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피해자에요" 여주 고교 성추행 피해 학생 75명
최근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1~2년 동안 피해를 알리지 않았던 학생들까지 용기를 내 진술하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여주경찰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여주 A고교 전교생 450여명을 대상으로 성추행 피해 전수 조사를 벌여 피해 학생 75명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학교에서 2·3학년 체육 교사와 학생부장으로 근무하던 김모(52)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여학생 31명, 남학생 3명 등 모두 34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체육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몸을 만지게 하거나, 자신도 학생들의 신체를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3학년 담임 교사로 근무하던 한모(42)씨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여학생 55명의 신체를 만진 혐의를 받는다.
피해 학생 14명은 두 교사에게 모두 성추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여학생 72명, 남학생 3명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사건을 접수하고 피해 학생을 3~4명으로 추정했으나, 신고 학생의 용기로 다른 학생들도 피해를 호소하게 됐고 전수조사까지 이뤄지면서 피해 학생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한 학생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다른 교사에게 알렸지만, 학교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사항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와 한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들이 그동안 성추행인지 인지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가 조사가 이뤄지면서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 것 같다"라며 "피해 사실에 대한 조사와 함께 학교가 적절하게 대응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