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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내차 부수고 도망가자 '멱살 제지'…"정당행위"

등록 2021.08.29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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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취객 멱살잡고 잡아당겨 폭행 혐의
법원 "현행범 체포 인정"…무죄선고
"지시봉으로 차량 건드린 현행범인"
"도주할 목적과 법익균형성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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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자신의 차량을 훼손한 남성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헸다. 법원은 멱살을 잡은 행위가 현행범 체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31)씨는 지난해 12월1일 오후 9시10분께 서울 종로구 한 도로에서 차를 운전하고 있었고, 같은 시간 B씨는 술에 취해 근처를 지나던 마을버스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이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B씨는 마을버스가 자신을 지나쳐 가자 그 뒤를 따르던 A씨 차량을 발견했다. 당시 B씨는 들고 있던 강의용 지시봉으로 A씨 차량의 진로를 방해했다.

차량 흐름이 답답해지자 A씨는 경적을 울렸고, B씨는 운전석으로 다가가 욕설을 하는 등 일종의 '주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시비가 돼 말다툼을 벌였다.

A씨는 결국 차량을 전진하기로 마음먹었고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그때 B씨는 손에 쥐고 있던 지시봉으로 A씨 차량을 건드렸다.

B씨는 사건 장소를 떠나려고 시도했고, A씨는 B씨가 도주한다고 보고 멱살을 잡았다. 이날 사건으로 두 사람은 모두 법정에 서게됐다.

검찰은 A씨가 B씨 멱살을 잡고 수차례 끌어당겨 폭행했다고 보고 A씨를 약식기소했다. B씨도 A씨 차량을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행위는 현행범의 체포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비춰 충분히 허용될 수 있는 정도의 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현행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경찰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도 현행범을 직접 체포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때 위법성이 조각되는 부분은 현행범의 체포에 관한 행위로 한정된다.

이 부장판사는 "지시봉으로 차량을 손괴한 현행범인 피해자(B씨)가 도망가는 것으로 생각한 피고인(A씨)이 피해자를 체포하려고 한 행위로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이 오기까지 술에 취해 도망하려는 피해자를 멱살을 잡고 있었던 것은 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도 상당하며 현행범을 체포할 필요성이 있는 보호법익과 피해자의 침해법익과의 균형성도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어 경찰이 오기까지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긴급성과 보충성의 요건도 충족된다고 할 것"이라며 "피해자는 도망하려는 것으로 보여 체포의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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