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단편은 성냥, 불 당기고 꺼질때까지 지켜본다"
한강
소설가 한강(48)이 현재까지 출간한 소설집 전권(총 3권)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재출간됐다.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1995)은 존재의 상실과 방황을 담았다. 여수는 어딘가 상처 입고 병든 이들이 마침내 다다를 서러운 마음의 이름이다. 고독한 등장인물들은 떠나고 방황하고 추락하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갈망을 멈추지 않는다. 표제작을 비롯해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등 6편이 실렸다.
한강은 2000년 두번째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 2012년 세번째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을 냈다. '내 여자의 열매'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아기 부처' '흰 꽃' '아홉 개의 이야기' '어느 날 그는' 등 8편이 담겼다. '노랑무늬영원'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파란 돌' '왼손' '에우로파' 등 7편이 실렸다.
"전부라고 믿었던 것을 잃고도 살아갈 수 있다. 이 년동안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환자. 한 남자의 골칫덩어리. 때로 오른손이 악화되면 자신이 쓴 물컵 하나 선반에 뒤집어놓을 수 없는, 철저히 쓸모없는 존재."('노랑무늬 영원' 중)
한강은 "긴 시간에 걸쳐 있는 소설들이어서인지, 책을 묶는 일이 어떤 작별처럼 무겁고도 홀가분하다"고 했다. "단편은 성냥 불꽃 같은 데가 있다. 먼저 불을 당기고, 그게 꺼질 때까지 온 힘으로 지켜본다. 그 순간들이 힘껏 내 등을 앞으로 떠밀어줬다."328·408·308쪽, 각 권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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