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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정보주고 세관이 수사해 국가기술 도용 수출차단

등록 2023.05.31 11: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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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포스코 특허기술 도용한 장비 수출하던 일당 5명 검거…장비 압수

근무하던 회사서 나와 유사업체 차려, 특허권자도 포섭

첨단산업기술 해외유출 적발 첫 사례, 기술유출 범죄에 수사 역량 집중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신창민 관세청 기술유출범죄 수사팀장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첨단기술 유출 적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수사팀은 포스코 특허기술을 도용한 장비(에어나이프)를 수출하려던 일당 5명을 검거해 특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했다. 이번에 압수한 에어나이프 3대가 수출됐으면 해외 철강사가 5년간 최대 66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관세청은 2022년 7월부터 기술유출 범죄 전담 수사팀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관세청 최초의 첨단기술 유출 적발 사례다. 2023.05.3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신창민 관세청 기술유출범죄 수사팀장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첨단기술 유출 적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수사팀은 포스코 특허기술을 도용한 장비(에어나이프)를 수출하려던 일당 5명을 검거해 특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했다. 이번에 압수한 에어나이프 3대가 수출됐으면 해외 철강사가 5년간 최대 66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관세청은 2022년 7월부터 기술유출 범죄 전담 수사팀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관세청 최초의 첨단기술 유출 적발 사례다. 2023.05.31 [email protected]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특허기술을 도용해 제작한 첨단장비를 해외로 유출하려던 일당이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은 국가 첨단기술인 강판 도금량 제어장비(이하 에어나이프·Air-Knife) 기술을 도용해 관련 장비를 제작한 뒤 해외로 수출하려던 업체 대표 A씨 등 5명을 특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에어나이프는 용융 알루미늄이나 아연을 도금한 강판에 가스를 분사해 도금량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장비로, 도금강판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설비다. 이번에 범죄에 이용한 기술은 ㈜포스코가 특허를 확보해 국가첨단기술로 지정받은 기술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포스코의 기술을 도용해 에어나이프 7대(58억원 규모)를 제작하고 해외로 수출하거나 수출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 조사 결과, 주범 A씨는 ㈜포스코 협력업체인 ㄱ사에서 해외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던 중 퇴사한 뒤 ㄴ사를 따로 설립하고 ㄱ사에서 에어나이프 도면 제작자로 같이 근무했던 동료 B씨를 영입해 ㈜포스코의 특허 기술을 도용한 에어나이프 4대를 제작, 지난 2020~2021년에 외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최근 B씨가 ㄴ사에서 퇴사해 에어나이프를 직접 제작할 수 없게 되자 ㈜포스코의 에어나이프 개발자인 C씨를 부사장으로 채용, 일부 구조만 변경한 에어나이프 3대를 다시 제작해 외국으로 수출을 시도하려다 인천세관 기술유출 범죄 수사팀에 의해 적발됐다.

인천세관 수사팀은 지난해 9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특허 기술을 도용해 제작된 에어나이프가 해외로 수출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즉시 수사에 나서 ㄴ사가 외국으로 수출키 위해 세관에 지난해 11월 신고한 에어나이프 3대(시가 23억원)를 선적 전에 적발, 특허권 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장비를 압수했다.

세관조사에서 A씨는 지난 2020년 수출 당시에는 물품명을 '에어나이프 시스템'이라고 세관에 수출 신고했으나 이후 특허권 침해 문제가 예상되자 세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이듬해인 2021년에는 '‘코팅장비'로 물품명을 위장해 신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뉴시스] 압수된 에어나이프 생산설비.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압수된 에어나이프 생산설비.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지난해 11월 수출시도 때에는 에어나이프가 세관 검사에 지정되자 세관의 수사에 대비, 회사 내 자료저장장치를 폐기하거나 제작도면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했다.

인천세관 수사팀은 ㈜포스코 직원들의 협조로 특허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혐의업체 본사,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혐의자들의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서 도면 등 관련 자료를 추출해 핵심 증거를 확보했다.

관세청은 이번에 압수된 에어나이프가 추가로 수출됐다면 해외 철강사는 5년간 최대 6600억원 상당(업계 추산)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국가기술 유출 차단은 관세청이 지난해 7월 '기술유출 범죄 전담 수사팀' 설치 뒤 이룬 첫 사례로 국가 첨단기술 해외유출 및 해외 경쟁업체 부당이득 사전 차단은 물론 국내 철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게 됐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최근 글로벌 패권경쟁의 핵심요소인 첨단기술에 대한 주도권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수출입 단계에서의 단속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국가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국정원, 특허청 등 관계기관과 공조를 강화해 기술유출 범죄에 강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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