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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굳건? 美 트럼프 '딜메이킹'에 '출렁'

등록 2017.04.28 17: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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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보훈처에서 '책임성 개선 및 내부고발자 보호'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문건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7.04.28

트럼프 사드·FTA 돌발 발언, 韓정부 '발칵'
 차기 對韓 협상력 극대화 의도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8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요구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발언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에) 10억 달러(1 billion·약 1조1,317억원)를 지불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를 '끔찍하다(horrible)'라고 표현하며 최소한 재협상을 해야 하고, 여의치 않으면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정부는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정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미국 부통령·국무장관·국방장관 등이 연쇄 방한(訪韓)을 들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사드, FTA 발언 관련해서는 눈치조차 채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국인 한국에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은 채 언론을 통해 한미동맹의 핵심 현안인 안보와 통상에 대한 요구 사항을 밝힌 것은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딜메이킹(승부수)'을 한 거라는 관측이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동안 발언을 보면 처음에 강경하게 이야기한 다음에 한 발짝 물러서며 조율했다"며 "전형적인 협상의 전략 차원의 계산된 협상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의 경우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 정부가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미국 측이 사드체계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을 부담하기로 명시된 만큼 내년에 진행될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한미 FTA 또한 미국이 이 협정으로 인해 무역적자가 커졌다고 주장하며 '폐기'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한 다음 조율 과정에서 한국 정부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받아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우리나라의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사드를 매개로 해서 한미동맹을 시험해 보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협상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가장 큰 것을 던져놓고 흔들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비용 문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초반에 강하게 나갔다가 이후 누그러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당장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발언 이후 미국 행정부 쪽에서는 '아직까지 바뀐 건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이후 백악관에서 별도의 조치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추후 움직임을 봐야 정확한 의도가 파악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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