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양희은' 20년, 김승현·전유성·송승환·강석우·서경석입니다
양희은
MBC FM '여성시대 양희은·서경석입니다'를 20년간 이끈 양희은은 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20년 진행을 목표로 시작했다면 못했을 것"이라며 "사연의 무게가 무거워서 1~2년 만 하고 그만두려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놓았다.
MBC 라디오는 1975년 UN '세계여성의 해'를 계기로 '여성'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인 '여성살롱'(진행 임국희)을 만들었다. 당시 여성의 편지를 방송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인 '여성살롱'은 1988년부터 '여성시대'로 이름을 바꿔 31년째 이어오고 있다.
'여성시대'는 매년 봄 주제를 정해 청취자들의 사연을 공모하는 '신춘 편지쇼', 가을에는 주부 청취자 600~800명과 1박2일간 버스 여행을 떠나는 '가을 주부나들이', 겨울에는 '사랑의 난방비'를 통해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MBC 표준FM라디오에서 매일 오전 9시5분부터 11시까지 방송한다.
서경석
양희은과 서경석
가장 기억에 남은 사연도 유방암 말기 환자의 이야기로, 무겁다. "어떤 사연도 죽음만큼 (무겁지는) 못하다. 사람은 살아있으면 뭐든 가능하다. 세상을 떠나면 저쪽에서 이쪽으로 넘어오지는 못하는 엄연한 경계가 생긴다. '희재 엄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방암 말기였던 희재 엄마가 아들 생일을 축하하는 편지를 사흘에 걸쳐 몇자씩 쓰고 쉬고나서 또 써서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사서함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응원을 부탁했을 때 애청자들의 뜨거운 마음이 응원 메시지로 쇄도했다"며 "당시 데뷔 30주년 기념 음반을 준비하던 중이어서 희재엄마와 소녀 가장들에게 헌정하는 음반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서경석, 작가 박금선, 양희은, 강희구 PD
가정폭력 사연이 많을 때는, 그런 편지가 안 올 때까지 소개해야 한다는 신념이다. "가정 폭력 사연들이 많이 오던 시절에 한 번은 전유성 선배가 '이른 아침에 그런 사연을 굳이 배달해야 해?'라는 말에 내가 '해야 한다. 이런 사연 그만 올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요즘은 확실히 그런 사연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양희은, 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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