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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해상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

등록 2019.06.01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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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해상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베트남과 전쟁의 기억   
 
미국과 베트남뿐 아니라 전쟁 당사자였던 라오스인, 캄보디아인, 동남아시아계 미국인까지 베트남 전쟁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베트남 역사는 외세 지배에 저항해 독립을 위한 전쟁사다. 저자는 '지옥의 묵시록'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미군이 베트남인들을 살해할 때 환호하는 관객들 속에서 분노했다. 베트남을 방문했으나, 고향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그곳을 떠나기 전 어떤 사건을 겪은 아버지가 아들이 그곳에 가는 것을 금지했다. 아버지가 두려워하는 위험이 무엇인지, 그 실체가 뭔지 몰라도 아버지의 금지령을 어길 수 없었다. 

윤리적, 산업적, 미학적 측면에서 전쟁에 접근한다. 이 모든 논의를 꿰뚫는 논리의 토대가 되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타자를 기억하는 윤리'다. 여러 겹의 정체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집단에도 완전히 통합되지 않는 타자의 정체성으로 살아왔을 저자는 '베트남 전쟁'도 '미국 전쟁'도 올바른 호칭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전쟁'이나 '나의 전쟁'이라고 부른다. 산업의 측면에서 저자는 전쟁기계에 포섭된 시민들이 결국은 전쟁을 피해 도망가는 난민 신세로 전락하거나, 영원히 멈추지 않을 전쟁의 지속에 일조하는 것을 경고한다. 제5장에서 '대한민국이 베트남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 '베트남인이 한국을 생각하는 속마음'도 조명했다.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부희령 옮김, 440쪽, 2만2000원, 더봄
[역사책]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해상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


◇해상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   

시야를 동남아와 인도까지 확대하고 문헌, 출수유물, 출토 유물까지 고찰한다. 국가와 국가를 넘어선 초국가적 교역을 중심에 뒀다. 다른 나라, 다른 해역의 경우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한국과 과거에 관계가 없었을 것으로 여겨지던 바다와 인근 나라들이 오히려 바다를 통해 왕래하거나 제3의 장소에서 교역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통해 새로이 학문의 지평을 넓힌다.

 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총설에서 해상 실크로드가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어느 지역에서 먼저 바닷길을 개척하기 시작했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 상업적 교역을 촉진시킨 것은 무엇이고, 주로 어떤 물품들이 거래되었는지를 간략하게 살핀다. 다음으로는 근래 이뤄진 발굴 성과를 기초로 유리제품과 옥제품, 토기, 도기, 와당 등을 통해 동남아와 동북아간 다양한 접촉이 있었음을 추정한다. 불교적 맥락에서도 쓰임새가 있는 향과 향목이 한국에서 발견된 사례도 제시한다. 남중국해에서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바다 또한 도자기길(Ceramic Road)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음을 알 수 있다. 강희정 엮음, 270쪽, 2만원, 사회평론아카데미   
  
[역사책]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해상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


◇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 

임진왜란 당시 남해안 곳곳의 치열했던 바다와 내륙에 산재한 격전지 성터와 들판을 찾아다니며 옛 싸움터의 함성과 비명, 환희와 비탄을 담아낸 역사기행서다. 
 
제1부는 정유재란 첫 전투인 칠천량 해전 패배의 원인이 됐던 이순신 장군 해임과 백의종군 길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되어, 도망치는 왜적을 수장시킨 노량해전에서 적탄을 맞아 순국한 현장으로 끝난다. 칠천량 패전으로 다급해진 선조가 이순신을 삼도수통제사로 다시 발령하면서 지난 일을 사과하고도, 10여일 만에 다시 ‘수군을 폐하고 육군으로 싸우라’는 명을 내린 변덕에 통음한 장군의 비애가 묘사됐다. 명량 해전에서 참패한 왜군이 분풀이로 뭍에 올라 이순신 장군의 고향을 습격했다. 막내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에 민가를 빌려 코피를 한 되나 쏟으며 밤새도록 통곡한 장면에는 이순신의 인간적 면모도 그려졌다. 조명연합군 수만 명이 왜군 1000여명이 농성한 울산성을 개미떼처럼 겹겹이 둘러싸고도 이기지 못한 졸전의 현장도 망라됐다. 

제2부에서는 전쟁 중에 일본에 끌려간 포로들의 사연이 이어진다. 전쟁 시기 각 번국의 진영과 예비 병력이 상주했던 30만명 급조도시가 만들어진 이야기부터, 전후 염전사상에 쫓기어 전광석화처럼 헐린 성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 가운데 태평양전쟁 개전과 정전 당시 일본정부 외무대신을 지낸 도고 시게노리 이야기, 일본을 대표하는 도예가 심수관가의 면면한 고국사랑 이야기, 400년 넘게 고국의 이름을 고집하는 예술가의 민족혼이 이어져 온 이야기 등이다. 문창재 지음, 박종갑 그림, 240쪽, 1만5000원,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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