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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달걀 대신 '1·2번' 확대…"비싼 가격" 여전한 걸림돌

등록 2021.10.21 18: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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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공장식 축산 '배터리 닭장' 안 쓰는 '케이지 프리'
주요 백화점 이미 대부분 전환…"비중 70~90%"
대형마트는 아직 10~15%…마켓컬리는 "2030년"
"유통업체가 가장 중요…계획·선언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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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풀무원식품의 동물복지 산란계 인증 농장인 '풍년농장'의 유럽식 오픈형 계사(Aviary) 내부 모습. 닭을 좁은 닭장에 가두는 배터리 케이지(밀집형 사육장)와 달리 내부에 여러 층의 개방된 계사를 만들어 닭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사진=풀무원식품 제공). 2019.12.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신념과 가치를 소비로 표현하는 '미닝 아웃' 흐름을 타고 비좁은 배터리 닭장에서 생산한 달걀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유통업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업종별 온도차가 여전하다.

주요 백화점이 이미 달걀 대부분을 동물복지 제품으로 판매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10~15% 수준에서 확대하겠다는 분위기다. 동물복지 달걀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밥상 물가를 고려하면 비중을 급격히 늘리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21일 오는 2023년까지 전 점포에서 배터리 닭장에서 기른 달걀을 쓰지 않겠다는 '케이지 프리'를 선언했다. 난각 표시제에 따라 닭의 사육 환경을 의미하는 맨 끝 번호에 1번(자유 방사), 2번(축사 내 방사)이 표시된 달걀만 팔겠다는 설명이다.

백화점 가운데 달걀 100%를 '케이지 프리'로 팔겠다고 밝힌 것은 갤러리아가 처음이지만, 다른 주요 백화점도 동물복지 달걀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

2017년부터 케이지 프리 달걀을 전면 도입한 롯데백화점 측은 "전체 달걀 중 90%가 케이지 프리 제품"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전체 달걀 35%가 케이지 프리, 나머지 65%는 동물복지 인증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달걀 제품 70%가 케이지 프리 제품이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닭 한 마리를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A4 용지 한 장 크기 공간에서 기르는 '배터리 닭장'과 달리, '케이지 프리'는 동물의 본래 습성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한다. 배터리 닭장은 밀집 환경상 항생제, 진드기 퇴치제를 써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케이지 프리 달걀은 가격이 2~3배 정도 비싸다. 정부 동물복지 인증을 취득하려면 1㎡당 9마리 이하의 사육 밀도를 유지하고, 계사 내에 횃대를 설치하는 등 기준 140여개를 충족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2019년 실태 조사 결과, 산란계 농가 전체 963개소 중 15%인 144개소만이 동물복지 인증을 취득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가치 소비를 내세우며 고가 상품을 팔 수 있는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나 전자상거래 업체는 '케이지 프리' 달걀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마트는 올해 1~9월 전체 계란 매출 비중 가운데 '케이지 프리' 상품은 10%에 그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판매하는 달걀 10~15% 정도가 케이지 프리 달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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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갤러리아백화점이 21일 국내 백화점 중 최초로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모든 달걀을 케이지 프리(Cage-Free) 달걀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케이지 프리는 비좁은 배터리 케이지 등에서 생산된 달걀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갤러리아는 명품관과 고메이494 한남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100% 케이지 프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사진=갤러리아백화점 제공) 2021.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착한 소비 트렌드로 값이 비싸더라도 동물복지 달걀을 사겠다는 수요는 확실히 있는 만큼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계란은 생활과 밀접한 품목이라 기본적인 가격 안정선은 지켜줘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는 올해 1월 '케이지 프리' 선언을 했으나 목표 시점을 10년여 뒤인 2030년으로 잡았다. 이보다 앞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업체가 생산하는 '4번 달걀'을 팔면서 "닭이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는 환경"이라고 유튜브 등에서 홍보했다가 물의를 빚었다. 난각번호 4번은 비교적 넓은 개선 케이지(3번)가 아닌 기존 케이지에서 사육한 닭이 낳은 달걀을 의미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선언 후 새로 입점한 달걀 제품 2개는 모두 동물복지 달걀"이라며 "기존 농장이 사육 환경을 바꾸는 게 좋지만, 비용 문제가 있어서 장기적 관점에서 유도하고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마켓컬리가 팔고 있는 달걀 60~70%가 케이지 프리 제품이다. 회사는 2026년까지 동물복지 달걀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인다. 유정란 뿐만 아니라 식품에서도 1·2번 달걀만을 쓰고, 기존 입점 업체에서도 점진적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이미 동물을 학대하면서 생산한 상품을 시장에서 퇴출해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달걀 껍질은 물론 포장재에도 사육 환경 정보를 표시하고 있고, 2012년부터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매출 상승, 소비 수요에 힘입어 유통업체가 자발적으로 '케이지 프리' 달걀을 늘리고 있지만, 달걀 전체를 '케이지 프리'로 바꾸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뒷받침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기본적으로 배터리 케이지를 쓰지 않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정립해야 하는데 인증제를 통해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보니 농가의 참여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유통사가 현실성이 있는 기간을 두고 배터리 케이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나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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