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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풀꽃 시인...'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등록 2019.1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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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나태주 시인 병상일기,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 = 아침책상 제공) 2019.12.1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나태주 시인 병상일기,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 = 아침책상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풀꽃 전문)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제목은 기억 못해도 시구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시다. 시인을 '풀꽃 시인'으로 올린 대표작이다.

내년 등단 50주년을 맞는 일흔 다섯살 '풀꽃시인'은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십여년전 '죽을 병'을 앓아 6개월 간 입원한 적이 있었다.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는 나태주 시인의 병상일기다. 2008년 출간된 '꽃을 던지다'란 책의 일부와 두 번째 투병생활의 기록, 병상에서 쓴 시들이 담겨있다.

시인의 시는 그래서 담담하고 감사함이 가득하다. 일상의 경험과 소중함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편안하게 풀어냈다.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 사랑아 //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 사랑아'(부탁 전문)

시인이 투병 중일 때 병수발을 들었던 것은 아내였다고 한다. 아내가 안보이면 염증과 백혈구 수치가 올라갔다고 한다. 그 때의 심정을 담아 지은 시가 바로 '부탁'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깜짝 에피소드가 놀랍다.

'고마운 문장들'이라는 소제목으로 쓰여있다. 나태주 시인의 장례위원회가 결성됐었다는 이야기다. 시인이 입원한 날은 2007년 2월28일이었다.2007년 3월10일 전후로 장례위가 결성되면서 집행위원장, 운구위원장, 사회자, 약력보고 등 세부적인 역할까지 정해 놓았었다고 한다. 영결식 단상을 꾸미려고 설계도를 만들고 추도사를 읽을 교직원 대표와 학생 대표도 정해져있었고 추도사도 마련됐었다고 한다.

시인은 "나 자신 기적을 체험한 내용들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이 책이 한때 몸을 부리고 힘들게 앓고 있는 분들에게나 하나님에 대한 의심으로 괴로워하는 분들에게 조그만 길잡이라도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속내를 털어내고 삶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보여주는 시인의 책은 그야말로 이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305쪽, 1만4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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