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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 학대로 의식불명 2살 입양아 ‘민영이’ 추모 물결

등록 2021.07.13 20: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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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 전국서 사망 소식 듣고 찾아온 '엄마들' 잇따라

수원지검 앞에 추모 근조화환 수십개 설치

[화성=뉴시스] 양부의 학대 혐의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민영이' 빈소. 2021.7.13. (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 양부의 학대 혐의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민영이' 빈소. 2021.7.13. (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 박종대 변근아 기자 = "아이가 맞아 죽었는데 갈 때도 혼자고, 빈소에도 혼자 있는 거 아니냐. 너무 안타깝다."

양아버지 학대로 두 달간 의식불명에 빠져있다가 이틀 전 숨진 두 살배기 입양아동 ‘민영이’ 빈소가 마련된 경기 화성시 한 장례식장을 13일 오후 찾은 한 여성은 눈물을 쏟으며 이같이 말했다.

‘민영이’는 숨진 아동의 양부 A(36)씨에게 입양되기 전 이름으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이번 사건을 ‘민영이 사건’으로 명명했다.

이날 민영이(2018년 8월 출생) 빈소가 마련된 이 장례식장에는 서울과 경기도 등 각지에서 찾아온 엄마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0여 명 내외의 인원으로 그 수는 많지 않았지만, 이들은 모두 이날 민영이의 죽음을 듣고 한걸음에 장례식장으로 달려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친족만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어 건물 앞에서 추모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오랜 시간 자리를 떠나지 못하며 아이의 죽음을 애도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모(42)씨는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민영이 나이에 훈육은 상상도 못 할 시기"라며 "4명의 아이를 키우고도 발달단계를 모르고 이렇게 아이를 때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인형한테도 이런 짓은 못 한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어 "아무런 죄 없는 작고 귀한 생명체가 하늘로 떠났는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너무 약하고, 이런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는 예방조치도 미흡하다"며 "당장에라도 가해 양부모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시 기흥구에서 왔다는 박모(55)씨도 "성인 남성이 손으로 힘껏 때리는 바람에 아이가 뇌 손상이 와 치료를 받다 세상을 떠났다. 가만히 있다 죽은 게 아니지 않느냐"며 "양부에게는 살인죄, 양모에게는 살인방조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영이는 14일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영이 사건을 맡아 재판을 진행 중인 수원지검 앞에도 전국에서 보낸 민영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 50여 개가 설치됐다.

화환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민영이를 위해 증언해주세요’, ‘살인자 부부는 살인죄로’,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해 주세요’ 등 전국 각지에서 도착한 화환에 양부모에 대한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검찰은 피해 아동이 끝내 숨짐에 따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중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 및 부검의 감정 내용 등에서 아동학대 행위와 사망에 대한 인과관계가 확실히 입증되면 이를 토대로 아동학대치사 등 공소장 변경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영이는 지난 5월 8일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그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난 11일 오전 5시께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사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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