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인터뷰

[인터뷰]양동근 "난 기술직 '생활형 연기자'…배우 인생 지금부터"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9-27 11:36:28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닥터 장' 役
'논스톱' 구리구리 캐릭터로 눈길
"'네 멋대로 해라' 부담감…20년간 싸워와"
결혼 후 아빠로 새 삶…"아내와 아이들 위해"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배우 양동근.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외계인을 소재로 다뤘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죠. 일단 대본이 술술 넘어갔어요. 이해는 안 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구미가 당겼죠."

배우 양동근이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으로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출연) 자체가 도전"이라며 "제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부딪혀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외계 생명체 '언브레이커블' 남편 만길(김성오)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게 된 소희(이정현)가 친구들과 반격에 나서는 코믹 스릴러다.

양동근은 언브레이커블의 정체를 추적해온 미스터리 연구소 소장 '닥터 장' 역을 맡았다. 극 중 소희를 돕는 가운데 '죽지않는' 신스틸러 같은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는 "사실 제가 나오는 부분이 재미있다고 하는 게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웃었다.

이번 영화는 '시실리 2㎞'의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양동근은 "사실 코믹 연기는 자신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신정원 감독님 코드라면 즐거움을 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 캐릭터는 감독님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원 감독님 자체가 독특하고, 감독님만의 코드가 있잖아요. 그 코드를 사전에 이해하기엔 감독님이 워낙 말수도 적고 혼자만의 세상에서 구상하고 펼쳐내는 스타일이죠. 어떻게 나올지 가늠이 안 됐어요. 그래서 무조건 감독님의 디렉션에 충실해 보자고 생각했죠. 현장에 갈 때 준비하기보다는 오히려 많이 비우고 갔어요."

시트콤 '논스톱'에서 '구리구리' 캐릭터로 인상 깊은 코미디 연기를 선보였던 양동근이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다 제가 그런 사람인 줄 알더라"라며 "그때도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고 진지했다"고 말했다.

"평소 다가가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눈만 마주쳐도 웃어요. 아, 많은 분들이 재미있는 제 캐릭터를 좋아하나 보다 했죠. 직업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게 가치가 있고 큰 미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7. photo@newsis.com
양동근은 가정을 꾸리고 아빠가 되면서 삶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자신을 "생활형 연기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저는 기술직이다. 가정이 생기면서 마음가짐이 바뀌었다"며 "아빠가 된 후 어떤 역할이든 뭐든지 해보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결혼으로)새로운 삶이 됐죠. 저를 위한 삶이 아니니까요. 예전의 저는 없다고 봐도 돼요. 이제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삶이죠."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예능에 출연한 것도 아내 영향이었다. 예능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서다.

"아내가 예능을 너무 좋아해요. 아내한테 재미없다고 많이 혼났죠. 저는 거부감이 있어 예능을 전혀 안 봤는데, 아내가 좋아하니까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보다는 제가 즐거움을 주고 싶잖아요. 그래서 나간 게 '쇼미더머니3'였어요. 울렁증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다 도전해보는 성격으로 바뀌었죠."

1987년 아역 배우로 데뷔해 어느새 33년차 배우가 됐다. 양동근은 "그만두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딱히 재주가 없었다"고 웃으며 "잘 버텼다고, 대견하다고 저 자신한테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지난 2002년 방송된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는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양동근은 "사실 지난 20여년 동안 '네 멋대로 해라'와의 싸움이었다"고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배우 양동근.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7. photo@newsis.com
그는 "장외 홈런을 넘기니 사람들이 모두 장외 홈런을 기준으로 봤다"며 "하지만 좋은 타자는 번트도 치고 삼진아웃도 당한다. 20년간 딜레마와 같았다. 어떻게 벗어날까 고민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네 멋대로 해라'와 같은 작품을 할 수도 없고, 넘을 수도 없다"고 했다.

"배우로서 진중한 작품은 그 하나로 됐다고 생각해요. 그 작품에 크게 기준이나 가치를 두지는 않아요. 자유로워졌달까. '남자 배우는 40부터다'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저는 이제 겨우 40이 넘었어요. 예전에 했던 건 워밍업이고, 배우 인생은 지금부터죠. 편안하게 마음먹고 있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어울리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스펙트럼이 넓다"며 "해보고 싶은 것보다는 주어지면 뭐든지 해볼 수 있는 깡이 생겼다"고 말했다.

8살 난 첫째는 어느새 양동근이 처음 텔레비전에 나왔던 무렵의 나이가 됐다. 래퍼로 활동한 양동근의 무대를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고 했다. 아이들이 배우를 꿈꾼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고개를 내둘렀어요. 내 자식은 힘든 일을 안 시키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잖아요. 하지만 살면서 힘든 일을 안 겪을 순 없겠죠. 제가 직접 이 바닥을 겪었기에 좋은 조언자이자 선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발전했어요. 부모자식 관계에서 선후배까지 되면 더 돈독해지고 멋진 관계가 될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