교담당 부총리도 "침략자인 러시아와 희생자인 우크라이나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U의 엔리케 모라 정치 담당 부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을 종식하는 방법은 유엔 헌장을 따를 때만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레데릭 몽돌로니 프랑스 외교부 정치 및 안보 책임자는 프랑스 정부는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문제에서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하는데 대해 완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자체 평화방안을 강조하면서 러시아군의 전면 철수를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6일 리 특사의 유럽 순방 성과에 대해 중국의 평화중재 노력이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한 이해와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한편 미국과 갈등을 악화하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중재에 나선 의도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쿨레바 외교장관은 지난 주말 한 인터뷰에서 리 특사는 서방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러시아 점령을 방치한 채 즉각적 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한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유럽 당국자들과 직접 연락해 확인한 결과 모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고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보도된 내용을 부인했다.

리 특사, 시진핑에 유럽 각 국 입장 전달 가능

유럽 당국자들은 중국이 중재안 관련 입장을 바꿀 여지가 거의 없을 지라도 안보, 인도적 지원, 핵 위협 완화 등에선 중국과 대화를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본다. 또 중국이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일법대 폴 차이 중국센터 모리츠 루돌프 연구원은 "리 특사의 유럽 순방은 유럽국들이 자국의 견해를 중국 지도부에 전할 수 있는 통로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리 특사는 시진핑 주석에 직보할 수 있기 때문에 각 국 주재 중국 대사관을 통한 소통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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