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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회장 정광용 "예수는 없었다" 파문

등록 2010.12.11 08:01:00수정 2017.01.11 12: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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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관련기사 있음>  문화부장 reap@newsis.com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216>

 “예수는 없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책 제목이 ‘예수는 없었다’다. ‘예수는 없다’가 아니다. 예수는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1947년 팔레스타인 사해 서쪽 연안 절벽의 쿰란 동굴에서 목동이 발견한 고대 양피지 두루마리가 물증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 방대한 사해의 성경사본은 BC 500년에서 AD 68년 사이에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놀랍게도 이 사본에 예수의 일생을 다룬 것으로 보이는 신약 일부가 이미 기록돼 있었다. 기원전 150년 정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기록에 따르면 예수가 태어나기도 전인 150여년 전에 예수 혹은 예수로 추정되는 인물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예수 탄생 이전에 기록된 사해문서에 나타난 예수는 ‘의로운 스승’으로 표현되고 있다. 우리가 보는 기존의 성서 구약에는 없다. 특히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고문을 받았으며, 흉악한 제사장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가 부활했다는 것을 보면 그 ‘의로운 스승’이 신약의 예수를 가리키는 것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쨌든 저자는 몹시 위험천만한 일을 자행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최근 기독교인들이 불교 사찰을 찾아 ‘무너져라, 무너져라’는 기도를 올린 것이었다. 이 기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들은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점령할 때처럼 봉은사 등 사찰에 가서 ‘땅 밟기’ 기도를 올리고 봉은사더러 여리고 성 점령 때처럼 ‘무너져라, 무너져라’를 외쳤다. 사실, 이 기도는 기독교 구약에 나오는 내용이다. ‘너희 발바닥이 닿기만 하면 어디든지 그곳을 모세에게 약속한대로 내가 너희에게 주리라(여호수아 1:3)’라는 구절이다. 기독교인들은 여기까지만 인용하지만 사실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진짜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그 뒤의 내용은 정말 무섭고 살벌하다.”

 기독교인들이 성서 말씀에 충실하다면, 다음 순서는 종교전쟁일 수밖에 없다.

 사찰을 일곱 바퀴 반 돌고, 다 같이 힘껏 고함을 질러, 불교 사찰이 무너져 내릴 것이니, 그때 그들은 일제히 쳐들어가야 하며(여호수아 6:4-5), 그들은 불교 사찰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야훼께 바쳐 없애버려야 하며(여호수아 6:17), 불교 사찰에 있는 사람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소건 양이건 나귀건 모조리 칼로 쳐 없애버려야 한다(여호수아 6:21)….

 “이는 그들이 절대 어겨서는 안 되는 여호와의 말씀이니 꼭 그대로 해야 한다. 이탈자가 생기면 안 된다. 그래서 여호와는 거듭 다짐해 명령했다. 이는 내 명령이니라(여호수아 8:8)고.”

 이어 강변한다.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그들이 진짜 기독교인이라면 성서 말씀대로 해야 하니, 절에 불을 지르고, 사람들은 젖먹이까지 가리지 않고 몰살시켜야 한다. 만약 성서 말씀대로 하면 살인마가 되고, 말씀대로 하지 않으면 기독교인이 아니다. 불교 사찰 내의 사람을 모조리 죽일 자신이 없는 사람, 이성이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그런 기도도 올리면 안 된다.”

 지은이는 회원 6만1000여명을 거느린 박사모, 즉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장 정광용씨(52)다. 

 “나는 그동안 책을 몇 권 쓴 작가다. 박사모 회장이라는 직책과 작가라는 직업은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박사모 회장으로서 이런 책을 편 것은 절대 아니다. 작가는 어떤 글이든 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독교든 불교든, 종교는 진실 앞에서는 겸허해야 한다.”

 정 회장은 2003년 5월22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진리를 찾아서, 진실을 찾아서’라는 1인 카페를 개설했다. 그동안 기독교를 비롯한 각종 종교를 탐구했다.

 기독교를 정면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공의적 사랑의 예수교는 고등종교로서 감동적이다. 그러나 종교는 종교 이상을 뛰어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그러면서도 소리친다. “더 이상 절대자란 이름으로 종교를 더럽히지 마라”, “이성과 양심이 있는 자, 내게 돌을 던져라.”

 문화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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