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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 판매로 90년형 복역중인 미 70대, 석방

등록 2020.12.11 0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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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복역..처자와 부모 모두 숨지고 삶전반 잃어

리차드 델리시(71), 플로리다서 출소

비폭력 마약사범으론 최장기형 기록

[포트 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비폭력 마약사범으로 9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미국의 마리화나판매가 합법화되면서 12월 8일 31년만에 풀려난 리차드 델리시(71). 그는 그 동안 아내와 아들, 부모가 사망한 뒤 "마지막 죄수 프로젝트"란 석방운동 단체의 활동에 의해 자유의 몸이 되었다. 

[포트 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비폭력 마약사범으로 9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미국의 마리화나판매가 합법화되면서 12월 8일 31년만에 풀려난 리차드 델리시(71).  그는 그 동안 아내와 아들, 부모가 사망한 뒤 "마지막 죄수 프로젝트"란 석방운동 단체의 활동에 의해 자유의 몸이 되었다.   

[포트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연방정부가 마리화나를 마약 리스트에서 제외한 이후 플로리다 교도소에서 마리화나 판매로 90년 형을 받고 복역중인 71세의 장기수 리차드 델리시(71)가 석방되었다.

마리화나 판매 혐의로 무려 90년형을 선고 받은 그는 복역 중에 아내가 사망했고 이어서 23세의 아들과 연로한 부모까지 모두 사망했다.  어른이 된 딸은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서 마비증세를 후유증으로 갖고 있다. 두 명의 손자가 있지만 한 번도 만나보지도 못했다.  그의 삶의 대부분이 사라져버린 불운한 평생이었다.

 하지만 71세의 그는 8일 플로리다주의 교도소 정문을 걸어나와서 분노보다는 감사의 표정으로 남은 아들과 손자 등 가족들을 끌어안았다. 가족들은 모두 울고 있었지만, 그는 남은 여생을 복구하기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델리시 노인은 비폭력 마약사범들 가운데에서 최장기 복역의 신기록을 세웠다고 그의 석방운동을 펼쳐 온 "마지막 죄수 프로젝트"( The Last Prisoner Project )의 활동가들은 말했다.

 델리시는 이 번주에 처음으로 11살과 1살인 손녀들을 만났다.

"나는 그래도 행운아다.  살아남았으니까"라고 그는 9일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델리시는 1989년 40세 때에 마약 밀매 혐의로 90년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관행으로는 12~17년형이 보통이었는데, 판사의 판결문이 무척 긴 것으로 보아 판사는 뉴욕에서 온 이탈리아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마약조직범죄단의 일원으로 착각한 것 같았다고 그는 말했다.

이후 그는 감형의 기회들이 있었지만 삶의 의욕을 잃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오지못할 옛 추억은 잊어버리고, 분노하지도 않고,  이제부터는 매일매일을 감사와 희망을 갖고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감옥이 나를 변화시켰다.  나는 하느님이 누군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감옥에서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을 하기도 했다.  너무 오래 복역했기 때문에 갱단인지,  갱에서 신사 사이의 어느 쪽인지를 알아볼 수도 있었다" 고 그는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자신처럼 억울하게 살고 있는 복역수들을 위해서 자신의 '프리델리시 닷 컴'(FreeDeLisi.com)을 통해 구명운동을 하며 살고싶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달라져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마리화나 판매로 90년형 복역중인 미 70대, 석방


플로리다주 검사출신으로 그의 석방운동을 주도해온 치아라 저스터 전 검사는 델리시에 대한 장황한 판결문이야 말로 "미국의 최악의 병든 재판"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들은 변호사비로 25만 달러,  수십년 동안의 장거리 전화요금만도 8만달러를 썼지만 억울한 건 돈이 아니라고 했다.

그가 선고를 받을 때 11살이었던 아들 릭 델리시는 방청석에 앉아서 아빠와 마지막 작별을 해야했다. 지금은 암스테르담에서 아내와 세 자녀와 살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이다.  그는 아버지를 빨리 해외여행도 시키고 하와이에 있는 별장에도 모시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43세의 아들 릭은 그 동안 수천 번도 더 상상했던,  아버지를 위해   달걀과 베이컨, 소시지와 커피로 아침 식사를 차려 드리는 것을 마침내 실천했다. 

 하지만 그 오랜 세월을 잃어버린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아들은 반문한다.  그는 형도 어머니도 다 사망했다며 "31년 동안의 고문 같은 세월"을 견딘 아버지가 아침식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참다 못해 눈물을 터뜨렸다.

 "누군가는 여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돈이 아니라 더 소중한 것,  우리가 절대로 되찾을 수 없는 시간과 세월을 말하는 것이다"라며 그는 울먹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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